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춘천시 C주식회사을 운영하면서 상시 근로자 약 280명을 사용하여 시외버스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업주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음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주식회사 C의 근로자인 D는 2011. 6. 20.경 기존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 F지부 주식회사 C분회를 탈퇴하고, 같은 달 21.경 신설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 H본부 주식회사 C분회에 가입하였다.
피고인은 2011. 10. 5.경 D가 고정배치되어 운행하였던 서울-철원 간 노선버스를 피고인이 운영하는 별개 운수업체인 I 주식회사로 양도하면서, 고정운행 버스의 양도와 함께 그 버스기사의 근로관계까지 I 주식회사로 이전시켰던 다른 근로자들의 경우와는 달리 D는 주식회사 C의 근로자로 그대로 잔류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D가 위 신설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음을 이유로 그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판단
특정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와 관련하여, '불이익을 주는 행위'란 해고 이외에 그 근로자에게 휴직·전직·배치전환·감봉 등 법률적·경제적으로 불이익한 대우를 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도3891 판결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함에 있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사유와는 달리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불이익한 대우의 실질적인 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 측이 내세우는 사유와 근로자가 한 행위의 내용, 불이익을 준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피고인이 D가 새로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D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는지 본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 한다)과 I 주식회사(이하 'I'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위 두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실, ② D는 2008. 12.경 C에 입사하여 위 회사의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2011. 6. 20.경 기존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 F지부 주식회사 C분회를 탈퇴하고, 같은 달 21.경 신설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 H본부 주식회사 C분회에 가입한 사실, ③ C과 C의 노동조합 사이에 2011. 8. 18.경 C의 경영상 이유로 인한 노선감축에 따른 고용승계 조건 등에 관하여 고용승계되는 승무원은 입사일부터 승계시점까지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모두 정산하여 지급하고, 고용승계시 승계되는 승무원들의 인원수와 명단은 양사 노동조합 대표들과 협의하며, 고용승계는 해당 노선에서 근무하던 자 중 희망자를 우선으로 하고, 대무기사가 희망할 경우 입사일을 기준으로 입사순위를 동등하게 적용한다는 취지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가 작성된 사실, ④ C이 2011. 10. 5.경 서울-철원간 운행 버스 5대를 포함하여 차량 11대를 I으로 양도하였는데, 그 당시 위 버스를 운행하던 승무원들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D를 포함한 10명이 I으로의 고용승계를 희망하고, 1명이 C에 잔류를 희망한 사실, ⑤ C은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에 따라 I의 노동조합장인 J에게 승무원의 고용승계에 관한 의견을 확인한 결과, J은 D와 K이 C에서 다른 직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고용승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D와 K을 C에 잔류시키기로 결정하여 그 사실을 위 승무원들에게 통지한 사실, ⑥ D는 현재 C에서 서울 잠실-가평 구간 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위 차량의 근무 교대지가 가평인 사실, ⑦ C과 I의 직원들에 대한 처우나 보수는 거의 동일하고, 다만 주거지가 서울인 D의 경우 서울-철원간 버스의 교대지가 서울이므로 위 차량을 운행하면 주거지에서 출퇴근이 가능하지만, 서울 잠실-가평 구간을 포함한 C의 다른 구간 버스를 운행할 경우 교대지가 서울이 아니므로 주거지인 서울에서의 출퇴근이 불가능해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회사의 숙소에 머물러야 하는 사실, ⑧ D와 함께 그 의사에도 불구하고 C에 잔류하게 되었던 K은 C의 기존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 F지부 주식회사 C분회 소속이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는 I으로의 고용승계를 희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C에 잔류하게 되어 배치전환 등의 결과가 발생하였고, 비록 C과 I의 처우나 보수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서울-철원 구간 버스를 운행하던 종전과 달리 주거지인 서울에서 출퇴근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인데, 이는 D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는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D를 C에 잔류시키게 된 것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서의 기재에 따라 고용승계를 받는 I 노동조합측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이고, D와 달리 G노동조합 H본부 주식회사 C분회 소속 조합원이 아닌 K 역시 I 노동조합측의 의사에 따라 고용승계가 거절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D의 신설 노동조합 가입을 만류하거나 종전 노동조합에의 잔류를 종용하는 등의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C과 I을 모두 경영하고 있는 피고인 입장에서 D가 위 두 회사 중 어느 회사의 소속이 되는지에 따라서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증인 D의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만으로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이 D가 신설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D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