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B’이라는 공사업체의 사업자등록명의자이고, C은 원고의 아버지로서 ‘B’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이다. D는 ‘B’에 채용된 일용직 근로자이다.
E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는 원주시 F에서 식육가공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인데(종전에 이 공장을 운영하는 법인은 ‘주식회사 G’였는데 2015. 12. 31. 흡수합병되었다, 이하에서는 편의상 ‘E’라 한다), 2016. 11.경 ‘B’에 식육가공공장 천정의 덕트 그릴 교체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주었다. 2016. 11. 13. 09:00경 D가 사다리에 올라가 3m 높이에서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혈복강(외상성), 외상성 경막하 출혈,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대뇌의 좌상성 출혈, 다발성 늑골 골절’의 부상을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D는 2016. 11. 16. 근로복지공단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휴업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공사의 총공사금액이 2,000만원 미만인 소규모이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3호 가.목에서 정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6. 12. 2.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이에 D가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D가 E에 채용된 일용직 근로자로서 G의 작업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가 E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D는 B에 채용되었고, E는 B에 이 사건 공사를 도급준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7. 6. 22. 선고 2017구단1301 판결), D가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1차 소송’이라 한다).
D는 이 사건 사고 후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로서 25,476,540원 상당의 치료를 받았는데, 피고는 ‘D의 사용자인 원고와 C, E가 연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에 의하여 D의 요양비를 부담할 책임이 있고,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 제4호에 정한 국민건강보험급여 제한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8. 6. 25. 원고와 C, E에게 각각 피고가 부담한 D의 요양급여비용 25,476,54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와 C이 피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고, 피고가 원고와 C을 상대로 부당이득금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법원은 1차 소송의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라 ‘B의 사업자등록명의자인 원고가 D의 사용자로서 요양비를 부담할 책임이 있다’는 전제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2019. 2. 28까지 25,000,000원을 지급하고, 만일 위 지급기일까지 지급하지 아니하면 위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라’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원주지원 2019. 1. 10.자 2018가단304938, 306224 화해권고결정),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2차 소송’이라 한다).
이와 별도로, E가 피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1차 소송의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라 ‘E는 D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요양비를 부담할 책임이 없다’는 전제에서 ‘피고가 E에게 한 기타징수금 부과결정을 취소하고, E는 소를 취하하라’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원주지원 2019. 11. 8.자 원주지원 2019가단55530 화해권고결정),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3차 소송’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6호증, 을 제1, 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본래 ‘B’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고, 일용직 근로자인 D를 사용한 E가 이 사건 사고에 따른 D의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원고는 2차 소송에서 ‘B’도 일부 책임을 부담하라는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아들였다.
그에 따라 D의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할 의무자는 원고와 E 2인이 되었다.
그런데 E와 피고 사이의 3차 소송에서 ‘E의 책임을 면제한다’는 취지의 화해권고 결정에 대하여 피고가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확정되도록 함으로써 E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제하고 주고, 원고에 대해서는 D의 요양비를 전부 납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피고의 잘못된 소송수행으로 원고의 부담이 늘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므로, 3차 소송에서의 화해권고결정 확정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는 여전히 D의 요양비 중 1/2 부분만 부담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화해권고결정에 대하여 소정의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그 화해권고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민사소송법 제231조), 한편 재판상 화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민사소송법 제220조) 창설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어서 화해가 이루어지면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함과 동시에 그 재판상 화해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유효하게 형성된다. 그리고 소송에서 다투어지고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동일한 당사자 사이의 전소에서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는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할 수 없고 법원도 이에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다29557 판결 참조)
2차 소송에서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으로 인하여 D의 요양비와 관련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채무는 ‘2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3.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채무’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2차 소송의 화해권고결정으로 ‘D의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할 의무자가 원고와 E 2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에 배치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D를 채용한 것이 ‘B’이 아니라 E라는 전제에 입각해 있으나, 이는 1차 소송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서 1차 소송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전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
3차 소송에서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은 E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일 뿐, 이것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차 소송에서 피고가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야기하는 불법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