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 사실
원고는 2013. 2. 27. 의약품 도매업, 의료기기 도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피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013. 3. 4.경부터 2015. 10. 31.까지 피고의 영업관리업무 담당자로 재직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1년 단위로 고용계약을 갱신하였는데, 2014. 12. 29. 체결한 고용계약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가 합의한 2015년도의 임금은 월 5,000,000원이고, 임금 지급일은 매월 5일이다. 한편, 피고의 대표이사 C는 2016. 11. 11. 광주지방법원에서「2013. 3. 4.경부터 2015. 10. 31.경까지 피고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인 원고의 퇴직금 13,025,6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광주지방법원 2016고단3361).
피고는 제약회사인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주식회사 F, G 주식회사 등(이하 '이 사건 제약회사'라 한다)과 사이에,「피고는 피고가 비용을 부담하여 이 사건 제약회사가 공급하는 특정 의약품에 관하여 의료기관에 판촉활동을 하고, 피고의 판촉활동으로 인하여 위 특정 의약품의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 이 사건 제약회사는 해당 매출액 중 사전에 합의된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탁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약품 판매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제약회사가 공급하는 특정 의약품에 관하여 의료기관에 판촉활동을 하고, 이 사건 제약회사로부터 위탁판매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영업활동을 해왔다.
한편, 의료기관이 개설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현황에 대한 신고를 하면(국민건강보험법 제43조 참조) 해당 의료기관에 숫자로 이루어진 '요양기관 기호'가 부여되고, 의약품에는 식별을 위하여 개개 의약품마다 숫자로 이루어진 '표준코드'가 부여되는데(약사법 시행령 제32조의 3 제1항 제4호 참조),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으로 지정된 의약품의 경우 위 '표준코드' 중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수입업 신고를 한 자의 식별코드(4자리 숫자, '제약사코드'라고도 한다), 품목코드(5자리 숫자)가 요양급여비용의 청구와 지급을 위한 '제품코드'로 활용된다. 즉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국민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으로 지정된 의약품을 처방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려면, 사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해당 의약품을 처방한 의료기관과 처방 의약품의 명세(약품명, 수량, 처방금액 등)를 입력하여야 하는데, 이때 숫자로 표시된 '요양기관 기호'와 '제품코드'가 사용된다. 따라서 '요양기관 기호'와 '제품코드'를 통하여 특정 의료기관이 일정한 기간 동안 처방한 특정 의약품의 수량을 산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제약회사는, 의약품 판매 위·수탁계약에서 정한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특정 의료기관에서 특정 기간 동안 처방한 특정 의약품의 매출액을 피고의 판촉활동으로 인하여 발생한 매출액으로 인정하고, 그에 따라 피고에게 위탁판매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2, 3, 6,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기초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15년 10월분 미지급 임금 5,000,000원과 퇴직금 13,025,600원, 합계 18,025,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2015. 9.경부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는데도 2015년 9월분 임금 5,000,000원을 지급받았고, 2015. 10. 31.까지 피고의 법인카드를 계속 사용하여 피고가 2015년 9월분 및 10월분 법인카드 사용대금으로 합계 4,160,200원을 부담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위 임금 및 법인카드 사용대금 합계 9,160,200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어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의 상계 항변이 위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서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함으로써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에 해당하지 않음은 그 주장 자체로 명백하고, 따라서 피고는 그 주장과 같은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8,025,600원 및 그중 임금 5,000,00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기일인 2015. 10. 5.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5. 11. 1.부터, 퇴직금 13,025,600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일인 2015. 10. 31.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5. 11. 15.부터 각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 6.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2015. 9.경부터 피고의 경쟁업체인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으로 전직하여 근무하면서 원고가 관리하던 피고의 거래처 코드를 임의로 경쟁업체로 이관하여, 피고가 이 사건 제약회사로부터 받을 위탁판매 수수료를 원고가 전직한 경쟁업체가 지급받게 함으로써 피고에게 229,937,266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피고 주장의 취지는 결국, 이 사건 제약회사가 원고가 경쟁업체로 전직하기 전에는 특정 의료기관에서 처방한 특정 의약품의 매출액을 피고의 판촉활동에 따른 매출액으로 인정하다가, 원고가 전직한 후부터는 피고의 동의가 없었음에도 해당 매출액을 원고가 전직한 업체의 판촉활동에 따른 매출액으로 인정함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제약회사로부터 해당 매출액에 대한 위탁판매 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전직한 후에 발생한 특정 의료기관에서 처방한 특정 의약품의 매출액이 피고의 판촉활동으로 인한 것임에도, 이 사건 제약회사가 피고에게 해당 매출액에 대한 위탁판매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원고가 전직한 업체에게 이를 지급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제약회사에 대하여 해당 매출액에 대한 위탁판매 수수료채권을 여전히 보유하므로(피고의 주장은, 특정 의료기관에서 처방한 특정 의약품의 매출액이 피고의 판촉활동으로 인한 것임에도, 이 사건 제약회사와 원고, 원고가 전직한 업체만의 합의로써 해당 매출액을 원고가 전직한 업체의 판촉활동에 따른 매출액으로 인정하기로 하였다는 것인데, 만일 사실이 그와 같다면 이는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음이 명백하고,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제약회사에 대한 위탁판매 수수료채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제약 회사의 경제적 지위, 변제 자력을 고려할 때 피고가 위 수수료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여야 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인규(재판장) 황진희 김두희
각주1) 국가 식별코드(3자리 숫자),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수입업 신고를 한 자의 식별코드(4자리 숫자), 품목코드(5자리 숫자) 및 검증번호(1자리 숫자)를 포함하는 13자리 숫자를 말한다.
각주2) 을 제12호증(코드 이관 동의서)에는 "아래 거래처에 관한 수수료 및 처방에 관한 모든 권한을 A에서 B로 이관함을 동의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