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3. 6. 1. 선고 2022나32495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 제62조에 따라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공법인이자,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이다.

나.

피고의 구 ‘무기계약근로자 운영세칙’은 ⓐ 1종 대형면허 소지자, ⓑ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임원 수행경력 1년 이상, ⓒ 무사고 운전경력 10년 이상이라는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운전원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2015. 12. 31. B, C, D을, 2017. 3. 27. E을 무기계약직으로 신규 채용하였다. 한편, 피고는 위 운전원들만으로는 업무용 차량 운전업무에 소요되는 인력을 충당하기에 부족하여 외부업체에서 고용한 근로자를 파견받기도 하였는데, F의 경우 2017. 9. 1.부터 ㈜G 소속 파견직 운전원으로 피고의 업무용 차량 운전업무를 수행하였고, H의 경우 2015. 12. 16.부터 2017. 11. 30.까지 ㈜I, ㈜O, ㈜G 소속 파견직 운전원으로 피고의 업무용 차량 운전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고용노동부가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피고는 내부에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운영직 종합관리방안’에 관하여 외부 컨설팅을 받은 다음, 기존에 비정규직 근로자가 수행하고 있던 업무에 대하여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기존 무기계약직 운전원 4명(B, C, D, E)은 ‘가급 운전원’으로 하고, F, H을 포함한 외부업체 파견직 운전원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수행할 운전원들을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나급 운전원’으로 신규 채용하되, 이미 피고에 파견되어 운전원으로 근무하던 운전원들을 우대해주기로 하였다.

라.

피고는 2018. 6. 27. ‘나급 운전원’에 대한 공개채용 공고를 하였는데 ⓐ 1종 대형면허 소지자, ⓑ 무사고 운전경력 10년 이상이라는 2가지 요건을 갖춘 사람을 ‘나급운전원’으로 채용한다고 공고하였으며, 2018. 8. 1. F, H, J, K, L를, 2018. 11. 12. 원고 및 N을 ‘나급 운전원’으로 신규 채용하였다(그 중 F, H은 외부업체 소속으로 피고로 파견된 운전원이었고, 원고를 포함한 나머지 선정자들은 다른 기관에서 운전원으로 근무하다가 피고 소속 ‘나급 운전원’으로 신규 채용되었다).

마.

피고는 ‘나급 운전원’을 신규 채용하기 전까지는 무기계약직 운전원에 대한 임금체계만 갖추고 있었는데(외부업체 소속으로 피고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운전원들의 임금은 외부업체에서 지급하고 있었음), 기존 무기계약직 운전원들을 2018. 2. 7. 운영직으로 편입하면서 호봉제에서 기본직무급으로 전환하면서, 2018. 6. 29. 운영직 운전원들(기존 무기계약직 운전원)을 ‘가급 운전원’으로, 신규 채용되는 운전원들을 ‘나급 운전원’으로 각 구분한 후 직무기본급을 정하였다.

바.

피고는 2021. 6. 29. ‘운영직 관리세칙’을 전부 개정하여 운전원에 대하여 ‘가급’, ‘나급’ 직급 구분을 폐지하고 ‘입사 후 재직기간’에 따라 단계별 승급기간을 두어 각 단계에서 해당 기간 근무 시 상위단계로 승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을 부당하게 구분하여 양자를 차별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원칙,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이 정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에 반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등에게 각 신규채용일로부터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1. 7. 24.까지의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임금 차액인 별지 2 주위적 청구금액의 ‘청구금액’란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1)

헌법상 평등원칙 및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의 원칙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헌법 제11조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피고 소속 운전원들을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으로 구분하여 별도의 임금 체계를 둔 것이 헌법상 평등원칙 및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헌법상 평등원칙 및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나급 운전원’이라는 지위 또는 근로형태가 위 각 조항이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말한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참조). 피고는 원고 등을 ‘나급 운전원’으로 채용할 당시, 운전면허자격의 종류(1종 대형면허), 무사고 운전경력만을 자격조건으로 요구하였을 뿐 특정한 인격적 표지를 자격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구분이 근로자 개인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에 기인한 것이라거나 그 구분에 의하여 일정한 사회적 평가가 수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가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는, 피고가 ‘가급 운전원’ 채용공고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 소속 운전원들을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으로 임의로 나누어 임금에 차별을 두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이후 기존 무기계약직 운전원들을 2018. 2. 7. 운영직으로 편입하였고, 2018. 6. 29. 운영직 운전원들을 ‘가급 운전원’으로 변경한 것으로, 무기계약직 운전원을 신규채용할 때에는 채용 자격조건에 ‘정부, 지자체 및 공공기관 임원 수행 경력 1년 이상’을 요구하였던 반면, ‘나급 운전원’ 신규채용 시에는 위 자격조건을 요구하지 않았다.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은 채용 자격조건에 차이가 있었고, 채용 경로 또한 달랐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가급 운전원’ 채용공고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일부 운전원들만 임의로 ‘가급 운전원’으로 둔 것이라고 볼 수 없다(즉, 피고는 무기계약직 운전원들을 운영직으로 편입하였다가 ‘가급 운전원’으로 변경한 것이지 신규채용공고를 통하여 ‘가급 운전원’을 채용한 것이 아니다. 피고는 기존 운전원들 외에도 추가로 운전원들을 채용하기 위하여 자격조건을 완화한 후 ‘나급운전원’ 채용공고를 한 것이다).

③

을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7. 12. 기준 무기계약직 운전원의 1년차 임금은 월 2,373,000원<1>, 2년차 임금은 월 2,428,000원, 3년차 임금은 월 2,511,000원이었다. 피고는 2018. 2. 7. 무기계약직 운전원들을 운영직으로 편입하면서 1단계 임금을 월 2,511,000원(무기계약직 3년차 임금과 동일), 2단계 임금을 월 2,655,000원으로 두었으며(무기계약직 4~6년차 임금의 평균임금<2>), 2018. 6. 29.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으로 구분하면서 ‘가급 운전원’의 단계별 임금은 운영직일 때의 임금과 동일하게 적용하였고, ‘나급 운전원’의 단계별 임금은 1단계를 2,373,000원(무기계약직 1년차 임금과 동일한 금액), 2단계를 2,506,000원으로 두었던 바, 결국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임금은 근속연수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다(오히려, 피고는 ‘가급운전원’의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할 당시 ‘공공기관 임원 수행경력 1년 이상’을 자격조건으로 요구하였음에도,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1년차 임금에 차등을 두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가치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설령 원고 등의 ‘나급 운전자’ 지위가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명시적으로 차별대우를 금지하고 있는 항목인 ‘사회적 신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들의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하고 있는 동일한 비교집단에 비하여 임금 등 근로조건에 있어 원고 등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하여서는 아니되는데,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각 단계별 임금이 다르게 책정된 것은 ‘가급 운전원’이 피고 소속으로 근무한 기간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바, 근속연수에 기반한 임금의 차등을 불합리한 차별 대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가치가 같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대하여는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근로 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기 어렵다. 한편,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임금에 차등이 생긴 것은 채용 자격조건, 채용 경로가 달랐을 뿐만 아니라, ‘가급 운전원’의 기존 근속연수를 임금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가급 운전원’은 피고 소속 무기계약직으로 2015년 혹은 2017년부터 근무를 하였으므로, 근속연수를 임금에 반영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설령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 모두 피고 업무차량의 운전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유는 고려하지 않은 채 그 사유만으로 동일임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가 2018. 2. 9. 무기계약직 운전원들을 운영직으로 편입할 당시, 무기계약직 운전원들 중 3명(B, C, D)은 입사 3년차였기에, 무기계약직 3년차 임금 월 2,511,000원을 지급받고 있었는데, 운영직 1단계로 편입되면서 무기계약직 3년차 임금과 동일한 2,511,000원을 지급받았고, ‘가급 운전원’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운영직일 때와 동일하게 월 2,511,000원을 지급받았다. 반면, 원고 등은 신규 채용되었으므로 무기계약직 1년차 임금에 해당하는 2,523,000원에서 식대 등 15만 원을 공제한 임금인 월 2,373,000원을 지급받았다. 즉, ‘가급 운전원’의 1단계 임금이 월 2,511,000원이고, ‘나급 운전원’의 1단계 임금이 월 2,373,000원인 것은 기존 운전원들의 근속연수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 외 달리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임금을 불합리하게 차별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

③

원고는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단계별 승급기간에도 차별을 두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5. 12. 31.에 입사한 무기계약직 운전원 B, C, D은 2018. 6. 기준 입사 3년차였기에 2017. 3. 27. 입사한 무기계약직 운전원 E과 근속연수에 차등을 두기 위하여 입사 4년차가 되는 2019. 1.부터는 3년(2016~2018년)의 근무기간을 반영하여 2단계로 승급을 하였고, E은 입사 4년차가 되는 2020. 4.에 3년의 근무기간을 반영하여 2단계로 승급을 한 것이며, 원고 등도 입사일을 기준으로 만 3년이 경과하면 2단계로 승급을 하도록 한 것이므로 이를 두고 단계별 승급기간에 차별을 두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운전원들이 임원 차량 운전 업무를 수행하는지 여부에 따라 운전원들을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으로 나누어 임금에 차등을 둔 바, 원고 등도 피고 임원차량의 운전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 등이 임원수행전담업무를 수행한 기간(근무일수)에 ‘가급 운전원’과 ‘나급 운전원’의 임금 차액을 곱한 금액인 별지 3 예비적 청구금액의 ‘청구금액’란에 해당하는 임금을 원고 등에게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위 제2항에서 인정하였듯이, 피고가 ‘가급 운전자’와 ‘나급 운전자’를 구분하고 임금 체계도 다르게 산정한 것은 위 운전자들이 피고 소속 운전원으로 근무한 기간 등에 따른 것이지 임원수행전담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에 따른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조미연(재판장) 이보라 고병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