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기성금 사용 내역, 피고인의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부터 기성금이 나오면 피해자에 대한 채무변제가 아닌 별도의 체불임금 지급에 사용할 계획이었으므로,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이 2018년 12월 말경부터 2019년 3월초까지 공소사실 기재 다세대주택 공사에 목수와 철근 인부를 동원하고, 2층 콘크리트 공사 완료 시 G으로부터 기성금을 지급받기로 약속한 사실, 피고인은 2019. 2. 12. G으로부터 4,62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인이 G으로부터 지급받은 위 돈으로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은 채 다른 사용처에 모두 소비한 사실은 인정된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기성금을 지급받기 전까지 소요된 인건비는 피해자로부터 차용하여 인건비로 지급한 4,176만 원과 별도로 지급한 인건비 3,000만 원이 있고, 지급받은 기성금 4,620만 원 중 위 3,000만 원을 지급하고 남은 돈은 기성금을 지급받은 이후 소요된 인건비로 사용하였으며, 그 외에도 G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인건비가 6,197만 5천 원이라고 주장하였다.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소요된 인건비가 합계 1억 4,993만 5천 원(= 4,176만 원 + 4,620만 원 + 6,197만 5천 원)이다. 그런데 피해자와 G 사이의 관련 민사재판에서 G이 피고인에게 목수, 철근 노임공수 1공수에 20만 원으로 450공수에 관하여 도급을 주어 일은 시킨 사실이 인정되었고[총 금액은 9,000만 원(=20만 원 × 450)으로 계산된다], G은 건축주로부터 다세대주택의 목수, 철근 노임공사를 1억 74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하도급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된 인건비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주장과 다르게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된 인건비를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2층 콘크리트 공사 완료 시 G으로부터 지급받았어야 하는 기성금의 규모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G으로부터 기성금을 일부밖에 지급받지 못하여 지급받은 기성금으로는 이 사건 공사에서 발생한 다른 인건비와 피해자에 대한 차용금을 모두 지급하거나 변제할 수 없게 되자, 피해자에 대한 차용금 변제에 우선하여 다른 인건비를 먼저 지급하고 남은 기성금은 이후 발생한 인건비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금원을 차용할 당시에도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인건비 명목으로 차용한 돈 중 일부와 G으로부터 지급받은 기성금 일부가 즉시 인건비로 지급되지 않고 식대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된 적이 있는 점과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G에게 임금을 체불당한 적이 있고, 피해자에게 말한 바와 같이 건축주, 시공자 등이 확실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피해자에게 기성금을 확실히 지급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원의 액수가 크지 않고, 위 계좌는 피고인의 개인적인 업무 등을 위해서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여 피해자의 차용금이나 기성금 입금 외에 다른 입금 내역도 확인되는 점, 피고인이 G의 신용이나 기성금 지급의 확실성에 관한 내용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사실은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피고인이 기성금 전액을 지급받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증거도 없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실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무죄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명의 F조합계좌 거래내역서(증거기록 281면)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9. 2. 12. G으로부터 중간 기성금 명목으로 4,620만 원을 지급받은 후 2019. 2. 20.까지 ‘K, P, Q, R, S, T, U, V, W’에게 합계 약 3,700만 원을 송금하여 주었다.
X은 원심에서 ‘U이 자신의 본명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급여를 모두 지급받았다’고 증언하였다. K는 G이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건에서 G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로 확인되고(증거기록 287면), Q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고지한 근로자로 확인된다(증거기록 45면).
피고인은 위 K, X, Q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이고, 자신은 G으로부터 받은 돈을 위 사람들에게 임금 명목으로 지급하여 주었다고 주장하는데,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할 자료가 없고, 결국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G으로부터 지급받은 중간 기성금을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별도의 체불임금 지급 등에 유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G은 당심에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지급하지 못한 금액이 4,000만 원 정도 된다’고 증언하였고, G의 위 형사사건에서도 G은 피고인에게 임금 1,15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한 것을 비롯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에게 임금 합계 6,197만 5천 원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었으며, G이 자필로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도 ‘A(피고인)에게 목수, 철근 노임공수 1공수에 20만 원씩 총 450공수에 도급을 주었다’는 기재가 확인되는바(증거기록 38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G이 피고인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금원이 남아있고, 그 금액이 4,000만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현근(재판장) 김정환 윤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