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산업통상자원부 E사무소장의 안전명령에 따라 2021. 1.경 D공사가 자체적으로 'F광업소 안전관리개선 계획'(이하 "안전관리개선계획"이라 한다)을 마련하였음에도, 그 후 실제 '안전관리개선계획'에서 정한 개선계획대로 '채탄 및 출수관리'가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점검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② 수 2C 1Sub 좌연층(수 2C 1Sub 좌연층을 따라 개설된 갱도를 이하 '이 사건 좌연층 갱도'라 한다)에서 채탄작업을 함에 있어서, '안전관리개선계획'에 반하여 분연층 설치 없이 과도한 채탄작업(장공발파에 의한 붕락식 채탄)이 이루어졌고, 채탄에 따른 갱도 붕락으로 인하여 갱도의 출수관리능력의 상실을 초래하여 결국 이 사건 죽탄돌출의 재해가 발생한 사실, ③ 2021. 1.경 '출수·죽탄 징후 발생 즉각 조치 매뉴얼'이 마련되었음에도, 위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제대로 행해지는지에 대한 아무런 점검도 이루어진 바 없는 사실, ④ 생산부장 겸 안전관리부장인 피해자 망 G는 부하 직원인 안전계원으로부터 '죽탄 징후'를 보고받고도 위 매뉴얼에 따른 '안전감독관에게의 보고', '선대피 후관망 후 보안조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바로 현장 조사를 위하여 출수 현장으로 갔다가 밀려드는 죽탄에 매몰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 ⑤ 안전감독자인 피고인 B, 안전감독계원인 피고인 C은 위 ②항과 같이 이루어지는 '이 사건 좌연층채탄작업'에 관하여 그 채탄방법의 위험성 및 난굴 해당 여부를 조사한 적이 없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 C이 위와 같은 조사의무를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한 적이 없는 사실이 각 증명된다.
그렇다면, 피고인 A은 위 ①, ③, ⑤항의 안전보건 확보(점검 및 개선조치)의무를, 피고인 B, C은 위 ⑤항의 광산안전법상의 조사의무를 각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위 ②항과 같이 죽탄돌출을 초래하는 채탄방식이 방치되고, 위 ④항과 같이 피해자가 매뉴얼에 따른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의 '유해·위험요인 점검 및 개선조치 의무' 위반 여부
분연층을 개설하여 채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채탄량 증대를 위한 채굴방식일 뿐 출수관리를 위한 안전대책이 아니고, '안전관리개선계획'<1> 중 '-75ML 각 중단(Sub) 분연별 적정 채탄량' 부분은 분연층을 개설한 경우의 채탄방법·채탄량을 정한 것일 뿐 반드시 분연층을 개설하여 채탄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A이 '분연층을 개설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 '출수 관련 위험성 감소를 위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안전경영위원회의 개최, 위험성평가절차서의 제정, H대학교에 연구용역 발주, 정기 위험성평가 계획의 수립, 안전보건활동 이행성과 평가, 출수 관리 및 출수 관련 안전을 위한 시설과 업무절차 개선, 시간대별 출수량 측정 및 이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에의 보고 등 D공사가 취한 일련의 안전보건 조치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반기 1회 이상 유해·위험요인 개선 업무절차 점검 의
무를 불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 A의 '매뉴얼에 따른 조치 점검 및 개선 의무' 위반 여부
D공사가 '재난유형별 대응절차', '출수·죽탄 징후 발생 즉각 조치 매뉴얼', '작업중지요청 지첨서', '사고조사 및 처리 지침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가이드 및 점검표'를 각 마련하고, 그에 따른 점검 및 재난 대처 훈련을 시행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반기 1회 이상 '출수·죽탄 징후 발생 즉각 조치 매뉴얼'에 따른 조치 점검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 A의 '광산안전법에 따른 의무이행 점검 및 조치 의무' 위반 여부① 분연층을 개설하지 않고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서 채탄작업을 한 것이 난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D공사는 이 사건 광업소에 안전관리자, 안전감독자, 안전감독계원을 각 선임한 점, ③ D공사는 2022. 6. 30. 및 2022. 12. 23. 각 광산안전법 시행령 제4조에 정한 광업권자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를 점검한 점, ④ D공사는 매월 자체점검반을 구성하여 채광, 기계, 전기 등의 분야별 점검을 실시하여 왔고, 안전에 소홀할 우려가 있거나 위험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특별점검도 실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난굴 여부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하여야 할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 B, C의 '채굴방법 검토 및 난굴 여부 조사 의무'<2> 위반 여부 및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의 성립 여부
앞에서 보았듯이 분연층 개설은 채탄증대를 위한 채굴방법일 뿐이고, 출수관
리를 위한 안전대책이라고 볼 수 없는바, ① 분연층의 개설이 불가능하여 분연층을 개설하지 않고 연층 갱도에서 채탄작업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것이 난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피고인들은 안전에 관련된 사항을 점검하고 난굴이 우려되는 경우가 발견되면 작업을 중지시키는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 점<3>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B, C이 광산안전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정한 안전감독자, 안전감독계원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민간합동재해조사결과'<4>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서의 과도한 채탄이 상반 파괴 및 출수 증가, 배수 불량을 초래하여 죽탄 발생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히기는 하였으나, ① 앞서 보았듯이 분연층 개설은 채탄증대를 위한 채굴방법일 뿐 출수관리를 위한 안전대책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②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 사건 좌연층 갱도를 직접 임장하여 조사하지 못하고 제시된 자료에 따라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전문가들은 일치하여 이 사건좌연층 갱도에서의 채탄작업이 이 사건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면서도, 죽탄 형성의 구체적 원인이나 형성 지점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달리하면서 추정할 뿐인 점, ④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서 과도한 채탄이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증거나 근거가 부족한 점, ⑤ H대학교 교수로서 이 사건 광업소의 출수 관리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수행한 적이 있고 이 사건 사고 후 민간합동재해조사팀에도 참가한 I 교수는 '탄광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배수량, 물의 색깔이나 온도 등만으로 출수 사고가 일어날 지를 예상할 수 있을 뿐, 탄광 부근의 어느 곳에서 죽탄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⑥ 2022. 8. 26.경부터 이 사건 사고일인 2022. 9.
16.까지 이 사건 좌연층 갱도 부근에 설치된 V-노치를 통하여 측정된 출수량 등에는죽탄 징후로 보이는 특이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 ⑦ 이 사건 발생 직전 작업자들은 매뉴얼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상태였고, 생산부장이자 안전관리부장인 피해자가 죽탄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 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 C이 안전감독직원으로서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이 사건 죽탄돌출로 인한 사망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사가 항소이유서에서 한 주장들은 그 증명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 관련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검사 주장의 요지
분연층을 개설할 수 없는 이 사건 좌연층에서 좌연층 갱도 끝에서부터 입구까지 후퇴식 장공발파 방식으로 채탄작업을 한 것은 '안전관리개선계획'에 반하는 작업이고, 출수·죽탄 재해의 위험성을 높이는 난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의 적절성이나 난굴 여부에 대한 아무런 검토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피고인 A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약칭한다)에 정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피고인 B, C은 광산안전법 및 그 시행규칙에 정한 '정기적으로 채광 방법을 검토하여 난굴 여부를 조사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나아가 결국 위와 같은 채탄으로 인하여 이 사건 좌연층 갱도의 출수관리 능력이 상실되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죽탄돌출의 사고가 발생하였으니, 피고인 A은 중대재해법 위반(산업재해치사)의 죄책을, 피고인 B, C은 업무상과실치사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이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① 이 사건 좌연층에서 이루어진 채탄작업이 '안전관리개선계획'에 반하는 것이고, 출수·죽탄 재해의 위험성을높이는 난굴에 해당한다는 점, ② 피고인들이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의 적절성이나난굴 여부에 대한 검토·조사의무 및 그 의무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각 위반하였다는 점, ③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이 이 사건 죽탄돌출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 각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안전관리개선계획'에 반하는지 여부
'안전관리개선계획' 중 '-75ML 각 중단(Sub) 분연별 적정 채탄량' 부분에 따르면, -75ML 채탄작업장에서 작업함에 있어 1Sub의 경우 분연층의 끝 부분(탄맥의 하반쪽)에서 1단계 채탄만 하도록 제한하고, 그 하부의 2, 3Sub의 경우는 종전과 같이 3단계 채탄방식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1Sub의 경우 분연층 끝 부분 1단계 채탄으로 제한함으로써 상부의 0ML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과다한 채탄으로 인한 탄맥 상반 암석층의 균열 등을 방지하여 상반암으로부터의 지하수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런데 위 개선계획은 분연층을 설치하여 분연층에서 채탄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고(통상의 경우는 분연층을 설치할 수 있을 정도의 탄폭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탄맥 폭이 좁아 분연층의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까지를 상정한 내용은 아니다. 따라서 분연층의 설치가 불가능하여 연층 갱도 내에서 채탄작업을 하는 것이 출수관리 측면에서 위험한 것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이에 관하여는 뒤에서 본다), '안전관리개선계획'에 배치되는 채탄작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안전관리개선계획'의 취지에 부합하는 채탄작업의 수행
이 사건 좌연층에서의 채탄작업은 생산부장 겸 안전관리부장인 피해자가 결정한 것인데, 피해자는 '안전관리개선계획'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이 사건 좌연층 갱도 끝 부분에 설치한 분연층 2개(좌연층의 끝부분은 분연층을 개설할 수 있을 정도의 탄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에서는 각 분연층의 하반 쪽에서 1단계 채탄작업을 하고, 그 지점 이후 탄폭이 좁아 분연층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서는 좌연층갱도의 입구까지 후퇴하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좌연층 갱도의 하반 쪽에서 순차로 1단계씩의 채탄작업(좌연층 갱도 전체 기준 6단계 채탄)을 계획하고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좌연층의 채탄량을 보더라도 그 상부의 0ML의 좌연층 채탄량과 비교하여 볼 때 약 13% 수준이다<5>.
난굴 여부 및 이에 대한 검토·조사 의무의 존부
F광업소에서 생산공정계획은 채굴(채준 및 채탄)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과 오랜현장 경험을 지닌 생산부장이 수립하고 소장에게 보고하여 최종 결정이 이루어지는데, 대부분 생산부장이 결정한 방향으로 계획이 정해진다. 생산부장인 피해자는 탄폭이 좁
아 분연층의 설치가 불가능하더라도 이 사건 좌연층에서 채탄을 하지 않을 경우 채탄을 통한 출수유도가 안됨으로써 상부갱도에 물이 고일 수 있어 오히려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출수량을 철저히 체크하는 등 출수관리를 하면서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서 채탄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고, 안전감독부장인 피고인 B은 이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서 다만 출수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좌연층의 채탄 경위, 채탄 자체가 출수유도의 기능을 하는 것은 사실로 보이는 점(원심 증인 I의 증언), 채굴 과정에서 당초 예정한 채굴 계획(좌·우연층 각 10개의 분연 개설<6>)과 다른 이례적인 상황에 부딪힌 경우 채굴에 관하여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생산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생산부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 부주의한처사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안전감독자·안전감독계원인 피고인 B, C은 이 사건 좌연층 작업현장에서 출수관리를 철저히 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죽탄돌출 사고 전날까지 출수 · 죽탄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던 점<7>, 아래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좌연층의 채탄방식이나 채탄량이 출수 위험을 증가시켰다거나 이 사건 죽탄돌출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좌연층 채굴이 난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 관련하여 난굴 여부 검토·조사의무 및 그 의무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조치 의무가 있었다거나 피고인들이 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과 죽탄돌출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존부
분연층이나 연층 갱도나 공히 장공발파에 의한 상부 암반의 붕락 시 대수층의 물이 떨어지는 것을 배수로를 통하여 출수유도하는 것이므로, 연층 갱도에서 채탄작업
을 하더라도 갱도 내 배수로가 잘 유지된다면 분연층에서의 채탄과 비교하여 연층 갱도에서의 채탄이 출수관리에 더 위험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원심증인 I, J, K의 증언). 이 사건 좌연층 채탄작업에 관하여 보면, 채탄 후 계속 수관을 청소해가면서 나오는 방법으로 갱도 내의 배수로를 유지하면서 채탄을 한 것으로 보이고, 채탄(붕락)으로 인하여 배수로가 효용을 발하지 못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죽탄 발생의 주된 원인은 채탄으로 인한 공동의 형성과 형성된 공동으로의 물고임 현상 때문인데, 작업자들로서는 공동 형성이나 물고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과다한 채탄을 삼가고 배수가 잘 되도록 하는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뿐이고, 공동이 어디에 형성되었는지 물고임이 얼마나 생겼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다만 출수량 변화, 출수의 온도, 출수의 색깔(석탄 섞임) 등 출수 상태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좌연층 갱도의 경우 갱도 내 배수가 원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채탄 내내 사고 바로 전날까지 출수량, 출수 상태에 특이한 이상 징후가 없었고, 습탄이나 낙수도 발견되지 않는 등 전조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좌연층에서의 채탄량이 합리적인 수준을 넘을 정도로 과다하였다고 인정할 만 한 근거나 자료도 없다(이 사건 좌연층의 생산량 4,882톤은 우연층의 생산량 4,214톤보다 많기는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그 상부의 0ML 좌연층 생산량의 13% 수준이다).
이 사건 죽탄돌출 사고에 관한 전문가들의 검토의견<8>은 구체적인 현장조사나 실태조사 없이,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서 채탄작업 중 이 사건 죽탄돌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 2020년경 그 상부 작업장인 0ML 작업장에서 대규모 죽탄돌출이 있었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죽탄 형성의 일반적 원리에 따라 추정한 것일 뿐이어서, 위 검토의견만
으로 이 사건 좌연층 갱도에서의 채탄이 출수 위험을 증대시키는 위험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그것이 이 사건 죽탄돌출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출수·죽탄 징후 발생 즉각 조치 매뉴얼' 관련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검사 주장의 요지
'출수·죽탄 징후 발생 즉각 조치 매뉴얼'이 마련된 후 위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제대로 행해지는지에 대한 아무런 점검도 이루어진 바 없고, 피해자 망 G는 매뉴얼에 따른 '안전감독관에게의 보고', '선 대피 후 관망'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바로 현장 조사를 위하여 출수 현장으로 갔다가 밀려드는 죽탄에 매몰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니, 피고인 A은 중대산업재해를 대비한 매뉴얼에 따른 조치 점검 의무 위반으로 인한 중대산업재해법 위반(산업재해치사)의 죄책을 져야 한다.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이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① '출수·죽탄 징후 발생즉각 조치 매뉴얼'에 따른 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이 없었다는 점, ② 피해자가 출수 현장으로 간 것이 위 매뉴얼 위반이라는 점이 각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D공사는 2022. 6. 21. -75ML 수1C 바닥 좌연층 95분연 캐빙 작업장 죽탄 돌출의 상황을 가정한 세부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출수 대비 훈련을 하였다.<9> '출수·죽탄 징후 발생 즉각 조치 매뉴얼'은 ① 출수, 죽탄 발생 징후 파악, ② 징후 발생 시 대
처방안, ③ 캐빙작업장 관리방안, ④ 출수재해 예방조치, ⑤ 출수개소 작업 시 유의사항 ⑥ 출수예방 안전수칙으로 구성되어 있는바, 사전 예방조치인 ①, ③, ④, ⑥에 관하여는 꾸준한 교육과 감독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대처 방안인 ②, ⑤에 관해서는 출수 대비 훈련, 2022년 상반기 중대재해처벌법 이행 가이드 및 점검 등에서 점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좌연층 갱도 채굴을 시작한 후 사고 전날까지 출수량의 변동, 습탄, 낙수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던 사실, 이 사건 좌연층 갱도 채굴 시 생산부장 겸 안전관리부장인 피해자는 출수를 예민하게 관찰하며 안전관리계원에게 '물만 보이면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것'을 지시하여 왔던 사실, 안전관리계원은 사고 당일 작업에 앞서 현장을 순회하던 중 이 사건 좌연층 갱도 천반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바로 작업자들을 대피시킨 후 생산과장에게 보고하고, 생산과장은 생산부장에게 보고한 사실, 생산부장인 피해자는 안전감독부장(피고인 B)에게 보고하기에 앞서 정확한 출수·죽탄 징후를 파악하기 위해 안전관리계원 등 3인과 함께 작업현장으로 간 사실, 피해자가 1Sub 끝 지점에서 이 사건 좌연층 갱도로 좌회전 진입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죽탄이 밀려왔고, 안전관리계원 등 3인은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3~5m 선두에서 진입하던 피해자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탄에 매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출수 위험 및 출수·죽탄 징후 시의 매뉴얼을 인지하고 부하직원이나 작업자들에게 그에 따른 행동요령을 주지시킨 것으로 보이고, 다만 그 동안의 작업과정은 물론 전날까지도 이상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출수·죽탄 징후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하여 작업현장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
결과론적으로 볼 때 '선대피 후관망' 했으면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선대피 후관망'의 전제인 출수·죽탄 징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간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위가 매뉴얼 위반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근영(재판장) 우관제 허일승
각주1) 증거목록 197번
각주2) 광산안전법 시행규칙 제24조 제1항 제2호, 제2항
각주3) 피고인들 제출의 증 제36호
각주4) 증거목록 84번
각주5) 증거기록 269번
각주6) 증거기록 197번
각주7) 증거기록 273번, 274번
각주8) 증거기록 84번
각주9) 증거기록 203번, 18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