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 및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 및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2, 15 내지 17호증(해당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춘천시에서 택시운송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 원고(선정당사자), 별지1 목록 기재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은 피고 회사에서 현재까지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있거나 퇴직한 자들이다.
피고 회사와 당시 노동조합위원장이었던 원고 A 사이에 2008. 1.경 작성된 임금협정서(이하 '2008년도 임금협정서'라고 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측 대표위원 사이에 2008. 12. 30. 작성된 단체협약(이하 '2009년도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 회사의 대표사원인 R은 '2009년도 단체협약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1일 운송에 필요한 연료(LPG)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임금지급일인 2011. 5. 6. LPG 충전금액을 성과수당에서 공제한 후 임금을 지급하는 등 노사당사자간 체결한 단체협약의 내용 중 임금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012. 3. 15. 춘천지방법원 2011고정795호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고, 이에 같은 법원 2012노261호로 항소하였으나, 2013. 1. 16.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2013. 4. 26. 대법원 2013도1700호로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같은 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 등이 2005. 8.경부터 2011. 12.경까지 택시영업을 하면서 유류비 명목으로 지출한 비용은 별지2 목록 기재 각 해당금원과 같고, 피고 회사는 같은 기간 원고 등에게 위 각 해당금원을 공제한 금액의 급여를 지급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등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피고 회사는 2005. 8.경부터 2011. 12.경까지 원고 등에게 성과수당에서 유류비를 공제한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하였는데, 이는 유류비를 피고 회사에서 지급하기로 한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서상의 약정에 위반되고, 피고 회사의 대표자가 위와 같이 단체협약 내용 중 임금에 관한 사항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되었으며,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에도 반하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 등에게 공제한 유류비 상당액인 별지2 목록 기재 청구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1) 춘천시 택시업계에는 실질적으로 사납금제를 유지하면서 택시기사가 유뷰비를 부담해 온 관행이 존재하고 피고 회사 역시 마찬가지인데, 법률상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 형식적으로 전액관리제 하에서 유류비를 피고 회사가 부담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서를 작성하였을 뿐 여전히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고, 같은 날 원고 등과 사이에 을 제2호증과 같이 유류비를 조합원이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면계약서를 작성한 점, 매월 10일 춘천시로부터 받는 가스보조금을 당일 원고 등에게 지급한 점, 2010. 7.경에도 피고 회사 소속 기사들과 운송수입금 1인 1일 110,000원으로 하고, 임금은 기본급 443,880원, 주휴수당 110,970원, 승무수당32,880원, 상여금 73,980원 합계 661,710원으로 하며, 연료비는 택시기사가 부담한다는 내용의 임금협정 공동 동의서를 작성한 점, 2012년 대표노동조합인 S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에는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유류비를 택시기사가 부담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09년도 단체협약과 2008년도 임금협정서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2) 유류비는 임금이 아니므로 피고 회사는 임금을 전액 지급한 것이며, (3) 원고 등이 수십 년간 택시기사들이 유류비를 부담해 온 관행을 알면서 이면합의서까지 작성해놓고 이제 와서 피고 회사에게 유류비를 청구하는 것은 피고 회사가 이로 인하여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로 경영난을 겪게 될 것을 생각해 볼 때 신의칙에 반한다고 항변한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측 대표자와 사이에 피고 회사가 유류비를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2008년도 임금협정서와 2009년도 단체협약을 작성한 사실, 원고 등은 2005. 8.경부터 2011. 12.경까지 택시영업을 하면서 별지2 목록 기재 각 해당금원을 유류비로 지출한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 등에게 위 기간 동안 위 유류비를 공제한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법률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서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은 일응 유효하다고 추정된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유류비를 원고 등이 대신 지급한 것이 되므로, 피고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류비가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원고 등에게 별지2 목록 기재 각 해당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겠다.
통정허위표시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2008년도 임금협정서와 2009년도 단체협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21, 을 제9, 10, 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T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2008. 1. 1. 노동조합장인 원고 A와 사이에 '1. 일일 운송 수입금은 106,000원으로 한다. 2. 일일 운송에 필요한 연료비는 임금협정서와 별도로 조합원이 부담한다. 3. 일일 운송에 필요한 연료비에 대하여 합의된 사항은 쌍방 이의가 없으며 성실히 이행한다.'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 B, C, D, G 등 일부 원고들과 원고(선정당사자) P, 선정자들을 포함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 20명에게 2010. 7.경부터 2011. 4.경까지 매달 10~30만 원의 가스보조금을 각 지급한 사실, 피고 회사는 2012.경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을 새롭게 체결하면서 2009년 단체협약의 제33조를 "제30조(상호의무이행) 1. 승무한 조합원은 영업중 승객으로부터 받은 메타요금을 전액회사에 수납하여야 하며 운송수입금을 임의로 사용 또는 유용하지 못한다. 2. 회사는 1일 운송에 필요한 연료(LPG)를 회사서 법인카드로 지정된 충전소에서 주입을 하고 사용량에 대하여 총운송수입금에서 근로자가 부담한다"라고 변경한 사실, 한국노총 춘천시지부 위원장 8명은 '일일 운송에 필요한 연료비는 임금협정서와 별도로 조합원이 부담하도록 하고 가스보조금은 조합원에게 현금지급토록 하고 이면합의서는 2010년 7월 1일부로 소급하여 적용한다'는 내용의 이면합의서를 피고 회사에게 작성해 준 사실, 춘천시 U회장인 T은 이 법정에서 '춘천시 택시업체 20개 중 19개는 사납금제를 실시하고 있고, 나머지 V의 경우 형식적으로 전액관리제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39,000원을 사납금으로 정해 놓고 전액을 납부하면 회사가 3.5를 가지고, 기사에게 6.5를 돌려주며, 총수입금의 28%를 가스비로 지원해 주고 있다.', '춘천시 택시업계에는 사납금제 하에 유류비를 택시기사들이 부담하는 관행이 계속되어 왔고 지금도 그렇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믿은 증거와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가 2008. 1. 1. 당시 노동조합장이었던 원고 A와 사이에 '일일 운송에 필요한 연료비는 임금협정서와 별도로 조합원이 부담한다'고 정하였으나, 그 후 2008. 12. 30.에 200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 협약에서 정한 기준은 회사가 정한 제규칙 및 종업원과 맺은 개별근로계약보다 우선한다'는 규정을 두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면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하고 있으므로, 위 2008. 1. 1.자 합의서가 위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을 제13호증의 1 내지 7은, 2010. 4. 1.경부터 같은 해 6. 30.까지 노동조합의 부위원장으로서 위원장의 직무대행을 했던 O이 동춘기업 주식회사 노동조합위원장 외 3인에게 2010. 7.경부터 시행되는 택시회사에 대한 최저임금제 적용에 따른 교섭권을 위임하고, 위임을 받은 위 4인이 피고 회사 외 3개 택시회사의 대표들과 협의한 결과에 관하여, 원고 E, F, K, L, N, O 등을 포함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들이 작성한 '임금협정 공동 동의서'로서, '운송수입금 1인 1일 111,000원으로 한다'는 규정과 기본급, 주휴수당, 승무수당, 상여금의 항목으로 이루어진 임금산출표가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 회사는 여기에 "단, 연료비는 기사가 부담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나, 관련 형사 항소심 판결문에는 "2010. 6. 30. 체결된 임금협정서(춘천지역 택시 기업별 관련회사와 기업별 노동조합위원장 간 체결)에 의하더라도 연료비 부담에 관하여는 정한 바가 없는 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등 위 문구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 회사의 주장대로 실질상 사납금제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전액관리제의 시행을 가장하기 위하여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사납금제를 유지하면서도 연료비 부담을 달리 정할 수 있는데다가 피고 회사가 연료비를 부담하기로 정한 것이 제도적으로 반드시 모순된다고 할 수 없는 점, ④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에도 사납금제를 유지하면서 연료비를 운수종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택시 업계의 관행이었다거나 운수종사자들이 연료비를 공제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데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통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이나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유류비를 부담하기로 정한 2008년도 임금협정서와 2009년도 단체협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신의칙 위반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 등이 피고 회사에게 유류비를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믿은 증거와 을 제6, 7, 8, 15, 17, 23,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는 실질적으로 사납금제를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이고, 일부 원고들과 원고(선정당사자) P, 선정자들을 포함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 20명에게 2010. 7.경부터 2011. 4.경까지 매달 10~30만 원의 가스보조금을 지급해 온 점, ② 전액관리제의 경우에는 택시기사들이 모든 수입금을 회사에 수납한 후 그 돈에서 유류비와 급여를 지급받게 되며 가스보조금은 택시회사가 갖게 되는 반면, 피고 회사가 실질적으로 시행하여 온 사납금제의 경우에는 택시기사들이 일정 사납금만 회사에 수납하고 나머지 수입금 중 유류비로 지출한 나머지를 갖게 되며, 별도로 가스보조금을 지급받고, 급여를 지급받는 구조여서, 만약 피고 회사가 실질적으로 시행하여 온 사납금제 구조에서 지급한 급여 외에 유류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경우 결과적으로 원고 등과 같은 택시기사들은 전액관리제를 시행할 경우 피고 회사에 수납하였어야 할 돈보다 적은 돈을 수납하고서도 유류비와 급여를 모두 지급받는 것이 되어 전액관리제 하에서 급여를 받을 때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는 점, ③ 반면 회사 측은 오랜 관행과 소속 택시기사들의 태도, 반응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유류비를 부담하지 않는 대신 수입금 중 일부만을 사납금으로 수납받고 그에 기초하여 수지 균형을 맞추며 기업을 경영하여 오다가 유류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면 예측하지 못하였던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되고, 그로 인하여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④ 이는 상호 신뢰를 기초로 하여 노사합의를 이루어 자율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온 노사관계에 있어 예기치 않은 사유로 서로 간의 신뢰기반을 깨뜨리고 노사가 지향해 온 상생관계를 해치는 행위로서 궁극적으로는 근로자의 근로환경이나 근로조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회사의 재정적 파탄으로 이어져 일자리의 터전을 상실할 위험도 초래하는 등 노사 양쪽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점, ⑤ 원고 등이 단체협약의 내용과 달리 유류비를 직접 지출하여 왔음에도 청구금액 산정기준의 시점으로부터 8년이 경과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원고 등이 지금까지 피고 회사의 편법운영이 자신들에게 유리하여 이를 감수해왔던 이유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 등은 비록 피고 회사와 단체협약 등으로 피고 회사가 유류비를 부담하기로 정하였으나 실제로는 사납금을 적게 수납하는 대신 피고 회사에게 유류비를 별도로 청구하지 않기로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바, 그런데도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서만을 사유로 들어 피고 회사에게 유류비 지급을 구하는 원고 등의 이 사건 청구는 실질적으로는 이중의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반하여 용인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하겠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등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된 청구로서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재판장) 최수영 김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