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1. 12. 21. 선고 2021구합16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7. 4. 18.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6. 7. 1. 경감으로 승진하였고 2017. 7. 10.부터 아래에서 보는 징계사유 발생 당시 B경찰서 교통관리계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20. 12. 2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행위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 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으로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에 따라 정직 1개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1. 3. 2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0호증, 을 제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⑴ 피고 소속 인권조사관(이하 ‘조사관’이라 한다)은 조사 과정에서 원고를 협박, 강요하고, 원고에게 유리한 참고인 진술은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등 편파적인 수사를 하였으며, 원고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에는 진술조서를 출력하여 그 안에서만 원고의 진술을 수정하도록 함으로써 원고의 추가 진술 내지 자유로운 진술 수정을 차단하는 등 원고를 조사하는 과정이 불법·부당하게 이루어졌다.

⑵ 원고는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 내지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승진 시험을 마친 피해자를 격려 내지 축하하고자 피해자의 손을 잡았을 뿐 성희롱을 할 의도가 없었고, 피해자의 속옷을 운운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⑶ 조사관이 원고에 대한 중징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서 중징계의 최하한인 정직 1월을 결의하게 된 것으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⑴ 불법·부당한 조사 과정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에서 조사관이 원고를 협박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원고에 대한 진술조서(을 제7호증)를 열람하고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주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조서에 대하여 이의나 의견이 없다는 취지를 자필로 기재하고 조서에 서명하였음이 인정되는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 원고가 조사 과정에서 진술권을 부당하게 제한 내지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⑵ 이 사건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한편,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도247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8, 9호증, 을 제1 내지 6, 8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제1, 2 징계사유에 적시된 발언과 행동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관련 법령이 정한 성희롱 등 부적절한 것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제1, 2 징계사유 기재 상황에 관하여 피해자는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피해 당시 느꼈던 기분이나 감정 등에 대하여도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원고를 음해하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상황을 과장할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②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남자 경찰관은 ‘원고가 피해자와 잘해보라는 식으로 말하며 악수 형식으로 손을 잡게 하였고, 당시 피해자가 굉장히 곤란해 했던 것으로 기억하며, 피해자가 곤란하고 기분이 나빴을 것으로 느껴서 다음 날 피해자에게 대신 사과드린다고 죄송하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는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

③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사건 당일 원고에게 ‘오늘처럼 과도한 신체접촉은 삼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장님을 훌륭한 상사로써 존경하고, 좋은 인연으로 계속 남고 싶기에 불편한 말씀 무릅쓰고 보냅니다’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원고는 ‘너무 반갑고 시험 잘 봤다고 하니 기쁨에 손도 만지고 그랬는데 착한 피해자가 불편했다고 하니 나도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깝네’라는 취지로 답장을 보내었는바, 이러한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

④

피해자는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너무 불쾌하고 수치스러웠다. 저와 남자 경찰관 모두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그런 행동과 말을 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빴고, 제 손을 주물거리는 것에 대해서도 ‘젊은 여자의 손을 만지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를 그냥 막대해도 되는 여자로 생각하고 한 행동이란 생각에 수치스러웠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에 대하여 “갑자기제 손을 잡아서 저는 너무 놀라고 불쾌했고, 원고가 저를 후배나 직장 동료가 아닌 여자 그 자체로 보고 막 대하는 느낌이 들었고, 여성이라서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겪어야 하는가에 대해 매우 자괴감이 들어 성적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빤스와 브라만 입고 택시부까지 뛰어’라는 발언의 경우, 여자 동료 경찰의 속옷을 빤스와 브라라고 원색적으로 표현하고 이것만 입고 택시 터미널까지 뛰라는 말을 듣고 ’정말 미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여성이기에 이런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매우 굴욕적이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원고의 이 사건 제1, 2 징계사유 기재 발언과 행동으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⑶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두2002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두1617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가 하급자이자 여성인 피해자를 성희롱한 것으로, 경찰 내 성관련 비위행위는 경찰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고 경찰의 단결을 저해하며 경찰의 위상을 현저하게 실추시키므로 더욱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②

성희롱의 내용, 그 경위,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언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심리적 고통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2020. 7. 23. 경찰청예규 제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별표 1]에 의하면 의무위반행위 및 고의·과실의 정도에 따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에 대해서는 파면, 파면~해임, 해임~강등, 강등~정직을, “그 밖에 성희롱”에 대해서는 파면, 파면~해임, 강등~정직, 정직~감봉으로 징계할 것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하급자인 피해자를 성희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징계양정 기준에서 따라 가장 경미한 처벌을 받더라도 ’정직‘을 받게 된다.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기준에 부합하고, 위 징계기준이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이 사건 처분 이후 원고는 피해자가 강릉경찰서로 가기 위해 원고를 무고하였고, 피해자의 업무상 실수 등을 언급하며 이 사건 징계사유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정과 앞서 본 원고의 비위행위 내용과 정도, 이 사건 처분이 징계기준에 따라 행해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정인(재판장) 지예현 박채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