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내용
판정사항: 사용자는 직무순환규정에 일반직군과 달리 ‘연구직은 본인의 희망 및 수행연구과제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핵심 인적 자원인 연구직의 인사이동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근로자는 입사 이후 30여 년간 중앙연구소의 연구원으로만 근무하여 온 점, 연구원으로서의 성과 평가가 저조할 경우 연구원 외의 보직으로 인사이동이 가능하다는 근거 조항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점, 근로자와 같이 연구 부서에서 지원 부서로의 발령 사례는 흔하지 않고 더욱이 근로자와 동일한 사유로 인사 이동된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 점, 근로자는 전보 직전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새로운 연구과제에 착수한 상태였던 점, 근로자의 희망퇴직 거부가 전보와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근로자는 전보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재고관리 업무만을 맡게 되었고, 전임자는 연구지원팀에서 총무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인원 선택의 합리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므로 전보는 부당하다. 따라서 생활상 불이익 및 협의 절차 여부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판정요지: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
사례 3
[2024. 9. 23. 판정 / 초심: 인정, 재심: 초심유지]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보는 부당하다고 판정한 사례
1. 당사자 개요
가. 근로자
김○○(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1991. 1. 1. ○○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중앙 연구소(이하 ‘중앙연구소’라 한다)에서 라텍스 연구랩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24. 1. 22. 자로 부당하게 전보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나. 사용자
○○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용자’ 또는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1970년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300명을 사용하여 합성 고무, 합성수지, 정밀화학, 나노탄소, 에너지, 건자재를 아우르는 제품의 제조, 생산, 판매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2. 당사자 주장 요지
가. 근로자
이 사건 전보는 이 사건 근로자가 이 사건 사용자의 희망퇴직 권고를 거부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반면, 생활상 불이익이 과다하고 신의칙상 협의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전보이므로 부당하다.
나. 사용자
이 사건 전보는 이 사건 근로자의 연구 능력 부족 등을 사유로 이루어진 것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고, 전보 전후 임금 및 기타 근무조건이 동일하여 생활상 불이익이 크지 않으며 사전에 이 사건 근로자와 의견 교환 절차를 거쳤으므로 정당하다.
3. 판정 주요 내용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첫째,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 여부, 둘째, 전보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 여부, 셋째,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여부이다.
가. 사용자 주장
이 사건 전보는 이 사건 근로자의 저조한 연구성과 및 과제책임자로서의 역량 부족을 이유로 이루어진 것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며, 이 사건 근로자의 희망퇴직 거부와는 무관하다.
나. 관련 법리
1) 업무상의 필요성은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할 것이 아니라 노동력의 적정 배치로 인한 업무의 능률증진, 근로자의 능력 개발과 근로의욕의 고양 등 기업의 합리적 운영에 기여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에는 물질적·시간적 요소 등이 고려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며, 신의칙위반 여부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설득하기 위하여 한 노력 여하 및 그 정도, 배치 전환의 방법,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 될 것인데, 이러한 업무상의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 그리고 신의칙위반은 그 내용과 정도에 따라 상대적 관점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두16772 판결).
2)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력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한다(대 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판결).
다. 구체적 판단
위 법원의 판단 법리와 위 ‘4. 인정사실’의 내용 및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다.
1) 이 사건 사용자의 직무순환규정 제3조 (적용 범위)제2항은 ‘연구직의 경우 본인의 희망 및 수행연구과제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토록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일반직 직군이더라도 관리직, 영업직, 기술 관리직, 생산관리직과 필수 보직기간, 직무 순환 기준, 순환 우선대상자, 시기 등을 동일하게 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사건 회사의 본사나 공장과 달리 이 사건 근로자가 소속된 중앙연구소는 무보직 직원 없이 모두 연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수석연구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바, 이 사건 사용자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회사의 핵심 인적 자원인 연구직의 인사이동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 사건 사용자의 기조 하에 이 사건 근로자는 1991년 1월에 입사한 이후 2024년 1월 발령 전까지 약 33년간 줄곧 연구원으로만 근무하여 왔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용자는 2024. 1.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최근 5년간 저평가자 및 과제책임자로서의 역량 부족’을 이유로 이 사건 전보를 시행하였는데, 직무순환규정 제3조(적용 범위)제2항에서 정하는 바와 달리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의 희망 및 수행연구과제 등을 고려한 사정은 확인되는 바가 없다. 또한, ① 연구원으로서의 인사평가 결과가 저조할 경우 재교육, 징계 등의 조치뿐만 아니라 연구원 외의 보직으로 인사이동이 가능하다는 근거 조항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전보와 같이 중앙연구
소 연구원에서 지원 부서로 인사 이동된 사례 9건을 제출하였으나, 사례 중 이 사건 근로자와 동일한 사유로 인사 이동된 경우는 존재하지 않고 지원 부서 중에서도 연구기획팀이 아닌 연구지원팀으로의 전보는 지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당시 이 사건 근로자는 2023. 11.부터 이 사건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새로운 연구과제에 착수한 직후였고, 착수 전후 저성과자에 대한 전보의 가능성이 고지된 적이 없는 점, ④ 이 사건 사용자는 2023. 12.부터 이 사건 근로자에게 여러 차례 희망퇴직을 권유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는 희망퇴직을 거절하였던 점, ⑤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뿐 아니라 인사평가 결과가 낮은 다른 연구직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연구직 외 다른 보직으로 전보하여 노동력의 적정 배치를 꾀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의 사유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전보가 희망퇴직 거부에 따른 보복 조치라고 주장하고,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전보가 이 사건 근로자의 희망퇴직 거부와는 관련이 없고 이미 이 사건 전보가 예정되어 있던 이 사건 근로자에게 희망퇴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협의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는 2023. 11.부터 새로운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었으나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희망퇴직을 권유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3. 12. 11. 이고 이 사건 근로자에게 이 사건 전보의 가능성이 고지된 시점은 2024. 1. 10.이다.또한 이 사건 사용자의 연구소장은 ‘어떻게 회사 다니려고 그래’라며 이 사건 전보 직전까지 이 사건 근로자와 여러 차례 면담을 통해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을 뿐 이 사건 전보 공고일인 2024. 1. 19.까지 전보의 필요성이나 이 사건 근로자의 희망 직무, 이 사건 전보 후 담당하게 될 재고관리 업무에 대하여 협의한 사실이 없는바, 이 사건 근로자의 희망퇴직 거부가 이 사건 전보와 전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연구지원팀에서 부품 재고관리 업무에 투입되었다.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가 연구 경험과 부품에 대한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전보 이후 한동안 업무를 부여 받지 못하다가 한 달이 지나서야 재고관리 업무만을 맡게 된 점, 이 사건 전보 이전에 재고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전임자는 연구지원팀에서 총무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었고, 이 사건 근로자의 원직 복직 이후 전임자가 다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근로자가 연구지원팀으로 전보되어 재고관리 업무를 수행했어야 할 긴급성이나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지 않는 점, 33년간 연구원으로만 근무해 온 이 사건 근로자가 단순한 창고 재고관리를 통하여 근무 의욕이 고취되거나 근로자의 능력 개발, 업무 능률 증진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인원 선택의 합리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사용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5)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가 타 연구원들과 협업하는 역량이 부족하였고 동료 과제 수행자의 평가가 저조하였기에 독립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한 연구지원팀으로의 전보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출된 진술서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의 전보 필요성이 대두될 정도로 조직 내 질서가 훼손되거나 업무 수행에 갈등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근로자 역시 동료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뒷받침하는 참고인들의 진술서를 다수 제출 하였던바 이 사건 사용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6)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다고 판단되고, 더 나아가 이 사건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 여부 및 성실한 협의 절차 준수 여부에 대하여는 살펴볼 필요가 없다.
라. 소결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
출처: 중앙노동위원회 주요판정사례 · 수집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