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노782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원심 판시 기재 근로자들인 E, F은 정상적인 근무시간 이전이나 당초 정하여진 퇴근시간 이후에 연장근로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각 1시간씩 2시간의 휴게시간을 주었으며,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이 E, F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이나 연차유급휴가수당 등이 없다. 또한 피고인은 원심 판시 가.항 및 다.항과 같은 임금 또는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판결은 E, F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금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및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09:00 이전부터 근무하였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이 수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날에 위와 같이 09:00 이전에 마트에 출근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원심 판시 기재 미지급 임금은 E이 09:00 이전에 일한 시간을 평균적으로 계산한 후 근로시간으로 포함하여 산정된 것인 점, ③ 피고인은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에서 F이 09:00 이전에 출근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E, F에 대한 원심 판시 기재 각 미지급임금은 위 근로자들의 근무기간 중 퇴근시간이 변경된 점까지 고려하여 산정된 점, ⑤ 위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피고인의 지휘·감독 여부 등을 고려하여 휴게시간을 인정하였고, 그에 기초하여 원심 판시 기재 미지급 임금이 산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원심 판시 가.항 및 다.항과 같이 판시 기재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위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관련 법리를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①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지만,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기록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과 E, F 사이에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E, F의 원심 법정에서의 증언 등을 종합하여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09:00 이전 시간부터 일을 하였고, 원칙적인 퇴근시간은 21:00로 되어 있지만 위 근로자들이 2018년 1월 이후부터는 주 3일 또는 4일은 20:00에 퇴근하였다고 보아 원심 판시 기재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산정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다.

③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고,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3다2892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이 사건을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휴게시간에 관하여 명확한 기재가 없는 점, 달리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에 휴게시간에 관한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제출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근로자들을 포함한 마트 근로자들의 진술과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근로자들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중 교대하여 식사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는 휴게시간이 고정되어 있지 아니하여 휴게시간과 근로시간의 경계가 불분명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마트의 특성상 고객이 있으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여,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부여하였다고 주장하는 휴게시간 중 일부는 실질적으로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만을 휴게시간으로 인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등에 따른 수당 등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진(재판장) 신창용 최윤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