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D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D(원심 판시 2024고단518 사건 중 피고인 D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D은 노조원 투입 없는 단체협약이 피해 회사와 사이에서 체결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고, 노조원 채용 및 단체협약 체결, 전임비 및 복지비 명목의 금원을 교부받는 과정에서 어떠한 강제력을 동원하도록 지시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검사
사실오인, 법리오해
원심 판시 2024고단429 사건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무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공갈하여 금원을 갈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원심 판시 2024고단519 사건 중 피고인 E에 대한 무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위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C: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D 벌금 300만 원등)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D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원심 판시 2024고단518 사건 중 피고인 D에 대한 유죄 부분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D과 피고인 C은 P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F단체 G노동조합 H분과 I지부 소속으로, 피고인 D은 위 지부 운영을 총괄하는 지부장, 피고인 C은 부지부장으로 활동하던 사람들이다.
피고인들은 2021. 4.경 Q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 찾아가, 그곳에서 공사 중인전문건설업체인 피해 회사(원심의 약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하 같다)를 상대로 자신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현장 인근 집회, 고발 또는 민원 제기 등의 방법으로 공사 진행을 방해할 것처럼 협박하여 전임비 및 복지비 명목으로 금원을 갈취하기로 마음먹고, 피고인 D은 피해 회사와의 교섭 및 집회 개최 등을 총괄 지시하는 역할을, 피고인 C은 피해 회사와의 교섭, 피고인 D에 대한 교섭 상황 보고 등 역할을 각각 담당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C은 2021. 5. 초순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정리가 아직 안 됐느냐. 이 지역에서 우리 노조도 인원이 있으니 일 좀 할 수 있게 해 달라.", "레미콘도 F단체가 잡고 있다. 일을 하려면 우리와 일을 해야 편하게 할 수 있고, 우리와 하지 않으면 타설 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등 이야기를 하며 재차 피고인들 소속 노동조합원 채용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계속해서 피고인 C은 같은 달 말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같은 취지의 요구를 하였다가 S이 이를 거절하자, "작업 못하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잘 생각해 보시라."라고 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회사가 피고인들 소속 노동조합원을 채용하지 않자, 피고인들은 2021. 6. 중순경 위 현장 출입구 앞에서 방송차 2대를 가져다 놓고 그 중 1대를 이용하여 노동가를 송출하며 집회 · 시위를 하고, 피고인 C은 그 무렵 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일을 하게 빨리 해결해라.", "우리가 일을 잘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 등 이야기를 하였다.
이후에도 피고인 D은 같은 달 말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로 찾아가 S에게 "빨리 해결을 해라. 교섭을 안 볼 거냐."라고 소리치며 압박하고, 피고인 D은 2021. 7. 초순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로 다시 찾아가 S에게 "빨리 교섭을 보자."라고 요구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S을 수차례 찾아가고, 위 현장 인근에서 집회 · 시위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 회사를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 회사로부터 2021. 9. 16.경 G노동조합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복지비 명목 400,000원을 이체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1. 12. 30.경까지 복지비 및 전임비 명목 합계11,828,000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공동하여 피해 회사를 협박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11,828,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위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피고인 D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피고인이 피고인 C과 공모하여 피해 회사에게 겁을 주어 실제 노조원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고용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복지비 및 전임비 명목의 금원을 갈취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F단체 지부장으로서 C, E 등으로부터 새로 생긴 공사현장의 존재,그 공사현장에서 집회 개최 여부, 고용을 위한 협상, 고용이 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금원의 지급 등에 관하여 보고받고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하는 지위에 있었고 실제로그러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C, E에게 화를 내기도 하였고 협상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 회사가 N단체 조합원을 고용하게 되어 F단체 조합원들을 고용할 수 없게 된 사실을 알고 C을 통해 노조원을 채용하지 아니하는 대신 복지비 및 전임비 명목으로 매달 약 150만 원씩을 피해 회사로부터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피고인의 처 V 명의의 계좌로 2021. 9. 16.부터 4개월 동안 전임비130만 원 및 복지비 20만 원을 피해 회사로부터 송금받았다.
당심의 판단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결국 원심판결에 피고인 D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위 피고인은 단체교섭을 지시한 것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공모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 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의 기재에 의하면, C은 피고인 D에게 위 피해 회사에 대한 교섭 상황을 보고하였고(제12면), 노조원 투입없이 단협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내용도 보고하였다(제43면)고 진술하였다. 특히 C이 피고인의 처 V의 신분증, 통장, 계좌 번호 등을 가지고 있었고(제11면), 이에 피고인의처 V 명의 계좌로 2021. 9. 16.부터 4개월 동안 피해회사로부터 전임비 130만 원 및 복지비 2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을 함께 고려하면, 위 피고인의 공모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 피고인은 당시 교섭에 피고인 C만 참여하였으므로, 2명 이상 공동하여 공갈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포함된 교섭 과정에는 피고인 C뿐만 아니라 피고인 E 등 다른 사람들도 함께 참여하였고(원심 증인 S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3면), 특히 이 부분 공소사실에 포함된 집회 과정에는 10여명이 참석한 사실이 인정된다(제11면).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교섭 과정이나 집회에 2명 이상 참여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집단심리에 의한 위험성을 이유로 폭력공동범을 가중처벌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해당 인원들이 모두 기소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3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원심 판시 2024고단429 사건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N단체 G노동조합 I지부(이하 'N단체 G노조 I지부'라고 한다)의 교섭부단장이고, 피고인 B은 위 N단체 G노조 I지부의 교섭단장이다.
피고인들은 J 일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현장을 찾아가 각 공사현장의 담당자에게 N단체 조합원의 채용을 요구하고, 채용을 거절할 경우에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을 불법 고용한 사실 또는 공사현장에 안전조치가 미흡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례 등의 약점을 잡아 행정기관에 고발 또는 민원을 제기하거나 공사현장 인근에서 집회 신고를 한 후 합법적인 집회임을 내세워 확성기를 설치한 차를 공사현장에 주차하고 고음의 노동가 등을 장시간 반복 재생 방송하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의 방법으로 인근 거주자들의 공사현장에 대한 민원을 유발하고, 현장 근로자들의 집중력 저하를 일으키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업체를 압박하여 공사업체로부터 '임단협비(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관련 금품)', '노조전임비' 등의 명목으로 금원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들은 2021. 3.경 K 아파트 공사현장에 찾아가, 골조 공정을 맡고 있는 건설사인 피해자 주식회사 L의 공무부장 M에게 N단체 G노조 조합원을 채용해달라고 요구하고 피해자가 그 요구를 거절하자, 그때부터 2021. 6.초순경까지 위 K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집회를 신고하고 노조원들을 동원해 집회를 개최하고, 위 공사현장이 법령에서 규정하는 작업장 안전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거나 불법체류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등의 약점을 찾아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으로 공사진행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위 M에게 "우리 사람 넣을 테니까 일을 시켜라. N단체 노조원을 무조건 고용해라. 여기 일하는 사람들 빼고, N단체 노조원을 고용하지 않으면 일을 못하게 하겠다. 아니면 N단체 G노조와 임단협 내지 전임비 협상이라도 하자."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2021. 7. 15.경 X 명의의 우체국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노조전임비 명목으로 1,265,730원을 송금받는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2. 1. 17.경까지 총 9회에 걸쳐 합계 10,205,790원을 임단협비 내지 노조전임비 명목으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해자를 공갈하여 합계 10,205,790원을 갈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의 공모나 행위분담이 특정되었는지 여부: 증인 M은 경찰 조사에서는 피고인 A, B이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시위를 주도하였다고 반복하여 진술하였으나, 이 법정에서 피고인 B을 처음 보는 것 같다고 증언하였으므로 M의 경찰에서의 진술을 모두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증인 T는 피고인 B은 한두 번 본 것 같고 만나서 현장 인원을 더 써달라고 부탁하면 현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인원을 조율하는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증언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B의 행위분담에 관한 공소사실의 특정이 부족하고, 피고인 A와 피고인 B의 공모관계 역시 위 피고인들의 N단체에서의 직위 이외에 달리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피해 회사가 외포되었는지 여부: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 언행을 하였는지 여부 자체도 불분명하지만 설령 일정 정도의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 하더라도 현장소장T가 이에 외포되어 고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N단체 조합원들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고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노조의 근로자 채용 요구 자체를 두고 업무방해죄나 집시법위반죄로 의율하는 것은 차치하고, 근로자로 실제 채용에 이른 이 사건에 있어 부수적으로 단체협약에 따라 임단협비나 노조전임비를 지급받은 행위를 두고 공갈죄로 의율할 경우 정당한 단체교섭이 지나치게 위축될 우려도 있다.
금품의 갈취로 볼 수 있는지 여부: 피해 회사가 피고인들에게 지급한 금원은 상호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라 지급된 금원으로서 실제 N단체 조합원들 상당수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한 이상 이를 두고 갈취라고 평가할 수는 없으며, 총액 역시 2021. 7. 15.부터 2022. 1. 17.까지 7개월 동안 약 1,020만 원으로서 그 규모에 비추어 볼 때 과도한 금액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피고인 A의 경우: 피고인 A는 공소사실과 같이 조합원들의 채용 요구를 한 사실이 있고 그 결과 임단협비 등을 받아 조합비용으로 사용하였다고 자백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 A가 적극적으로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였고 N단체 노조원들이 고용된 이후에 추가로 알폼 작업도 N단체에 맡겨 달라고 다소 과격하게 요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 회사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한 금원의 성격이 갈취금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 A의 행위 자체를 공동공갈로 의율하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86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결국 원심판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A는 당심에서 번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근로자 채용 요구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해 회사가 외포되지 않았고, 실제 조합원들이 근로한 이상 갈취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해 회사에서 X 명의의 계좌나 N단체 G노동조합 I지역본부 계좌로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9회에 걸쳐 합계 10,205,790원이 송금된 내역은 인정되고, 원심 증인 M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의 기재, M, AA, X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 A, 피고인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의하면 위 금원이 피해 회사가 전임비, 복지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이라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2021. 7. 내지 8.에는 X 명의의 계좌와 N단체 G노동조합 I지역본부 계좌로 금원을 나누어 지급한 것과는 달리 2021. 9.부터 2022. 1. 까지는 X 명의의 계좌로 일괄하여 지급한 점(증거목록 순번 135)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고, 무엇보다도 N단체과 피해 회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이 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은 이상(증거목록 순번 203), X이 노조전임자에 해당한다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1항에 의한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게다가 피해 회사 담당자인 M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노조원을 고용해라. 채용을 안 할거면 노조와 임단협비 내지 전임비 협상이라도 하자."고 말한 것은 F단체 쪽이고, N단체 조합원들을 사용하면서는 노조원을 쓰면 주는 사례로 알고 처음부터 전임비를 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M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13면 내지 제14면).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협박으로 인하여 피해 회사가 전임비, 복지비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특정이 부족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피고인 B 관련, M이 수사기관에서 "N단체 단체교섭의 주최자는 A,B"<1>이라 진술한 것(증거목록 순번 4 제7면) 이외에는, 피고인 B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협박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분담을 하였다거나 공모한 사실을 특정할 증거가 없다. 게다가 위 M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B을 처음 보는 것 같고(원심 증인 M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5면), 수사기관에서 B을 언급했던 것은 T가 피고인 A와 B 등을 함께 언급하였기 때문(제17면)이라 진술하였으며, T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B을 두 번 정도 본 게 전부라 이 사건을 주도한 것은 A라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원심 증인 T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3면 내지 제4면), 수사기관에서 M이 B의 이름도 혼동한 것을 고려하면 M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만으로 피고인 B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2024고단519 사건 중 피고인 E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P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F단체 G노동조합 H분과 I지부 소속으로, 피고인 D은 위 지부 운영을 총괄하는 지부장, 피고인 C은 부지부장, 피고인 E은 3지대장으로 활동하던 사람들이다.
피고인들은 2021. 4.경 Q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 찾아가, 그곳에서 공사 중인
전문건설업체인 피해자 R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를 상대로 자신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현장 인근 집회, 고발 또는 민원 제기 등의 방법으로 공사 진행을 방해할 것처럼 협박하여 전임비 및 복지비 명목으로 금원을 갈취하기로 마음먹고, 피고인 D은 피해 회사와의 교섭 및 집회 개최 등을 총괄 지시하는 역할을, 피고인 C은 피해 회사와의 교섭, 피고인 D에 대한 교섭 상황 보고 등 역할을, 피고인 E은 피해 회사와의 교섭, 집회 신고, 민원 제기 등 실무 역할을 각각 담당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E은 2021. 4. 말경 위 현장 내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피해 회사의 위임을 받은 현장소장 S에게 "우리 노조 인원을 투입시켜달라."라고 말하며 피고인들 소속 노동조합원 채용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피고인 E, 피고인 C은 2021. 5. 초순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정리가 아직 안 됐느냐. 이 지역에서 우리 노조도 인원이 있으니 일 좀 할 수 있게 해 달라.", "레미콘도 F단체가 잡고 있다. 일을 하려면 우리와 일을 해야 편하게 할 수 있고, 우리와 하지 않으면 타설 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등 이야기를 하며 재차 피고인들 소속 노동조합원 채용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계속해서 피고인 C은 같은 달 말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같은 취지의 요구를 하였다가 S이 이를 거절하자, "작업 못하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잘 생각해 보시라."라고 말하고, 피고인 E도 그 무렵 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일을 써 달라."라고 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회사가 피고인들 소속 노동조합원을 채용하지 않자, 피고인들은 2021. 6. 중순경 위 현장 출입구 앞에서 방송차 2대를 가져다 놓고 그 중 1대를 이용하여 노동가를 송출하며 집회 · 시위를 하고, 피고인 C, 피고인 E은 그 무렵위 피해 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S에게 "일을 하게 빨리 해결해라.", "우리가 일을 잘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 등 이야기를 하였다.
이후에도 피고인 D, 피고인 E은 같은 달 말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로 찾아가 S에게 "빨리 해결을 해라. 교섭을 안 볼 거냐."라고 소리치며 압박하고, 피고인 D은 2021. 7. 초순경 위 피해 회사 사무실로 다시 찾아가 S에게 "빨리 교섭을 보자."라고 요구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S을 수차례 찾아가고, 위 현장 인근에서 집회 · 시위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 회사를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 회사로부터 2021. 9. 16.경 G노동조합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복지비 명목 400,000원을 이체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1. 12. 30.경까지 복지비 및 전임비 명목 합계11,828,000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공동하여 피해 회사를 협박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11,828,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위 피고인이 근로자로서 피해 회사에 채용을 요구한 행위를 두고 공동공갈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금품 수수에 공모하였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피해 회사의 사정으로 피고인의 팀원들이 채용되지 못하게 되자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 대신 2021. 8.경부터 충북 진천에 있는 다른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이었던 S은 N단체 조합원들이 현장에 투입되어 F단체 조합원들을 채용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자 피고인은 피고인의 팀원들이 사람들이 괜찮고 일을 잘하므로 채용해달라고 여러 번 찾아와서 이야기하였고 다른 조합원들과 달리 피고인은 특별하게 대 놓고 협박한 적은 없고 원만하게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증언하였다.
C 역시 피고인은 근로자 채용 대신 피해 회사로부터 금품을 받으려는 D에게 '사람을 써 줘라. 왜 단협으로만 정리하시려고 하냐'며 항의한 사실이 있고, 공소사실과 같이 노조원 투입 없이 복지비 및 전임비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받는 행위에 가담하였다거나 금전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근로자의 채용을 요구하였다가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이 사건 공사현장을 떠났을 뿐, 채용을 하지 아니하는 반대급부로 금품을 요구하였다거나 상피고인들이 지급받은 금품을 나누어 갖는 행위에 가담한 바 없다.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달리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앙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앙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이 변경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 C, D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D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현근(재판장) 이보라 이정준
각주1) M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B의 이름을 AU이라 잘못 알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