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7.경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2018. 6. 29.부터 2021. 11. 30.까지 B사단 정보참모처 기상정보/전투근무지원분석관으로, 2021. 12. 1.부터 현재까지 위 부대 지리공간정보분석부사관으로 근무 중인 자(계급 : 중사)이다.
피고는 2022. 10. 11.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처분사실(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고 한다)을 이유로 군인사법 제56조(군무원인사법 제37조)에 따라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항고를 제기하였고, 제3군단 징계항고심사위원회는 2023. 9. 26. 이를 기각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2. 10. 11.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사건정보
춘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구합32226
판결선고
2024. 9. 10.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처분사유의 부존재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와 C가 평소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원만하고 친근한 사이를 유지하였던 점, 원고와 C는 주로 음식과 다이어트에 관한 대화를 하여 위 발언의 경위에 참고할 만한 사정이 있었던 점, C는 원고에게 신체 접촉을 수반하는 장난을 치기도 하였고, 이 사건 이후에도 꾸준히 원고에게 업무상 도움을 구하여 온 점 등 원고와 C의 관계, 발언의 경위 및 C의 반응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C를 성희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의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 표현에 불과하여 C의 객관적인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볼 수 없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ㆍ남용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원고와 C가 원만한 관계에 있었던 점, 제2 징계사유는 일회적이고 우발적인 발언에 그친 점, 성폭력을 이유로 한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경우 원고는 사실상 진급이 어려운 불이익을 받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피해자에게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나아가 위 각 발언은 객관적으로 C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으로써 그로 인하여 C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므로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C에게 반복적으로 ‘밤에 나가서 뭘 하고 다니냐’, ‘밤에 돌아다니는 것을 누가 봤대’라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살찔까 봐 햄버거를 밤에 먹지 않았다’는 C의 발언에 대한 ‘그래서 밤에 안 먹은 게 아닌 것 같은데’라는 답변은, 위와 같이 ‘밤에 나가 돌아다닌다’는 식의 언급을 수차례 하였던 대화의 맥락에 비추어 볼 때 ‘밤에 돌아다니느라 햄버거를 먹지 않은 것 같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충분하고, 특히 원고의 발언 중 ‘어떻게 흘리고 다녔길래’라는 부분은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남녀관계에 있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적절한 행실이나 처신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충분하고, 그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C는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밤에 돌아다니는 것 누가 봤대’라는 식의 말을 몇 번 하여 참으려고 했는데, 그 날(‘어떻게 흘리고 다녔길래 주무관이 말이 나오냐’는 말을 들은 날을 의미한다)은 정말 당황스럽고 화가 나 원고에게 ‘그 말을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말을 원고에게 한 사람이나 그 말을 나에게 전하는 원고를 모두 한 번만 더 그렇게 말하면 양성평등상담관에게 말하겠다’고 하였다. 평상시 원고가 ‘밤에 뭐하고 다니냐, 뭐 하고 다니는지 다 들어온다’라는 말을 수시로 하여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원고의 ‘흘리고 다녔다’라는 말은 여자로서 이성을 꼬시려고 다니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주변 사람에게 원고의 위 발언이 성희롱이 아닌지 문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2021. 11.경에는 양성평등상담관을 찾아가 면담을 하는 등 원고의 발언을 문제가 있는 발언이자 성희롱으로 인식하였다.
원고는 C와의 친분관계에 비추어 위 각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정에 출석한 증인 G은 원고와 C 사이에서 사적인 대화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고, 원고와 C, 본인의 관계는 피상적으로 같은 부대 내에서 알고 지내는 사이 정도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원고가 제출한 C와의 대화 내역(갑 제3호증)에 비추어 보더라도 C와 원고는 주로 업무에 관한 대화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거나, C가 먼저 원고의 사생활을 묻거나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여 위 각 발언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제2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어떠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는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의 구별은, 당해 표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표현을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표현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표현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표현이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648 판결 등 참조). 또한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44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C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제2 징계사유의 요지는 원고가 주무관 F에게 C를 지칭하며 “업무적으로도 조심을 해야 하지만, 소문이 안 좋다. 여자로서의 행실이 안 좋다. 괜히 같이 있으면 나쁜 소문이 날 거다. 가까이 가지 마라.”라고 말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C가 남녀관계에 있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적절한 행실이나 처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C를 좋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원고의 개인적인 의견에 그쳤다고 보기 어렵다.
F은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에 관하여 ‘여자로서... 이런 말은 흘려 들었다. 연애관계가 좋지 않다고 듣거나, 잘못 들으면 성관계가 복잡하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본인이 여성이고 위와 같은 말을 들었다면 굉장히 충격을 받고 힘들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와 같은 F의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의 위 발언은 C의 객관적인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거나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을 갖춘 것임이 분명하다.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사유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6951 판결, 2006. 5. 11. 선고 2004두55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을 위반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군인사법 제59조의4 제2항에 따라 징계에 관한 세부기준을 정한 국방부령인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2022. 2. 28. 국방부령 제10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 및 [별표 1의3]은 ‘성희롱’에 대하여 ‘정직’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이러한 징계양정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징계양정기준의 범위 내에서 양정을 정한 것으로 형평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으며, 위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이나 법률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원고의 제1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주무관인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써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원고의 거듭된 언동으로 인하여 C가 느꼈을 성적 굴욕감과 불쾌감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에게 위 [별표 1의3] 제1호 일반기준 (나)목의 ‘그 밖에 비행사실의 정도 및 동기와 그 결과 등을 고려하여 감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의 감경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구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3조 제4항은 “징계심의대상자에게 서로 관련 없는 둘 이상의 비행사실이 경합되는 경우에는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행사실에 해당하는 별표 1 또는 별표 2에 따른 양정 기준 상의 징계 종류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칙 제7조의 위임을 받은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별표 2]는 법령준수의무위반(기타)의 비행사실에 관하여 비행의 정도와 고의ㆍ과실의 정도에 따라 ‘파면’에서 ‘견책’에 이르는 징계양정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위 조항을 적용하여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에 정한 징계양정 기준 상의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여, 원고가 주장하는 경위나 피해자와의 관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방위와 국민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고, 영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가 모여 업무를 수행하며, 규율이 뚜렷한 군대 조직의 특성상 성희롱을 비롯한 성적문란행위는 군대 내 구성원들이 원활하게 업무수행을 할 수 있는 복무여건을 현저히 저해하는 것으로서 엄히 징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대 내 구성원 보호 및 군기강 확립이라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철(재판장) 정혜원 최윤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