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1. 9. 14. 선고 2020구합5252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2사단 53연대 3대대 B중대에서 C부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20. 9. 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에 관하여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으로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에 따라 해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0. 9. 4.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제8군단 징계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를 제기하였고, 그로부터 60일이 지나도록 결정이 없자 2020. 12. 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후 위 위원회는 2021. 1. 6.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징계사유 부존재에 관한 주장

①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팔짱을 낀 적이 없다. 설령 그러한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폭행·협박은 없었고, 팔짱을 낀 행위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성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제2 징계사유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원고는 자신에게 고충을 털어놓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행위를 한 것이므로 성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

③

제3 징계사유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원고는 피해자를 성희롱할 의도가 없었고, 발언의 의도 및 경위를 고려하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④

제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에게 교제의 대가로 장기선발이나 진급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이 없다. 설령 그러한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⑤

제5 징계사유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원고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의도는 없었고, '여성의 생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다고 하여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2)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주장

원고는 피해자를 지도해 주는 선임 부사관으로서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점, 피해자는 평소 남군들과 어울려 다니며 스킨쉽을 자주 하였던 점, 원고는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군생활을 하였던 점, 피해자에 대한 성추행과 성희롱은 서로 관련이 있는 경우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육군규정 180 [별표 2] 징계사유 및 양정기준 일반 1호 나목의 (4)를 적용하여 가중할 수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의 위법성에 비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 제1, 2 징계사유(추행)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한편,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도247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5, 7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1, 2 징계사유에 적시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강제추행으로서 군인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징계사유가 된다.

①

제1 징계사유는 원고가 늦은 저녁 시간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불러내어 약 25분간 원고의 팔 하박으로 피해자의 팔 하박을 감싸듯이 걸친 형태로 팔짱을 끼는 행동을 하였고, 피해자가 팔짱을 풀면 또 다시 팔짱을 끼는 행동을 반복한 행위에 대한 것이다. 이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피해자가 원고를 음해하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상황을 과장할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②

원고가 위와 같이 팔짱을 끼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협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습추행의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고, 원고는 피해자가 팔짱을 풀면 또 다시 팔짱을 끼는 행위를 반복하였는바, 당시 주위 상황,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 징계사유에 기재된 원고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③

제2 징계사유는 원고가 차량 내부에서 피해자의 왼팔 하박을 3회 쓰다듬고 피해자의 턱을 감싸며 피해자의 볼을 2회 주물거렸으며 피해자의 왼팔 상박에 원고의 머리를 2회 비빈 행위에 대한 것이다. 원고는 이러한 행위를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④

원고는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제2 징계사유에 적시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밀폐된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신체접촉을 한 점, 피해자가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원고는 계속하여 피해자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표시하여 왔던 점, 원고는 피해자의 상급자였던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이 부분 행위 전후로 피해자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여러 차례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단순히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제2 징계사유에 적시된 행위를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 제3, 4, 5 징계사유(성희롱)에 관한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제3, 4, 5 징계사유에 적시된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관련 법령이 정한 성희롱 등 부적절한 것으로서 군인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징계사유가 된다.

①

제3, 4, 5 징계사유와 관련한 피해자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과 부합하고, 피해자가 원고를 음해하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상황을 과장할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②

제3 징계사유는 '첫 경험은 대학생 때였다', '전 여자친구는 성관계를 너무 자주 하자고 해서 힘들었다'는 말에 대한 것으로, 원고는 이러한 말을 한 것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다만 원고는 이러한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는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와 관련된 언어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 및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실제로 피해자는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③ 제4 징계사유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교제하는 대가로 장기 선발과 진급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원고가 피해자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고 이에 대해 피해자가 거절하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피해자에게 계속하여 호감을 표시하면서 위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한 점, 피해자는 부대 내에서 원고의 지위,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등으로 인해 원고의 고백에 상당한 부담 내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점, 원고는 이 부분 발언 전후로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성희롱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성적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발언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④

제5 징계사유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원고가 피해자의 월경에 관하여 말한 것으로, 원고는 이러한 말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그 발언이 성적수치심을 주는 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원고의 이 부분 발언은 여성의 신체적 특징에 관련된 언어적 행위로서, 발언의 내용과 당시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발언에 해당하고, 실제로 피해자는 원고의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하여 상당히 수치스러웠다고 진술하였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두2002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두1617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가 하급자이자 여성인 피해자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반복하고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군대 내 성관련 비위행위는 군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고 부대의 단결을 저해하며 군의 위상을 현저하게 실추시키므로 더욱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②

성추행·성희롱의 횟수, 그 경위,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언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심리적 고통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3]에 의하면, 강제추행에 대한 징계처분은 강등을 기본으로 하여 파면~해임으로 가중하고 정직~감봉으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을 기본으로 하여 파면~강등으로 가중하고 감봉으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피해자가 하급자인 경우로서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경우는 가중사유로 규정되어 있다. 징계양정에 관한 내부규정인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9조 제1항 [별표 6]에 의하더라도, 강제추행, 성희롱에 대한 처리기준은 위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3]과 대체로 동일하다. 그런데 원고는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하급자인 피해자를 강제추행, 성희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및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에서 정한 가중사유가 적용되어 파면 내지 해임 처분을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기준에 부합하고, 위 징계기준이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이 사건 처분 이후 원고는 피해자가 여군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고, 남군들과 친하게 지내며 스킨쉽을 자주하였다고 말하는 등 이 사건 징계사유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정과 앞서 본 원고의 비위행위 내용과 정도, 이 사건 처분이 징계기준에 따라 행해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정인(재판장) 지예현 박채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