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판결

광주고등법원 2016. 12. 13. 선고 2016노10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의 점,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및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원심판결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피해자 Y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서 의료법위반죄가 성립하고, 따라서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보험급여를 편취한 사기죄도 성립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피해자 Y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이 사건 공사대금을 편취하였음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50만 원, 사회봉사 40시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의 점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료법인 G의료재단(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이 법인으로서의 실체가 없는 형해화된 법인이라거나 이 사건 병원의 실질적인 개설자가 피고인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법리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기타 비영리법인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벌칙규정에서 그 위반행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위 의료법 조항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도7217 판결 참조). 따라서 비의료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고,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였다 하여 달리 볼 이유가 되지 못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가진 법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가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도14360 판결 참조).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는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 중 하나인 의료기관을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적법하게 개설되지 아니한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등의 요양급여를 실시하였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지급받을 자격이 없다. 따라서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요양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도1184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가진 의료법인인 이 사건 재단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함으로써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인 피고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한 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행위 또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인이 이 사건 재단을 '비영리법인'으로 운영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가)

의료법상 의료기관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등만이 개설할 수 있다.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도록 한 취지는 의료의 공공성·공익성에 비추어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 의료기관에 의해 발생할지 모르는 국민 건강상 위협을 제거하고자 함에 있다. 의료법 시행령 제20조에서 의료법인은 의료업과 부대사업을 할 때 영리를 추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이다. 특히 의료법 제49조는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수익사업을 의료인과 의료관계자의 양성, 의료기관 종사자 등의 편의를 위한 일정한 사업 등 의료기관에 부대하는 사업으로 한정하고 있다. 재단법인은 그 특성상 재산의 출연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에 구성원이 존재하지 않고, 비영리법인은 특성상 이익의 배분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비영리 재단법인의 경우 설립자나 기관의 구성원에 대한 이익의 배분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재단의 정관 제2조도 '이 법인은 비영리 의료법인으로서 의료기관을 설치·운영하고, 보건의료에 관한 연구개발 등을 통하여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이 사건 재단이 '비영리법인'임을 명시하고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의 기본재산으로 된 정읍시 M 토지를 O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이 사이에, O가 이 사건 토지를 이 사건 재단의 설립 과정에서 기본재산으로 제공하여 투자하고, 병원 운영에 따른 수익금을 배당받기로 하는 내용의 투자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볼 것이고, O가 이 사건 재단의 설립에 있어 기본재산으로 제공할 목적으로 이 사건 토지를 아무런 대가 없이 증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①

피고인은 2012. 5. 18. 이 사건 재단의 설립허가 신청을 하여 2012. 7. 26. 의료법인 설립허가를 받았고, 2012. 7. 27. 법인 설립등기를 마쳤다. 그러한 과정에서 O는 2012. 4. 27. 피고인에게 당시 감정평가금액 2,198,228,000원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기본재산 기증승낙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②

피고인과 O는 2012. 5. 7. '협정서'를 작성하여 공증을 받았는데, 그 협정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사업소재지: 정읍시 M 6,273.25평

상기 소재지에 의료법인 사업을 시행할 대표 A을 "갑"이라 칭하고, 토지 소유주 O를 "을"이라 칭한다. 갑과 을은 의료법인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기부채납에 대한 요건을 다음과 같이 합의하여 공증함으로써 모든 민형사상의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된다.

-

갑과 을은 서로 협의하여 을은 기부채납 동의를 승인하고 갑은 의료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

을은 의료법인 요건에 충족하는 6,273.25평에 한하여 먼저 토지를 기부채납한다.

-

기부채납분 6,273.25평에 한하여 갑은 을에게 법인 설립 자금이 법인 통장에 입금되는 시점에 일금 3억 원을 지급한다.

-

이익배당율은 총수입의 10%를 을의 배당금으로 인정하고 매월 15일에 지급한다.

-

기간은 5년으로 하며, 상기 소재지 토지분의 감정평가금액으로 이익금과 지급금을 조정할 수 있다.

-

선기부 채납분을 제외한 을의 소유 토지 약 2,000평은 법인의 자산으로 귀속시킴으로써 갑이 을에게 지급할 금액 2억원과 이익배당은 선기부 채납분에 준하여 갑과 을이 협의하여 정한다.

③

그 후 피고인과 O는 2012. 8. 30.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22억 원(계약금 2억 원은 계약시에 지급, 중도금 2억 원은 2013. 10. 31. 지급, 잔금 18억 원은 2015. 5. 31. 지급)으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잔금은 개원 후 2년 후부터 6년간 분할상환하되, 기간과 액수에 관해서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에 합의 조정할 수 있다'는 특약사항을 기재하여 넣었고, 피고인은 같은 날 이에게 2억 원을 지급하였다.

④

O는 '2012. 10. 8. 증여'를 원인으로 하여 2012. 10. 9. 이 사건 재단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는데, 피고인은 위 등기원인 일자인 2012. 10. 8. O에게 '매매대금 잔금 28억 원의 지급채무를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서 및 액면금 30억 원의 약속어음을 작성·교부하여 주었다.

그 후 O는 2015년경까지 피고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합계 약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⑤

O는 원심 법정에서, 위 매매계약서, 약속어음, 차용증서는 2억 원을 지급받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발행하여 준 것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긍정의 답변을 하거나, 나머지 매매대금의 지급을 독촉한 바도 없다는 진술을 하는 등 2억 원을 초과하는 금원은 지급받을 생각이 없었다는 취지로 일부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O의 수사기관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을 보면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취지와 상반된다.

[O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

"증여를 받으면 땅을 살 수가 없습니다. 큰 돈이고, 그래서 내가 땅을 주고, 병원을 지어서 땅값에서 돌라"(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5고합46 증거기록 1권 384쪽), "기부채납은 형식적으로 한 것이고, 병원을 짓기 위한 수단으로 1차적으로 한 것이고, 2차는 내가 '니가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우리 새끼도 담보를 받아야 할 거 아니냐, 내가 죽으면 생계를 받아야니까', 그런데 매매계약서도 체결하고, 또 어음증서도 내가 받고, 할 수 있는 것까지는 서류상으로, 형식적으로, 3년 전에 그렇게 싹했는데..."(385쪽)

-

문 증여한 걸로 되어 있는데 어르신 말씀하시는 게 형식은 그렇고, 매매대금을 받기 위해서 매매계약서도 쓰고, 약속어음도 받고, 그래서 나중에 병원이 잘 되면 그것을 받으시려는 생각이었다는 말씀이세요?

답 그렇죠. 의도는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줬죠.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장만한 것인데 그냥 주겠습니까? 사기를 당하기도 쉬운데 일단은 그렇게 형식적으로 갖춰놓고...(385쪽)

-

문 약속어음을 받으셨다고 했잖아요. 매매계약서도 받고, 약속어음도 받고, 약속어음은 왜 받으신 거에요?

답 그런게 담보물이 없으니까. 그 사람을 불알만 찬 사람을 땅을 주고, 돈도 주고 하는디 형식적이지만 그런 것이라도 나는 갖춰놔야 하지 않겠느냐, 내가 늙어서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새끼들한테라도 그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을 주어서 승계를 받고, 병원이 잘 되면 다달이 지분 배당이 있을 것 아닙니까?(386쪽)

-

"공증을 싹 해줬어요. 공정증서를 총 수익금의 몇 %를 아버님한테 드리겠습니다. 50%를 제하고 50%를 드리겠습니다. 근게 합쳐놓고 보면 50%를 제하고 50% 중에서 10% 주겠다고 하는데 전체에서 15%를 준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공증이 되어 있어요."(399쪽)

[O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

-

문 제1심 법원에서는 "2억 원만 받고 나머지 28억 원은 실제로 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증언한 적이 있나요.

답 받을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 준다고 하면 받아야지요. 그것만 받으면 저는 모든 것을 증여했기 때문에 끝난다고 보고 총수입의 10%를 걱정 안해도 되니까 그것만 주었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끝납니다.

문 받을 생각이 지금이라도 있습니까.

답 예.(당심 증인신문조서 제2쪽)

-

문 증인 진술의 취지는 평생 모으신 6,274평을 의료재단에 내놓고 대신 증인은 매매계약서상의 계약금이라고 적혀 있는, 그러나 증인은 생각하기를 보증금이라고 생각하는 3억 원과 추후 의료기간이 개설되어서 병원 수입이 나오면 그 요양병원 수입의 10%를 받기로 한 것이라는 취지인가요.

답 예.(당심 증인신문조서 제8쪽)

⑥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병원이 개원되어 수익이 생기면 약속어음금 30억 원을 지급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하거나(2015고합46 증거기록 1권 897쪽), 매매대금 중 계약금을 제외한 금원은 병원 개원 후 수익금 중 일부로 변제하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903쪽).

또한, 피고인에게 병원 신축 비용으로 약 4억 원을 대여해 준 AS은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과 사이에 2014. 11. 28. 'H요양병원 운영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나중에 병원 개원 후 수익이 발생하면 급여 명목으로 월 2부의 이자를 지급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고 진술하였다(1172쪽).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O와 사이에 나중에 병원을 운영하여 발생하는 수익금 중 일정 비율에 따른 금원을 O나 그 수임인에게 배당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의 대가를 보상하여 주겠다는 취지로 약정하여 의료법인 설립에 필요한 기본재산을 제공받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를 기본재산으로 하여 의료법인을 설립하였는데, 재단법인의 기본재산으로 편입될 경우 그 기본재산은 다시 회수할 수 없다. 재단법인의 기본재산으로 일부 부채가 허용되어 자본을 차입할 수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이 투자금에 대한 수익금 혹은 이자 등의 명목으로 지출하는 것은 비영리 재단법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형태이다. O가 이 사건 토지를 제공하게 된 경위 및 수익금 지급 약정, 피고인과 AS이 H요양병원 운영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 및 수익금 지급 약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재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법인이라 볼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은 각 약정 내용은 병원 운영 수익으로 수익금을 얻겠다는 내용일 뿐이지 비영리법인이 할 수 있는 부대 수익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으로도 볼 수 없다.

(나)

피고인은 2012. 8. 30. 이 사건 재단법인 이사장의 지위에서가 아닌 개인의 지위에서 주식회사 이음으로부터 2억 원을 빌린 후 같은 날 O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2억 원을 지급하여 주었다. 그 후 피고인은 2012. 11. 30. 전주중앙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8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0억 4,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이 사건 재단으로 하여금 피고인의 개인채무에 대하여 물상보증을 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대출받은 금원 중 2억 원을 주식회사 이음에 지급하여 개인채무를 변제하였다(2015고합46 증거기록 1권 19, 1145, 1151쪽, 2016고합57 증거기록 65쪽).

(다)

피고인은 2012. 8. 16. 피고인의 지인으로부터 7억원을 차용하여 이 사건 재단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계좌에 입금한 후 위 은행으로부터 통합잔액증명서를 발급받아 관할관청인 정읍시청에 제출하여 이를 이 사건 재단의 기본재산으로 등록하였으나, 불과 8일 후인 2012. 8. 24. 위 예금 7억 원을 인출하여 지인에게 변제함으로써 이 사건 재단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기도 전에 재단 운영에 필수적인 기본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를 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인은 개인적으로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면서까지 이 사건 재단의 설립을 강행한 것으로 보이는데(피고인이 거주하는 아파트도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2014. 3.경 강제경매개시결정 및 2016. 6.경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상태이다),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재단의 설립 및 병원의 운영을 통하여 개인적인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배제하고서는 피고인이 많은 채무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영리를 추구할 수 없는 재단법인을 설립하려고 하였을 뚜렷한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

앞서 살펴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을 비영리법인으로 운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결국 이 사건 재단은 태생적으로 영리를 추구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판단된다.

(2)

이사회가 적법하게 운영되었는지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의 이사회를 통하여 재단의 운영에 관한 의사가 결정되고 병원이 운영되어 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재단의 이사 및 감사로 등재되었던 사람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내용을 아래와 같이 살펴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배치되고, 이사회는 비영리법인인 이 사건 재단이 적법하게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외관을 작출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구성된 것에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

O의 진술

-

이 사건 재단의 출자금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이사로 등재하여 주고 피고인에게 도장을 주었다.

-

이 사건 토지 외에 이 사건 재단의 기본재산으로 7억 원이 출연되었는지는 몰랐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1권 388, 389, 392쪽)

○

S의 진술(병원의 전기·소방·통신설비공사를 시공)

-

피고인이 "병원을 지으려면 의료법인이 설립되어야 하는데, 이사진이 구성이 되지 않아 법인이 설립되지 않았다. 이사로 등재를 해주면 어떻겠느냐"라고 부탁하여 그냥 이사로 등재해 주었던 것 뿐이다(S은 심지어 검사의 "진술인은 G의료재단병원 신축공사와 관련된 업체의 대표인데 왜 위 재단의 감사로 등재되었던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제가 감사였나요. 저는 이사인 줄 알았었는데요. 그때야 뭐 저희 공사금액이 4억 원 정도 되니 저희 입장에서는 이사나 감사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피고인에게 돈이라도 주었을 것입니다. 공사를 해야 하니까요"라고 진술하여 자신이 이사가 아닌 '감사'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

감사로 업무를 담당한 것은 하나도 없다. 처음에 법인을 설립한다면서 이사로 해달라고 할 때는 모여서 도장을 찍어준 일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전혀 모인 적이 없고 이사회가 소집된 적도 없다. 이사회 회의록에 도장을 찍어준 적도 없다. 이 사건 토지나 현금 7억 원이 이 사건 재단의 기본재산인 것도 수사를 받기 이전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

명목상 감사로 등재되어 있을 뿐 기본재산의 담보대출 등의 건은 모두 피고인이 의도한대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나같은 업자들을 이사진에 넣어둔 것이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4권 219, 221, 223, 228쪽).

○

R, T의 진술(병원의 신축공사를 시공)

-

피고인이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이사와 감사가 필요하니 등재를 해달라"고 하여 해주었다. 공사를 하는 입장에서 거절할 수 없었다.

-

이사회를 따로 한 적이 없고, 기본재산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설립발기인 총회 의사록을 본 적도 없고 법인 설립 당시 Q가 우리들의 도장을 가지고 있었고, S도 마찬가지로 맡겨 놓았고 임의로 찍게 하였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4권 246, 247 내지 252쪽).

○

Q의 진술(이전에 BD요양병원에서 피고인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음. 2012. 7.경부터 이 사건 재단 설립을 도왔고, 2013. 8. 1.까지 원무과 행정업무를 담당)

-

피고인이 이사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사가 모자라니 좀 맡아달라고 하여 등재된 것이다. 이사로 등재만 할 뿐 직원으로 일하는 것이니 급여는 지급된다고 하여 이사로 등재되는 것에 동의하였다. 이사로서 어떠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 없기 때문에 단순한 직원이었다고 생각한다.

-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을 하는 등의 일을 전혀 한 바가 없고, 법인에 대한 권한은 모두 이사장인 피고인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법인 일에 관여할 수도 없었다.

-

2012. 11. 30. 중앙신협에 대출받을 때 이사회가 소집된 사실은 1번 있으나, 그 이후의 근저당권 설정에 관하여는 이사회가 개최된 바가 없다. 설립발기인 총회에 참석한 사실이 없고 도장을 찍은 사실도 없다. 아마 피고인이 찍었을 것이다. 이사들의 도장은 모두 피고인이 보관하고 있었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4권 287 내지 290, 292, 293쪽).

○

U의 진술(10여년 전부터 BE요양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던 중 그곳에 근무하던 피고인을 알게 되어 납품 일로 자주 보게

됨. 이 사건 재단에 의료기기를 납품함)

-

공사를 맡았던 사람들이 원래 이사로 되어 있었는데 그만두었다면서 피고인이 이사를 맡아달라고 하여 등재해 준 것 뿐이다.

-

이사회에 한 번 참석한 적은 있으나 이후 이사회 참석 통지가 오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하지 않은 이사회 회의록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피고인이 부탁하여 도장을 찍어준 적이 있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4권 348, 354쪽)

○

W의 진술(병원의 원무행정 전자차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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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법인의 이사진이 바뀌는데 마땅히 믿을 사람이 없으니 감사로 등재만 해달라고 하였다.

-

나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기 때문에 실제로 피고인의 법인에서 감사로 활동한 것은 아니었고, 병원이 곧 설립이 되면 탈퇴할 생각으로 부탁을 들어주었다.

-

감사로서 어떠한 권한을 행사한 적은 없다. 이 사건 재단의 감사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사회의 구성원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떠한 권한을 행사한 적도 없어 형식적으로만 감사로 등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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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로 등재되어 있음에도 기본재산이나 부채 등에 대하여는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하고, 연말에 감사로서 결산을 한 적도 없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4권 752 내지 7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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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진술(과거 의약품 도매상을 하면서 피고인을 알게

됨. 현재 동물병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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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피고인이 모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순수한 의도로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법인 이사로 등재하는 것을 허락하였는데, 이후 법인 설립부터 병원 개원까지의 과정을 쭉 지켜보다보니 이사진들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전부 법인의 채무와 관련된 사람이거나 공사업자들이었고, 여기저기 채무도 많이 발생하여 더 이상 관여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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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법인을 설립하는 데 필요하다고 하여 이사로 등재해 준 것뿐이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내가 실제로 그 법인에서 뭔가를 하기 위해 이사로 등재되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법인설립 허가 전에 설립발기인으로 들어가 있긴 하지만 피고인이 법인설립을 하는 데 필요하다고 하여 그냥 도장만 찍어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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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경 이전에 이사회는 열린 적도 없고 소집통지도 없었다. 그냥 당시 피고인이 만들어 온 이사회 회의록에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도장만 찍어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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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의 내용이나 기본재산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4권 788, 791 내지 793, 795, 7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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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의 진술(피고인의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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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경 정관변경 및 기본재산 처분 승인의 건에 대한 정기이사회 1번만 열렸고, 나머지는 이사회가 실제로 개최된 적이 없음에도 피고인의 지시로 허위로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였으며, 보관하고 있던 이사들의 인장을 날인하였다(이상 2015고합46 기록 836, 837, 841, 1080, 1081쪽)[다만, V는 2회 조사에서는 이사회 회의록을 미리 작성하여 이사들에게 회의록을 보여주고 직접 날인하게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재단의 이사회 회의록에는 인장의 명의자가 직접 날인한 것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날인된 인영의 방향이 심하게 비뚤어진 것들도 발견되었는바, 만약 이사들이 이사회 회의록을 직접 읽어 보고 스스로 자신의 인장을 날인하였더라면 과연 위와 같이 날인을 하였을 것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2015고합46 제3권 2, 6쪽 등 참조). 한편, 검찰의 2015. 7. 6.자 압수수색 당시 이 사건 재단 이사장실의 피고인의 서랍 안에서 이사 O, U의 도장이 발견되었고, 피고인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에는 내용이 같은 이사회 회의록이 날짜만 달리하여 여러 개가 작성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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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의 진술(피고인에 대한 약 4억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가짐, 법인등기부상 이사로 등재되지는 아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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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회의록에 내가 이사회에 참석하여 취임을 승낙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이사회 회의록은 처음 보는 것이고, 피고인으로부터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말은 들었지만 위 이사회에 참석한 바도 없고 운영에 관여한 바도 없다(2015고합46 기록 3권 8쪽, 기록 1권 1170쪽).

(3)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을 비영리법인으로 운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사회 또한 이 사건 재단의 운영에 있어 형식만을 갖추어 놓은 것일 뿐 이를 통하여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기록상 재단의 설립과정에서 형식상 설립 발기인 대회를 거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사 및 감사들이 모여 이 사건 재단의 설립 목적이나 정관의 작성, 향후 재단의 운영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의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자들에게 법인등기부에 명목상으로만 이사나 감사로 등재하여 달라는 부탁을 하고 이들이 그 등재를 승낙하여 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선임된 이사 및 감사들은 그 후 피고인이 허위로 작성한 이사회 회의록에 사후적으로 날인하여 주거나 미리 피고인에게 맡겨 둔 도장을 찍는 것을 묵인하였을 뿐 이 사건 재단이나 병원의 운영에 일체 관여한 바가 없고, 이 사건 재단이나 병원의 운영은 오로지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이 사건 재단의 이사나 감사로 등재된 사람들은 기본재산을 제공한 O나 피고인의 조카인 V를 제외하고는 이 사건 재단의 기본재산이나 정관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자신이 이사가 아닌 감사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재단 설립 이후 무려 3년이나 경과한 시점에서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비로소 알게 된 사람도 있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의 설립 과정에서 향후 병원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을 일부 구성원에게 분배하여 줄 의도가 있었고, 이사나 감사들 중 공사업자들은 피고인의 부탁에 의하여 법인등기부상 그 등재를 승낙하였다가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연체하는 등 서로간에 다툼이 생기자 임원의 지위에서 탈퇴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 재단의 설립 목적에 따른 이념과는 전혀 무관하게 채권관계 등 피고인과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임원으로 등재되는 것을 승낙하였을 뿐이다.

결국 이 사건 요양병원은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인 피고인이 개설한 개인병원으로 볼 수 있을 뿐이고 의료법이 정한 의료법인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피해자 Y에 대한 사기의 점 원심은, 원심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의 점,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은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이 이유있어 파기되어야 하고, 위와 같이 파기되는 부분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으로 처단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또한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위와 같이 당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하여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피해자 Y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