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0. 7. 10. 선고 2018노11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 동안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근로자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예고수당청구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있기 때문에, 피고인이 근로자들을 해고했다는 사실인정에 대해서는 다툼을 할 수 없지만, 위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이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을 정도로 사건의 사실인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자들을 해고하였는지에 대한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해고를 전제로 한 해고예고수당 부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근로기준법위반의 점).

2)

피고인은 D, E와 각 체결한 근로계약서를 변조한 사실이 없다(사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점).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원주시 B에 있는 'C'에서 상시근로자 4명을 고용하여 요식업을 영위하던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6. 10. 17.부터 주방 보조로 근무하여 온 근로자 D을 2016. 12. 1.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30일분에 해당하는 통상임금 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4명의 해고예고수당 합계 790만 원을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은 2016. 11. 30. 23:22에 위 근로자들에게 "저희 매출로는 홀1 주방1 파트1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5일까지 더 많은 페이 주고 더 일하기 좋은 곳으로 알아봐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내일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위 근로자들은 위 문자메시지를 받고 당시 자신이 해고된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은 그 무렵 "I"이라는 구직사이트에 홀 담당 직원, 주방 담당 직원, 아르바이트(파트타임) 직원을 각 구하는 채용공고를 올렸는데, 위 채용공고는 피고인이 필요에 따라 위 가게에서 홀이나 주방 등 특정 분야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개별적으로 구해왔던 기존의 채용공고들과는 내용이 많이 다른 점, ③ 피고인은 2016. 12. 1. 위 근로자들과 위 가게에서 면담하면서, '앞으로 홀 담당 종업원 1명, 주방 담당 종업원 1명, 파트타임 종업원 1명 체제로 가게를 운영할 계획이다', '더 나은 곳을 찾을 시간을 2016. 12. 5.까지 주는 것이다. '5일이면 새로운 직장을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위 일시 이후에는 계속 가게에 남아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월급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이후로는 손님과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고할 것이다'는 등의 말을 하였는데, 이와 같은 발언들은 위 근로자들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에둘러 말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히 큰 점, ④ 피고인은 '가게 운영을 위해서는 일정 수의 직원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위 근로자들이 알아서 위와 같은 계획에 맞추어 자발적으로 인원 감축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했을 뿐, 위 근로자들 모두를 해고할 의사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은 그러한 내심의 의사를 오해의 소지가 없게 분명하게 위 근로자들에게 말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위 근로자들은 그 3명의 직원에 자신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는 느끼지 못했다거나, 또는 그렇게 일하더라도 월급을 받지 못한다면 더 이상 위 가게에서 근무할 실익이 없었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⑤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이 2016. 12. 5.자로 해고되느니 지금 당장 그만두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자, 어느 누구도 만류하지 않았고, 이들이 그만둔 당일 모두에 대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마친 점, ⑥ 피고인의 모친은 2016. 11. 30. 서울에서 원주에 있던 피고인의 집으로 내려와 2016. 12. 1. 오전에 위 가게에 출근했는데, 이는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것을 대비하여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사전에 준비되어 있던 계획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2016. 12. 1. 위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위 공소사실이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근로기준법위반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고의, 즉 근로자를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해고한다는 인식 및 그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 하려는 의사가 있었어야 하고, 이러한 고의는 행위시에 존재하여야 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위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위 근로자들이 2016. 12. 1. 오전경 피고인이 주최한 회의가 끝난 후 피고인에게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러 가겠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바로 식당을 떠났는바, 형식적으로는 근로자들이 자진하여 식당을 그만둔 것으로 보여진다.

②

2016. 12. 1.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후 위 근로자들이 2016. 12. 6. 고용노동청에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요청한 사실은 없다.

③

아래 나.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16. 11.경부터 같은 해 12. 초순경 사이에 D, E와 사이에 각 체결된 근로계약서를 변조하고, 2016. 12. 13.경 변조된 근로계약서 들을 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6. 11.경 이미 근로자들의 수를 감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D, E가 자진하여 사직하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미리 근로계약서를 변조하였거나, 고용노동청으로부터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진정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통지받은 후 근로계약서를 변조하였을 가능성이 있는바, 위 사실만으로 피고인에게 위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 종료시인 2016. 12. 1.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위 근로자들은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7가소3264호로 피고인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하 '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위 근로자들이 사직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에 의해 해고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의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춘천지방법원 2017나52853호), 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의 항소심 법원 역시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을 전원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설령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 중 일부를 해고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중 해고될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은 이상 위 근로자들 중 그 누구도 해고예고수당의 지급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위 근로자들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위 근로자들 중 D, E는 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고(대법원 2019다246795호), 대법원은 형식적으로는 위 근로자들이 자진하여 식당을 그만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고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사직의사가 없는 위 근로자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하게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은 파기환송심 법원(춘천지방법원 2019나53997호)에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통해 종결되었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에서 위 근로자들이 해고된 것으로 판단되자, 근로자들에게 해고예고수당 상당의 금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나.

사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판단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피해자 D, E와의 사이에 각 체결된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 3개월이라는 취지의 문구를 각 추가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피해자들을 증인으로 신문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위 근로계약서를 변조하고 이를 행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증인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고, 원심의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증인 L의 증언과 같이 2016. 11.경 이미 피고인이 D, E와 사이에 각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2016. 11.경 식당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어 근로자 수를 감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D, E가 자진 사직하지 않을 것에 대비하기 위하여 미리 근로계약서를 변조하였을 수 있는바, 2016. 11.경에도 피고인에게는 D, E와의 사이에 각 체결된 근로계약서를 변조할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근로계약서상 수습기간이 본사 매뉴얼에 정해져 있는 사항이라고 한 진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본사 매뉴얼 캡쳐사진(증 제4호증)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였으나, 위 증거자료는 수습기간에 대한 일반적 내용을 설명하는 동영상 강의를 캡쳐한 사진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위 진술이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판시 제1 범죄사실(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