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판결

광주고등법원 2002. 1. 24. 선고 2001노63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33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①

피해자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등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 또는 자재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각 사기의 점(판시 제1의 각 항, 제6의 각 항, 제8의 가 내지 러항, 제9의 나, 다항)에 관하여, 당시 주식회사 Q 및 유한회사 R을 운영하면서 여러 건의 관급공사를 시행하고 있었던 관계로 위 피해자들에게 하도급공사대금 또는 자재대금 명목으로 교부한 각 약속어음들을 그 지급기일에 결제하는 등으로 위 피해자들에게 약정 대금을 모두 지급해 줄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으나, 위 관급공사의 대금지급이 늦어지고 IMF 구제금융을 요하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등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위 Q 및 R에 부도가 발생하는 바람에 위 각 약속어음들을 결제하지 못하여 위 피해자들에게 약정 공사대금 또는 자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 피고인에게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각 공사대금 상당의 이익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② 피해자 대한민국에 대한 사기의 점(판시 제2항)에 관하여, 피해자대한민국 소속의 해군중앙경리단에게 판시 'S 시설공사'에 대한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을 요구하자 위 대금을 확보하지 못한 위 경리단이 스스로 피고인에게 금 10억원의 공사대금에 대한 채권양도양수확인서를 작성하여 주므로, 이를 담보로 하여 T로부터 금 10억원을 대출받아 사용한 후 위 경리단으로부터 판시 각 기성공사대금 합계 금 11억800만원을 지급받아 그 돈으로 위 대출금을 변제한 사실이 있을 뿐,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한 사실은 없으며, ③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판시 제3, 4항)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회사의 부도로 인하여 부득이 지급기일 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불하지 못한 것뿐이고, ④각 유가증권위조 및 위조유가증권행사의 점(판시 제5항)에 관하여, U 주식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공소외 V으로부터 총괄적인 위임을 받아 위 회사 명의로 각종 공사를 시행하여 왔는데, 그 과정에서 위 각 공사의 현장책임자들이 하도급업체들에게 약속어음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면서 그 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위 회사 명의의 배서를 해 준 사실이 있을 뿐, 피고인이 임의로 판시 각 약속어음들의 배서를 위조한 사실은 없으며, ⑤ 피해자 L, K, E에 대한 약속어음 차용 등에 의한 각 사기의 점(판시 제7의 각 항, 판시 제8의 머, 버, 서항, 제9의 가항)에 관하여, 위 피해자들로부터 수시로 약속어음을 빌려 사용하는 등으로 도움을 받아오던 중 피고인이 시행하던 관급공사의 대금지급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므로 위 피해자들에게 부탁하여 동인들로부터 판시 약속어음들을 빌려 사용하는 등으로 도움을 받은 사실이 있을 뿐,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약속어음을 편취하는 등의 범행을 저지른 사실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편취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나.

양형부당

초범으로서 건설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으나 개인적으로 재산을 착복하지는 않은 점, 범행후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징역 4년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해자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등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 또는 자재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각 사기의 점에 대하여

(1)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4. 8. 무렵 주식회사 Q을, 1996. 8. 무렵 유한회사 R을 각 섣립하여 이를 운영하여 왔는데(위 회사들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1997년 말 무렵에 이르러 차입금에 대한 이자지급 등의 부담이 늘어나고또 IMMF 구제금융을 요하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위 Q의 부채규모가 약 69억원에 이르는 등 회사 경영이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실, 당시 위 Q 소유의 재산으로는 목포시 W 소재 토지 및 지상건물을 포함하여 3필지의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이 있었으나 위 부동산들에는 그 시가 상당액을 피담보채권액으로 하는 담보가 설정되어 있었고, 그밖에 위 Q이나 R은 물론이고 피고인 개인 소유의 다른 재산은 없었던 사실, 피고인은 그동안 U 주식회사의 명의를 빌려 주로 관급공사를 수주한 다음 위 Q이 이를 일괄 하도급 받아 다시 재하도급 주는 방법으로 각종 공사를 시행하여 왔는데, 1997. 4. 15. 전남 영암군 X 소재 'Y시설공사'를, 1997. 11. 22. 목포시 Z 소재 'AA 신축공사'를, 1998. 12. 24. 인천 AB 소재 'AC 시설공사'를, 1999. 3.25. 서울 성북구 AD 소재 'AE고등학교 개축공사'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수주하여 시행한 사실, 위 각 공사는 관급공사로서 대부분의 경우 발주처에서 해당 하도급업체에게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직접 지불하는 형태로 공사대금을 결제하도록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각 공사를 시행하는 동안 하도급업체들 명의의 예금통장을 자신이 보관하고 있으면서 이를 통하여 발주처로부터 지급되는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받아 자신의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고 하도급업체들에 대하여는 주로 약속어음으로 공사대금을 결제하여 온 사실, 피고인은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1998. 4. 무렵 이후부터는 원심 판시와 같이 위 피해자들을 포함한 하도급업체들 및 건축자재공급업체들에 대한 공사대금을 대부분 지급기일을 7, 8개월 뒤로 한 위 Q과 R 발행의 약속어음으로 지급해 왔고, 그러던 중 2000. 3. 28. 무렵 위 Q에 부도가 발생한 사실(위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으로 교부된 약속어음들은 지급기일이 모두 2000. 3. 28. 이후의 날자로 되어 있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위 Q과 R의 경영 및 재산상태, 피고인과 위 피해자들 사이의 거래 이행과정, 위 각 약속어음 등의 교부과정, 부도 시기 및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에게 약속어음을 교부할 때에는 충분한 변제자력이 없었고 그 약속어음 등이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도 이를 교부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위 각 거래 당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J에 대한 사기의 점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9. 6. 16. 무렵 위 'AC 시설공사' 현장에서 사실은 당시 자금사정이 좋지않아 J으로부터 공사자재를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J에게 '흄관을 공급해 주면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그 지급기일 내에 이를 틀림없이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동인으로부터 그 무렵부터 2000. 1. 31. 무렵까지 사이에 합계 금 74,988,870원 상당의 흄관을 공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인바,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9. 6. 16. 무렵부터 피해자 J으로부터 흄관을 공급받아 오면서 1999. 10. 30.까지 사이에 공급받은 합계 금 60,082,451원 상당의흄관에 대하여는 각 공급시마다 J에게 그 대금 상당액의 약속어음을 교부하였고, 그 약속어음들이 지급기일에 모두 정상적으로 결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금60,082,451원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위 금 60,082,451원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피고인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안에서 이유 있다.

나.

피해자 대한민국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공사대금 명목으로 금 10억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피고인은, 해군중앙경리단과의 합의하에 판시 각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T에 대한 대출금 10억원을 변제하는데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경리단으로부터 지급받을 공사대금을 담보로 금 10억원을 대출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채 2000. 2. 1. 위 경리단으로부터 공사대금으로 금 11억 800만원을 지급받은 다음 그 중 금 9억원을 T에 개설된 공소외 AF 명의의 예금계좌에 입급해 두었다가 이를 회사의 채무변제에 충당하는 등으로 위 공사대금을 모두 자신의 회사를 위하여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각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나아가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데 따른 근로기준법위반행위를 정당화 할 수 있을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각 유가증권위조 및 위조유가증권행사의 점에 대하여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8. 12. 24. U 주식회사의 명의를 빌려 'AC 시설공사'를 수주한 다음 이를 위 Q에서 일괄 하도급받아 시행하면서 그 공사의 편의를 위하여 위 U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V에게 부탁하여 1999. 2. 22. 자신을 위 U의 형식상 공동대표이사로 등재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위 공사를 포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관급공사들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또는 위 Q의 형식상 대표이사인 AG이나 위 Q의 현장소장인 AH 등에게 지시하는 방법으로 판시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면서 V의 승낙을 받지 않은 채 위 약속어음의 이면 배서란에 위 U 대표이사 V 명의의 배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각 인정사실들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위 Q 및 R의 경영 및 재산상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면서 위 V 명의의 배서를 위조하여 이를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피해자 L, K, E에 대한 약속어음 차용 등에 의한 각 사기의 점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위 Q과 R의 경영 및 재산상태, 부도 시기와 그 경위 등에다가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과 위 피해자들의 관계, 이 사건 각 거래의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약속어음 등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인이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사실오인의 점에서 일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