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3. 1. 31. 선고 2022구합3038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7. 8. 31.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4. 3. 11. 경사로 승진하였고, 2020. 2. 6.부터 2020. 12. 10.까지 태백경찰서 B지구대에서 근무하였던 경찰공무원이다.

나.

피고는 강원도경찰청 경찰공무원 보통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1. 7. 1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이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1. 8. 4.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1. 12. 9.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7, 18,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D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 기재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을 한 사실이 없다. 설령 원고가 D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하였어도, 해당 발언은 중의적 표현으로 성희롱으로 인정되는 성적 언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①

원고는 2019. 7.부터 2020. 2. 5.까지 태백경찰서 F파출소에서 근무하였다. 피해자는 2019. 4. 29.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9. 5. 9.부터 2019. 8. 25.경까지 태백경찰서 B지구대에서 근무하였고, 2019. 8. 26.부터 2020. 2. 5.까지 태백경찰서 F파출소에서 근무하였다. D은 피해자의 선배 경찰공무원으로 2019. 5. 15.부터 2020. 6. 19.까지 피해자와 연인관계로 지냈던 사람이다.

②

D은 2020. 10. 10. 태백경찰서 청문감사실에서 피해자에 관한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D은 그 당시 “원고가 2020. 8. 중순 20:00~22:00경 저(D)와 둘만 있었을 당시 저에게 ‘피해자와 함께 F파출소에 근무할 당시 피해자가 원고 본인에게 가까이 붙어서 일을 배웠다’고 말하였으나, ‘피해자가 원고에게 가슴을 들이밀며 달라 붙어 일을 배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원고에게 가슴을 들이밀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상황을 확대한 것 같다. 원고는 그 당시 저와 피해자가 헤어진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였는데, 그 의도는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였다.

③

D은 2021. 5. 20. 경찰청 인권조사계장에 대한 유선문답 과정에서 “피해자와 2020. 6. 19. 헤어진 후 원고에게 위 2020. 8. 중순경 이에 관하여 하소연을 하였는데, 원고가 그 당시 ‘피해자가 일을 배울 때 가까이 붙어서 배웠다’는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④

피해자는 2021. 3. 23.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관련 사건에 관한 조사 당시 “원고가 D에게 ‘피해자는 원고가 상황근무 당시 가슴을 들이밀면서 일을 가르쳐 달라’고 말하였고, 자신(피해자)은 D으로부터 원고가 D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이 사건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2명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요청하였는데, 1명은 이 사건 발언은 업무를 배우는 스타일에 대하여 언급한 것으로 보이고, 위 발언이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을 이유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반면 나머지 1명은 ‘가까이 붙어서’라는 표현은 신체접촉이 있거나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위치를 의미하고, 피해자가 이를 의도하였다는 뉘앙스를 주므로 피해자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야기하는 성적 언동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⑥

경찰청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의를 거쳤다. 위 심의위원회 결과 보고 자료에 의하면, 7명의 위원 중 4명의 위원이 이 사건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그 중 1명은 ‘D이 진술한 대화의 맥락에 비추어 보면, 위 발언은 D이 원고에게 피해자에 관한 좋지 않은 소문(남자관계)에 대하여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맥락 상 성적으로 유혹 또는 유인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로 위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들, 을 제9, 14, 15, 16,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는지 여부(인정)

앞서 본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은 일관되게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D은 위 발언의 일시, 장소, 경위 등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D이 특별히 원고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이 사건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인정)

앞서 본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언은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을 하기에 앞서 D과 사이에 피해자의 이성관계와 관련하여 피해자를 폄훼하는 대화를 나누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위 발언은 표현 그 자체에 의하더라도 하급자이자 여성인 피해자가 업무 중에 상급자이자 남성인 원고에게 신체적으로 밀접하게 접근하였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발언은 피해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신체적으로 밀접히 접근하여 성적으로 부적절하게 행동하였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시각에 부합한다.

②

피해자는 헤어진 연인이었던 D으로부터 “원고가 D에게 피해자가 일을 배울 당시 원고에게 가슴을 들이밀면서 일을 배웠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는 피해자의 착오에 의한 것이나, 이러한 착오는 피해자가 D으로부터 이 사건 발언을 들었을 당시 위 발언의 뉘앙스가 피해자가 원고로부터 일을 배울 당시 의도적으로 부적절한 신체적 접근을 하였다는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은 업무를 배울 당시 피해자의 태도, 원고와 피해자의 친분관계, 피해자의 태도로 인하여 원고 느낀 부담감의 표현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성희롱의 성적 언동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발언을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였고, 이 사건 발언에 대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당시 7명 중 3명의 위원이 위 발언을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 발언에 앞서 원고와 D이 나눈 대화가 피해자의 이성 관계에 관한 부정적인 평가였으므로 이 사건 발언 또한 그 맥락 상 피해자의 품행을 폄훼할 의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일반적으로 ‘가까이 붙어서’라는 표현이 업무태도 평가에 사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발언이 원고가 주장하는 의미의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정인(재판장) 홍유정 김정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