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본소에 관하여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6,030,367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3. 31.부터 2015. 4.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항소 및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그 중 2/5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0. 4. 15.경부터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녹색 Whole grain의 대량생산과 가공유통'이라는 과제명으로, 원고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현금 및 현물을 지원하고,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원고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를 토대로 기술개발을 하는 내용의 연구개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10. 4. 16. 주식회사 지서산업(이하 '지서산업'이라고 한다)과, 별지 목록 순번 제1항 기재 기계(이하 '이 사건 제1 기계'라 한다)를 대금 65,500,000원에 2010. 5. 15.까지 납품하기로 하는 곡물건조 중형시험기 제작물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0. 5. 15. 지서산업으로부터 이 사건 제1 기계를 납품받았다.
그 후 이 사건 제1 기계의 대금을 정산하여 지서산업에게, 원고가 2010. 4. 28. 5,500,000원, 농가기술 보급을 위한 녹색 Whole grain의 산업화 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인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개발을 위탁받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0. 9. 30.부터 2011. 1. 17.까지 4회에 걸쳐 47,090,995원을 각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1. 4. 26. 피고(주식회사 B가 2012. 9. 11. 피고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이하에서는 상호의 변경과 관계없이 '피고'라 한다)와, 별지 목록 순번 제2항 기재 기계(이하 '이 사건 제2 기계'라 하고, 이 사건 제1, 2 각 기계를 합하여 '이 사건 각 기계'라 한다)를 대금 69,300,000원에 2011. 5. 20.까지로 제작하여 설치하기로 하되, 납품설치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을 1일당 계약금액의 1/1,000로 하는 알곡건조시스템 제작 및 설치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1. 5. 20.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제2 기계를 납품받아 시험 가동한 결과 곡물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결함을 발견하여 피고에게 수리를 요구하였는데, 당시 피고를 실제로 운영하던 C은 원고에게 피고가 중소기업청 지원개발사업으로 수행 중인 마이크로웨이브와 열풍을 이용한 농산물 건조장치 개발을 위한 벤치마킹의 목적으로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이 사건 제1 기계를 이 사건 제2 기계와 함께 보내주면 이 사건 제2 기계를 수리하여 원고가 필요로 하는 때에 모두 반환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원고는 이를 승낙하였다.
피고는 2011. 9. 16. E이 운영하는 'D'를 통하여 군산시 대야면 복교리에 있는 원고의 실험가공공장에 있던 이 사건 각 기계를 대전 대덕구에 있는 피고의 공장으로 운반하여 그 무렵부터 이 사건 각 기계를 피고의 공장에서 보관하였다.
피고는 2013. 3. 말경 G이 운영하는 고철·비철·철거전문 업체인 'F'에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133,952,063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9. 17.부터 2014. 6. 13.자 소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36,3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
제1심 판결 중 본소에 관하여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3. 31.부터 2014. 7. 1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
제1심 판결 중 본소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제1심 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반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
사건정보
광주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4나2612
판결선고
2015. 4. 23.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 12 내지 14, 19, 24, 26,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손해배상의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각 기계를 원고로부터 보관받아 가지고 있다가 원고의 동의나 승낙 없이 임의로 처분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각 기계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게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갑 제1호증(보관증)이 C에 의하여 위조된 것에 불과하여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고, C과 I이 작성한 각 진술서의 내용이나 제1심 증인 C의 증언은 신빙성이 없으므로, 결국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보관하였다거나 이를 처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사문서에 날인된 작성 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의하여 그 문서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59122판결 등 참조). 따라서 문서가 위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자는 그 인영이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날인된 것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41324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호증(보관증)의 피고란에 날인된 피고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문서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갑 제1호증(보관증)이 2012. 5.경 이후 C에 의하여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내세우는 사정이나 을 제3, 4, 21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 내지 11,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피고는 H이 2011. 12. 27.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는 점(반면 피고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는 H이 2011. 12. 14.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②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이전에 C, I, J이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던 점, ③ H은 2011. 12. 9. C과 피고를 공동책임 하에 경영하기로 하되 대내외적으로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임무를 수행하기로 약정한 점, ④ C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H을 근로기준법위반의 혐의로 신고하였는데,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12. 11. 28. C에게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 C이 피고를 실질적으로 경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H과 함께 피고를 공동 경영하여 업무내용에 변동이 없다고 보여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 할 수 없어 내사 종결하였다는 처리결과를 통지한 점, ⑤ C은 원고의 요청으로 위 문서를 작성하여 피고의 인감도장을 직접 날인한 점, ⑥ C이 2012. 5.경 이후 피고의 인감도장을 날인하거나 컴퓨터에 보관된 피고의 인영을 인쇄하여 위 문서를 작성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단순한 추측이나 개연성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피고가 제출하지도 못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C이 2012. 5.경 이후 위 문서를 위조하였다고 곧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C과 I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2 기계의 하자보수를 요청받았고, 그 과정에서 벤치마킹할 목적으로 원고에게 부탁하여 이 사건 각 기계를 피고의 공장과 주차장으로 옮겨 보관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제1심 증인 C의 증언도 마찬가지이다), I은 피고가 F을 운영하는 G에게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러한 C과 I 작성의 각 진술서의 내용이나 제1심 증인 C의 증언은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C과 I이 직접 경험하지 아니하였으면 알 수 없는 구체적인 사정까지 기재되어 있다고 보여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② C과 I은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이전에 이미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제2 기계를 제작하여 납품하거나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2 기계에 발생한 하자의 보수를 요청받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특히 피고는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제2 기계에 발생한 하자보수의무도 있다 할 것인 점, ③ 'D'를 운영하는 E은 원고의 실험가공공장에 설치된 이 사건 각 기계를 피고의 공장으로 직접 운반하고 피고로부터 운반비 명목으로 935,000원을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장비운송 확인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러한 E 작성의 장비운송 확인서의 내용은 C과 I이 작성한 각 진술서의 내용과도 일치하는 점[이에 대하여 피고는, E이 ㈜에어패스 광주 등 5곳에 각 환기유니트를 납품하여 피고로부터 운송비 935,000원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을 제1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④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H이 C, I을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를 하였다는 사정을 참작하여 보아도, 그와 같은 사정이 C과 I이 작성한 각 진술서의 내용이나 제1심 증인 C의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하는 합리적인 이유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C과 I이 자신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불리한 허위의 내용을 진술할 이유나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C과 I이 작성한 각 진술서(갑 제6, 14, 19호증)의 내용이나 제 1심 증인 C의 증언은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제1 기계가 원고의 소유가 아닌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소유이므로 피고가 이를 처분하였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서산업과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제1 기계에 관한 곡물건조 중형시험기 제작물공급계약 제5조에 의하면 "이 사건 제1 기계는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서산업에게 대금 지급을 완불할 때까지 지서산업의 소유로 하고, 그 대금을 완불한 후에는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소유로 한다."고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나, 다른 한편으로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녹색 Whole grain의 대량생산과 가공유통 과제의 주관기관이고,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연구기관이며, 원고는 참여기관인데, 녹색 Whole grain 생산 기계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사건 제1 기계의 제작과 설치를 위하여 원고가 제작비를,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재료비를 각 부담하였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K과 함께 2010. 6. 15.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L)에게 이 사건 제1 기계를 검수하고 원고가 인수자 및 소유자로서 이를 인수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③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10. 8. 15. 원고와 재료비를 전주대학교가, 제작비를 원고가 각 부담하여 이 사건 제1 기계를 원고의 사업장에 설치하여 소유권을 인도하였음을 확인한다는 현물지급 확인서를 작성한 점, ④ 이 사건 제1 기계에 관한 곡물건조 중형시험기 제작물공급계약 제5조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내부적으로 대금의 지급 완료 후에도 이 사건 제1 기계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약정할 수도 있는 점, ⑤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제1 기계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제1 기계를 보관하도록 하였던 만큼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제1 기계를 임의로 처분한 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여전히 부담한다고 할 것인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제1 기계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소유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는, H이 2011. 12. 14.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그 당시 피고의 공장 내에 이 사건 각 기계가 보관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가 이 사건 소가 제기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각 기계 처분에 따른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의 대표이사인 H 개인이 아닌 법인인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소송이므로, H이 이 사건 각 기계의 보관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보관하던 이 사건 각 기계를 임의로 처분하여 원고에게 피해를 야기한 이상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기계 매각에 관한 손해 부분
손해배상액의 산정 시점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인수하여 간 2011. 9. 16.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이 산정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각 기계에 대한 현실적인 손해배상액은 이 사건 제1 기계에 대하여는 정액법과 정률법에 의한 잔존 가치 평균인 31,549,346원[= (정액법에 의한 잔존 가치 38,566,729원 + 정률법에 의한 잔존 가치 24,531,964원) / 2]이고, 이 사건 제2 기계에 대하여는 감가상각이 고려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 66,000,000원 상당액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액은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며,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시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1828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보관하다가 임의로 처분하여 원고로 하여금 그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불법행위시인 이 사건 각 기계의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보관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어 그 보관당시를 기준으로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액의 산정방법
타인 소유의 물건을 처분하여 그 소유권 등의 권리를 상실하게 하는 불법행위가 있는 경우, 그 손해액은 물건의 불법행위 당시의 교환가격에 의하여 산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다34426판결 등 참조), 물건의 교환가격은 원칙적으로 그것과 동일한 물품의 품종, 규격, 연식, 같은 정도의 사용상태 등의 물품을 중고시장에서 취득할 때 필요한 가액으로 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거나 시장가격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과세상 감가상각의 기준인 정액법이나 정률법 등이 사용될 수도 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다77917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가 원고의 동의나 승낙 없이 임의로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하여 원고로 하여금 그 권리를 상실하게 하는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가 입게 된 손해액을 이 사건 각 기계의 처분행위 당시 교환가격으로 산정하여야 하는 이 사건에서, ① 이 사건 각 기계의 중고시장가격이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교환가격이 적정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사례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는 점, ② 원고와 피고는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여러 가지 평가방법 중 과세상 감가상각비를 고려한 정액법이나 정률법에 따라 이 사건 각 기계의 교환가격을 산정하는데 별다른 이의가 없다고 보이는 점, ③「법인세법 시행령」제26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1호는 건축물 외의 유형고정자산에 대하여 감가상각자산의 취득가액에 당해 자신의 내용연수에 따른 상각률을 곱하여 계산한 각 사업연도의 상각범위액이 매년 균등하게 되는 상각방법인정액법에 의하여 감가상각범위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④「법인세법 시행령」제28조 제1항 제1호,「법인세법 시행규칙」제15조 제2항 [별표 2]는 시험연구용자산인 기계장치의 내용연수를 5년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한 당시인 2013. 3. 말경 이 사건 각 기계의 기준내용연수를 5년으로 하여 정액법에 의하여 감가상각한 금액을 고려하여 그 교환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법인세법 시행령」제26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건축물 외의 유형고정자산에 대한 상각방법인 정률법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기계의 교환가격이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법인세법 시행령」제26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건축물 외의 유형고정자산에 대한 상각방법으로 정액법 또는 정률법을 규정하고 있는바, 정액법 또는 정률법의 감가상각방법의 선택과 적용은 평가대상의 특성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할 문제에 불과할 뿐 정률법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 ② 과세상의 감가상각은 장부상의 계산에 불과하므로 어떤 감가상각 방법이 자산의 실질가치를 더 잘 반영할 수 있는지는 개개의 자산별로 그 성질이나 사용기간, 사용횟수 등에 따라 달리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각 기계는 일반적인 기계류와 달리 통상의 용법에 의하여 사용되었던 것이 아니라 피고가 벤치마킹이나 하자보수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었던 관계로 감가액이 거의 일정한 것으로 보여 자산의 내용 연수에 걸쳐 균등하게 감가상각비를 인식함으로써 매 사업연도의 상각액이 균등하게되는 상각방법인 정액법이 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보이는 점, ③「법인세법 시행령」제26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건축물 외의 유형고정자산에 대한 상각방법으로 정액법 외에도 정률법을 규정하고 있으나, 그 취지는 기계류의 경우 초기의 감가액이 크고 점차 감가액이 적어지는 특성을 반영하여 상각초기연도에 많은 금액을 상각하도록 하여 상각비를 앞당겨 계상하도록 함으로써 그 만큼 과세소득을 뒤로 물리는 결과가 되도록 하여 납세자에게 유리한 절세효과를 거두도록 하기 위한 것인 점, ④ 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도 유형고정자산의 경우 정액법을 일반적인 감가상각방법으로 보고, 다만 초기에 유형고정자산의 소비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정률법에 의한 감가상각방법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기계의 교환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감가상각의 방법으로 정률법을 반드시 적용하여야 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각 기계에 관한 구체적인 손해액의 산정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한 당시인 2013. 3. 말경 이 사건 각 기계의 기준 내용연수를 5년으로 하여 정액법에 의한 감가상각한 금액을 계산한 다음 이를 이 사건 각 기계의 취득가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한 이 사건 각 기계의 교환가격은 아래 표 기재와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합계 62,612,915원이라고 할 것이다.
지체상금 부분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제 2 기계를 가져간 다음 날인 2011. 9. 17.부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13. 5. 13.까지 604일간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서 정한 지체상금으로 38,052,000원(= 1일 지체상금 63,000원 × 604일)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라 이 사건 제2 기계를 제작하여 2011. 5. 20. 납품하였으나, 이 사건 제2 기계를 시험 운전하는 과정에서 곡물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하자가 발생하였고 그 하자보수를 위하여 이를 보관하게 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제2 기계의 제작설치는 비록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2011. 5. 20. 당시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일응 종료하여 주요 구성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됨으로써 완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와 같이 완성된 이 사건 제2 기계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있다 할지라도, 약정된 납품기일까지 이 사건 제 2 기계의 제작설치가 완성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지체상금을 구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62,612,915원 및 그 중 제1심에서 인용한 부분인 46,582,548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한 날인 2013. 3. 31.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4. 7.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당심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한 16,030,367원(= 62,612,915원 - 46,582,548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처분한 날인 2013. 3. 31.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5. 4.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제2 기계를 대금 69,300,000원에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에게 이 사건 제2 기계를 제작하여 납품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 33,000,000원만을 지급받았을 뿐 나머지 대금을 현재까지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나머지 대금 36,3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실제 대금은 66,000,000원인데, 그 중 33,000,000원을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지급하였고, 나머지 33,000,000원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피고에게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갑 제8, 13, 28호증, 을 제1, 2, 32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녹색 Whole grain의 대량생산과 가공유통 과제의 연구기관으로서 이 사건 제2 기계의 제작설치를 위한 재료비의 부담에 관한 예산을 갖고 있었고, 그에 따라 원고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피고에게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을 각 1/2씩 부담하기로 약정한 사실, ② 피고는 2011. 5. 31. 원고에게 이 사건 제 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 33,000,000원으로 하는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 ③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 명목으로 2011. 5. 24. 10,000,000원, 2011. 5. 31. 20,000,000원, 2011. 6. 1. 3,000,000원 합계 33,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④ 한편 피고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농가기술 보급을 위한 녹색 Whole grain의 산업화 과제에 배정된 예산상의 문제로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을 조율하여 최종적으로 66,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1. 8. 12. 피고에게 나머지 대금 33,000,000원을 송금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을 각 1/2씩 부담하여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그 후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피고 사이의 합의를 통하여 그 대금이 66,000,000원으로 변경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피고에게 각 33,000,000원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따른 대금지급채무가 변제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1. 8. 12. 피고에게 지급한 전 33,000,000원은 전열교환 환기장치 등을 설치하고 받은 금액에 불과할 뿐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과 무관한 별개의 금원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6, 7, 3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1. 7. 29.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게 전열교환환기장치의 공급가액 명목으로 6회에 걸쳐 합계 33,000,000원의 각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이 인정되나, 다른 한편으로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농가기술 보급을 위한 녹색 Whole grain의 산업화 과제의 연구기관이고, 원고는 참여기관인데, 녹색 Whole grain 생산 기계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사건 제2 기계의 제작과 설치를 위하여 원고가 제작비를,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재료비를 각 부담하였다고 보이는 점, ②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K은 원고와 함께 2011. 6. 20.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게 이 사건 제2 기계에 대한 검수하여 원고가 인수자 및 소유자로서 이를 인수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③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11. 8. 10. 원고와 재료비 33,000,000원을 전주대학교가, 제작비 33,000,000원을 원고가 각 부담하여 이 사건 제2 기계를 원고의 사업장에 설치하여 소유권을 인도하였음을 확인한다는 현물지급 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④ 전주대학교는 2011. 8. 12. 피고에게 33,000,000원을 계좌 이체하였는데, 그 비고란에는 '외부연구비지출', 'K'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⑤ 피고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이 사건 제2 기계와 별도로 전열교환환기장치에 관한 제작물공급 및 설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반면 피고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게 발행 한 각 전자세금계산서의 '품목'란에 기재된 각 재료는 이 사건 제2 기계의 제작과 설치를 위한 주요 구성부분이거나 필요한 부품일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도 없다)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전주대학교가 피고에게 지급한 33,000,000원은 이 사건 제2 기계의 대금 일부로 지급한 금원에 해당되고, 단지 예산 확보나 결제의 편의 등의 내부적 편의를 위하여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요청으로 피고가 지급항목과 금액을 나누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의 본소에 대한 부분 중 원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의 본소에 대한 부분 중 당심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 및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상훈(재판장) 진현섭 이수환
별지
각주1) 한편 을 제3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과 I이 업무상배임의 범죄사실로 기소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대전지방법원 2013 고단4942호 사건에서 2015. 2. 12. "C과 I이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피고의 자산을 증자하는과정에서 C과 I 소유의 계측기 등의 기계를 피고에게 실제 가액보다 부풀린 금액으로 매도한 행위가 피고의 임원으로서의 임무를 위배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가 선고되었고, 위 판결에 불복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여 현재 대전지방법원 2015노692호 사건으로 항소심 계속 중에 있는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각주2) 법인세법에 의하여 상각범위액을 계산하는 만큼「법인세법 시행령」제26조 제9항에 따라 1월 미만의 일수는 1월로 한다.
각주3) 이 사건 제1 기계의 취득가액이 52,590,995원인 사실은 원고가 이를 자인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제1 기계에 하자가 있어 그 보수를 위하여 지서산업에 냉풍건조설비 5,500,000원, 덕트설비 1,650,000원을 지출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비용은 이 사건 제1 기계의 하자보수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득가액에 별도로 반영하지는 아니한다.
각주4) 취득가액 52,590,995원 - 2년 11개월에 대한 감가상각비 30,678,080원[= (취득가격 52,590,995원 /내용연수 5년 × (2 + 11/12), 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각주5) 이 사건 제작설치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제2 기계의 취득가액이 69,300,000원이나,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그 대금이 66,000,000원으로 변경(원고가 이를 자인하고 있다)되었으므로, 이를 취득가액으로 인정한다.
각주6) 취득가액 66,000,000원 - 1년 11개월에 대한 감가상각비 25,300,000원[= (취득가격 66,000,000원 / 내용연수 5년 × (1 + 11/1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