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판정사례

중앙노동위원회 1994. 4. 25. 판정 1994부해47

판정요지

신청인은 피신청인에 대한 '감봉 3개월'의 징계조치는 부실대출에 대한 문책이고, 대기발령은 직무태만 및 감독능력 부족에 따른 인사권의 행사이며, 징계와 대기발령은 성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병과할 수 있으므로 대기기간 만료에 의한 당연면직은 회사 복무규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행한 징계는 그 시기가 1993.10.6이고, 이 건 초심 구제신청은 1994.1.21이므로 노동조합법 제40조 제2항에 정한 제척기간이 경과되어 판단하지 않기로 하고, 대기발령에 의한 당연면직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정한 해고에 해당되므로, 이에 대한 구제신청으로 보아 대기발령과 그에 따른 당연면직의 정당성에 대한 다툼을 검토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한 해고란 그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해고에 해당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 바,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이다(1993.10.26, 대법 92다 54210).

1.

대기발령에 대하여

대기발령이란 징계심의 계류중인 자, 기구개편으로 보직처가 없는 경우,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 등에게 발하는 인사권의 행사라 할 수 있으나, 대기발령처분을 받은 자는 어떠한 직무에도 종사하지 못하고 직책수당, 초과근로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아 감봉처분의 효과를 가져오며, 나아가 대기기간 만료로 당연면직처분을 받을 가능성까지 있으므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이라 할 수 있다(1992.7.28, 대법 91 다 30729).

따라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인 대기발령을 징계와 구분하여 대상자의 진술권보장 등 일련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은, 대기발령 사유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대기발령의 정당성이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대기발령은 직권면직이나 징계 등 최종적인 처분을 하기 전의 잠정적 조치라는 점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기발령은 해고에 이를 정도로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어야만 정당화 되는 것이 아니고, 해당 근로자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직위를 부여할 수 없다는 객관적 사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대기발령기간 만료에 의한 당연면직의 정당성에 대하여

대기발령기간 만료에 의한 당연면직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첫째, 대기발령 자체가 정당하여야 한다는 필요조건외에 둘째, 대기발령시 또는 대기기간 동안 해당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확정되어야 한다.

가.

취업규칙에 대기발령의 요건과 대기발령기간 만료시까지 복직의 명이 없을 때 당연면직된다고 규정했을 경우, 당연면직은 대기발령일로부터 일정기간내에 복직의 명을 받지 못했음을 조건으로 하여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서 대기발령과 당연면직은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대기발령이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이루어졌다면, 대기발령기간 만료에 의한 당연면직은 정당한 이유없는 해고로서 무효이다.

나.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당연면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첫째, 대기발령시에 해당 근로자에게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귀책사유가 있어 일반해고 또는 징계해고의 요건에 해당되었거나, 둘째, 대기기간 만료시까지 정리해고의 요건이 소멸되지 않은 경우이거나, 셋째, 대기기간 만료시까지 구속 등의 이유로 근로제공 불가능 상태가 치유되지 않아서 앞으로도 계속하여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3.

본건 신청에 대하여 우리 위원회가 당사자의 주장 및 관련자료를 통하여 조사ㆍ심문한 바, 피신청인의 직무 수행능력이 부족하고 근무태도가 현저히 불량하다는 신청인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되어지지 않으며,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행한 대기발령은 부실대출에 대한 특별감사후에 취해진 조치로써 부실대출건이 없었더라도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신청인이 복무규정 제46조 제3호(직책감당능력이 없거나 근무태도가 현저히 불량한 자)를 근거로 피신청인을 대기발령한 것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부당한 대기발령을 근거로 한 당연면직 또한 그 정당성이 부인된다.

설령 신청인의 주장대로, 신청인의 피신청인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피신청인이 부실대출건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위 제1의 2 '가'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더이상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피신청인의 직책감당능력이 부족하고 근무태도가 불량했다고 볼 수 없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취했을 당시에 피신청인에게 해고에 이를 정도의 귀책사유는 없었다고 판단되므로 위 제2의 2 '나'에 정한 요건이 결여되어 피신청인에 대한 당연면직은 부당하다.

또한 신청인은 대기기간중 피신청인의 '근무태도 불량'을 주장하나, 대기기간중 근무지가 피신청인의 거주지인 전주가 아니고 서울본사 총무부였으므로 통상근무지에서와 동일한 정도의 근무태도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인 바, 대기기간중의 근무태도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불량하지 않았고, 3개월 대기기간 동안 4일정도 결근한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해고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신청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출처: 중앙노동위원회 주요판정사례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