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19. 4. 30. 선고 2018구합5253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10. 11.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1월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5. 9. 2. 하사로 임관하여 2018. 1. 1.부터 제7보병사단 B대대 10중대 중대본부에서 병기·탄약 부사관(상사)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18. 10. 11.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나.항의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였는데, 항고심에서는 '1)항 기재 징계사유만 인정되고, 2), 3), 4)항 기재 각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징계처분을 감봉 1월로 감경하였다(이하, 이와 같이 감경된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와 피해자 C 중사의 평소 관계, "C 맛있는 것 두 개 먹겠네"라는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이 이루어진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을 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와 관련하여 고용상의 불이익을 준 것도 아니므로, 위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징계절차의 위법

원 징계처분 당시, 원고의 변호인이 해외 체류 중이어서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었는데도 징계위원장은 변호인의 기일연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절차를 진행하였고, 원고에게 변호인 선임에 관하여 부정적인 발언을 하거나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질문을 하면서 징계절차를 편파적으로 진행하였는바, 이는 징계절차의 위법에 해당한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원고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는 점, 문제되는 발언의 횟수가 1회에 불과하고 행위 태양이 그리 중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도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계 규정의 표시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그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하여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또한 성희롱의 요건 중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되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피해자는 약 18년의 근무경력 차이가 나는 상급자/하급자의 관계에 있는 점, ② 이 사건 발언은 개인의 가장 내밀하고 민감한 영역인 성생활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여자친구와의 성관계를 음식 먹는 것에 빗대어 저급하게 표현한 것인 점, ③ 피해자는 '여자친구와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간다'고 말한 것에 불과한데 상급자인 원고가 갑자기 일방적으로 여자친구와의 성관계에 관한 이 사건 발언을 한 점, ④ 수직적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의 특성상 피해자는 원고의 발언에 대하여 쉽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해자는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불쾌감을 느끼고도 원고가 상급자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이 사건 발언 이전에 원고와 피해자가 서로 자연스럽게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았다거나, 피해자가 그러한 농담에 대하여 양해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⑥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해자가 동성이라거나 원고에게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등 원고가 드는 사정들만으로 이 사건 발언이 농담에 불과한 것으로서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언은 '직위를 이용하여 성적 언동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절차가 위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먼저 '변호인의 기일연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계위원회를 강행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심 징계위원회 위원장이 징계위원회 개최 6일 전인 2018. 10. 5. 징계위원회 출석통지를 한 사실<1>, 원심 징계위원회에 변호인의견서가 제출되어 징계의결 시 검토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징계위원회에 변호인의 출석이 법상 강제되는 것도 아닌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드는 사정만으로 징계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음으로 '징계위원장이 변호인 선임에 관하여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 등 절차를 편파적으로 진행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와 같은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징계절차의 위법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공무원에 대한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라면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이 사건 발언이 일회성에 그친 점, ② 사회통념에 비추어 행위 태양 및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는 피해자와의 대화과정에서 이 사건 발언이 단순한 농담으로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위 발언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위 발언을 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④ 피해자는 '상대방을 조금 더 배려해달라는 의미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일 뿐이다. 이 사건 이후 원고가 두 차례 사과 편지를 주면서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하면서 원고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⑤ 구「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18. 9. 20. 국방부령 제9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1]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에 대한 징계의 양정기준'에 의하면 성희롱 행위 중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는 '근신 ~ 견책' 대상인 점, ⑥ 이와 달리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별표 6]에서는 성희롱의 경우 감경기준에 의하더라도 '감봉' 처분을 하도록 함으로써 더 중한 처분기준을 두고 있고, 이 사건 처분은 위 기준에는 부합하는 것이나, 구「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18. 9. 20. 국방부령 제9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정한 처분기준과 모순되는「육군규정 180 징계규정」(이는 구「군인 징계령 시행규칙」의 시행세칙에 불과하다)을 따랐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행위에 비하여 과중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이주일 오에스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