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2. 7. 2.부터 2013. 9. 23.까지 육군 제2보병사단 B에서 간호부사관으로, 2013. 9. 24.부터 현재까지 위 제2보병사단 C중대에서 응급구조사로 임용되어 근무하는 자이다.
피고는 2014. 11. 1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이는 군인사법 제56조에서 정하는 품위유지의무위반(성군기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중징계인 정직 3월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징계 사유
원고는, 피해자 군무원 9급 D(여, 34세)가 E대 방사선과 방사선사로 전입하여 온 2013. 7. 1. 이후부터 2013. 8.경까지 거의 매일 방사선과로 찾아가 피해자에게 '놀아주세요. 데이트 한 번 해야죠. 밥 한 끼 먹읍시다' 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2013. 7.경 방사선과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그 곳에 비치되어 있는 사탕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이 사탕으로 저를 유혹해보세요'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2013. 7. 하순부터 2013. 8. 초순 사이에 방사선과 사무실에서 출입문을 등지고 의자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던 피해자의 등 뒤로 접근하여 피해자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피곤하시죠'라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어깨를 수회 주물렀고, 이에 피해자가 몸을 움츠리면서 '왜 이러세요'라고 말하며 몸을 피하자 '왜 과민반응을 보이냐'고 말하였다.
원고는 2013. 8.경 피해자의 휴가를 사전 통보없이 취소하여 피해자가 항의하자, 원고는 '내가 주무관에게 어떻게 했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는냐. 앞으로 사무실에 가지 않고 도와주지도 않겠다. 모든 것은 메일로 처리할 것이다'고 말하였다.
가. 원고는 2014. 7. 28. 14:00경 건강검진 인솔을 이유로 피해자가 있는 방사선과 사무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으면서 피해자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전투복 상의를 탈의하여 흰색 반팔 티셔츠만 입은 상태가 되었다.
원고는 위 일시 장소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피해자와 대화를 하던 도중 하사 F가 방사선과에 들어오자 '야 데이트 중이니까 빨리 문 닫고 나가’라고 말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불쾌해하며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농담을 하십니까. 큰일납니다’라고 말하자 원고는 '왜 오버하십니까'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위 일시 장소에서 계속 머물러 있던 중 16:40경 촬영이 모두 끝난 피해자가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피해자에게 '외로워서 그러는 거에요. 외로워서'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육군본부에 항고하였으나, 2015. 4. 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사실오인에 의한 위법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이 사실을 오인한 것으로 위법하다.
징계사유 제1항
피해자에게 데이트하자고 얘기한 사실은 없고 다만 2014. 7. 15. 저녁식사 한 번 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는데 피해자가 흔쾌히 받아들여 식사만 간단히 하였을 뿐이다.
징계사유 제2항
피해자가 업무적인 이유로 방사선과 사무실을 방문한 원고에게 사탕을 먹으라고 준 적은 있으나 원고가 '이 사탕으로 저를 유혹해보세요'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
징계사유 제3항
원고는 제3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홀로 부대에 전입한 외로움과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하는 피해자에게 힘내라는 의미로 어깨를 3~4회 정도 주물러 주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로부터 '괜찮아요'라는 얘기를 듣자 어깨에서 바로 손을 떼었고 다시 '위로해 줘서 고마워요'라는 얘기를 듣자 '힘내세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을 뿐 피해자가 원고에게 불쾌한 내색을 한 적도 없고 원고 또한 '왜 과민반응을 보이냐'는 말을 한 사실도 없다.
징계사유 제4항
원고가 지휘관 지침에 따라 정상적으로 휴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가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 징계사유 제4항의 징계사실은 사실이 아니고 설령 원고가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
징계사유 제5의 가.항
원고가 위 제5의 가.항과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은 있으나 당시 혹서기로서 실내에서 탈의할 수 있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피해자의 사전 동의 없이 전투복 상의는 벗고 있을 수 있었다.
징계사유 제5의 나.항
원고는 하사 F로부터 '두 분 데이트 중이십니까?'라는 얘기를 듣고 '어. 그래. 데이트 중이야'라고 농담처럼 말한 사실이 있을 뿐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의도는 아니었다.
징계사유 제5의 다.항
원고가 피해자에게 '외로워서 그래요'라는 얘기를 한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로부터 '요즘 그런 소리하면 큰일나요'라는 말을 듣고 바로 실수를 깨닫고 사과를 하였다.
재량의 일탈·남용에 의한 위법 주장
설령 원고의 징계혐의사실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육군 성군기위반처리기준을 종합하면 원고의 징계 사안은 1~3월의 정직 또는 감봉처분을 할 정도에 불과한데 그 중 가장 무거운 정직 3월의 처분을 한 것은 다른 사안의 경우 경하게 처벌하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군인사법 제56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하나로서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에 규정된 성군기 위반행위 중 '성희롱'의 의미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에서 찾을 수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취지 참조).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을 제1, 3,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가 2013. 7. 1. 이후부터 2013. 8. 31.경까지 위 부대 E대 방사선과의 방사선사로 전입하여 온 군무원 9급 D를 매일 찾아가 '놀아주세요. 데이트 한 번 해야죠. 밥 한 끼 먹읍시다'라고 말하여 D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 사실, 원고가 2013. 7.말경 D에게 '이러다 밥 한끼 못 먹겠으니 오늘 저녁에 꼭 보자'고 말하자, D가 '한 번만 밥을 같이 먹으면 더 이상 그런 말을 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억지로 식사를 함께 한 사실(징계사유 제1항), ② 원고가 2013. 7.경 방사선과 사무실에서 D와 훈련병들이 방사선 촬영을 하기 위하여 올 때 주기 위하여 비치해둔 사탕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이 사탕으로 저를 유혹해보세요'라고 말한 사실(징계사유 제2항), ③ 원고가 2013. 7. 하순부터 2013. 8. 초순 사이에 방사선과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던 D의 등 뒤에서 D의 승낙을 받지 않은 채 어깨를 3 ~ 5회 가량 주물렀고, 이에 D가 몸을 움츠리면서 '왜 이러세요'라고 말하며 몸을 피하자 '왜 과민반응을 보이냐'고 말한 사실(징계사유 제3항), ④ 원고가 2014. 7. 28. 14:00경 방사선과 사무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으면서 D의 동의 없이 전투복 상의를 탈의하여 속옷만 입은 상태가 된 사실, 당시 위 부대의 지침상 혹서기에는 군복 상의 대신 디지털 무늬의 반팔 티셔츠를 입을 수는 있었으나 속옷이나 흰 티셔츠만 입는 것은 허용되지 않은 사실(징계사유 제5의 가.항), ⑤ 원고가 2014. 7. 28. 오후경 방사선과 사무실에서 D와 업무 관련 대화를 하던 도중 하사 F가 방사선과에 들어오자 '야 데이트 중이니까 빨리 문 닫고 나가'라고 말하였고 이에 D가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농담을 하십니까. 큰일납니다'라고 말하자 원고는 '왜 오버하십니까'라고 말한 사실(징계사유 제5의 나.항), ⑥ 같은 날 16:40경 촬영이 모두 끝난 피해자가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원고가 D에게 '외로워서 그러는 거에요. 외로워서'라고 말하여 D가 불쾌해 한 사실(징계사유 제5의 다.항)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과 행동은 모두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판단되고, 실제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다만, 징계사유 제4항과 관련하여 위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2013. 8.경 D의 휴가를 사전 통보없이 취소하여 D가 항의하자, 원고는 '내가 주무관에게 어떻게 했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는냐. 앞으로 사무실에 가지 않고 도와주지도 않겠다. 모든 것은 메일로 처리할 것이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와 같은 언동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
재량의 일탈·남용 여부(징계양정의 적정여부)에 대한 판단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은 위법한 것이 된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또한 수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결혼하여 현재 남편이 소령 계급으로 복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수개월 동안 D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에 매일 찾아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스러워 하는 D에게 수차례 성적 언동을 하고 어깨를 주무르거나 군복 상의를 탈의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D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불러일으켰는 바, 위와 같은 성군기위반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의 횟수와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설령 그 비위가 경하다고 할지라도 중과실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는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훈령 제4조의5 별표3 성관련규정 위반 처리기준에 따르면 '정직~감봉'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나 피해자가 여성인 군무원의 경우 위 양정기준보다 1단계씩 가중하도록 되어 있어 결국 원고에 대하여 '해임~강등'에 처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오히려 경미하다고 보인다. 일부 징계사유(징계사유 제4항)가 인정되지 않는 점, 원고가 성실히 군생활에 종사한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성영(재판장) 류영재 이석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