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에 따라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가 2019. 2. 7. 원고에게 한 근로관계 종료통보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9,610,176원 및 그중 8,307,474원에 대하여는 2019. 7. 16.부터 2020. 12.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그중 41,302,702원에 대하여는 2021. 6. 6.부터 2021. 12.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나머지 1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7. 16.부터 2021. 12.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2021. 8.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79,5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승계 관련 분쟁
원고는 2015. 9. 14. J병원(의료기관 개설일 2015. 7. 13.)을 운영하던 K과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간호사로 근무하였고, 이후에는 간호부장으로 근무하였다. J병원은 2017. 2. 17. 그 명칭이 C병원으로 변경되었다.
피고는 2018. 4. 26. L으로부터 C병원을 인수한 후, 2018. 5. 31. 그 명칭을 D병원(이하 ‘이 사건 요양병원’이라 한다)으로 바꾸었는데, 2018. 6. 1.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6. 17. 피고의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E으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21.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2018. 9. 14. 중앙노동위원회에 F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2. 17.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다.
피고는 2018. 8. 31. 원고에게 2018. 9. 3.자로 출근하라는 내용의 복직명령서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2018. 9. 3. 피고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인사발령 관련 분쟁
이후 피고는 2018. 9. 3. 원고를 2층 병동 간호사로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하였다.
원고는 2018. 9. 4. 피고에게 직원들의 협박과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병가를 신청하였고, 2018. 9. 7.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12. 4.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G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후 원고와 피고는 2019. 1. 29.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화해(이하 ‘이 사건 화해’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해고 관련 분쟁
이후 피고는 2019. 2. 7.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46조, 제51조에 따라 원고가 2019. 2. 28. 정년에 도달하였음을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2019. 4. 11.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H로 피고가 효력이 없는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6. 4.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요양병원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에 도달하여 종료되었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19. 6. 26. 중앙노동위원회에 I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3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내렸다.
원고는 2019. 10. 8. 서울행정법원에 2019구합6383호로 ‘원고가 C병원에서 근무할 때 취업규칙이 정년을 정하지 않고 있었고, 2005. 11. 30. 제정되었다는 취업규칙(갑 제16호증)은 진정한 취업규칙이 아니며, 이후에 개정된 취업규칙 또한 그 이전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0. 8. 20. 위 취업규칙(갑 제16호증)은 유효하고, 이 취업규칙에서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였는데,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21. 10. 20. 위 취업규칙(갑 제16호증)은 진정한 취업규칙이라고 보기 어렵고, 더 나아가 근로자들의 동의가 없어 그 효력이 없으며, 이후에 개정된 취업규칙들은 이 사건 통보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2020누56928)을 선고하였으며, 그 판결은 2021. 11. 13.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 12, 16, 17 내지 20, 23,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서 설시할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4~6면의 2의 가항 부분)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이 사건 통보의 무효 확인,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5. 9. 14. J병원에 입사하여 그 후 이 사건 요양병원에 순차로 고용이 승계되었으며 근로계약 기간은 기한의 정함이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취업규칙(갑 제16호증)은 ‘M 주식회사’라는 회사의 취업규칙이므로, 진정한 취업규칙이 아니다. 또한 시행일이 2018년으로만 명시된 취업규칙(을 제3호증)과 시행일이 2019. 4. 1.로 기재된 취업규칙(갑 제17호증) 역시 이 사건 통보 당시 유효하게 시행되었던 취업규칙이라고 볼 수 없다.
취업규칙상 정년 규정을 적용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여 원고를 부당해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무효이므로, 그 무효 확인 및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통보는 유효한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으로 유효하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가 C병원으로부터 승계하여 이 사건 통보 당시까지 시행중이라는 취업규칙(갑 제16호증, 이하 ‘개정 전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59조는 근로자의 정년에 관하여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한다. 다만 필요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개정일은 2015. 9. 25.로 기재되어 있다. 개정 전 취업규칙 부칙에는 위 취업규칙이 2005. 11. 30. 처음 제정되어 시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2015. 9. 25. 개정된 취업규칙은 2016. 1. 1.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2018. 5. 16. 마지막으로 개정된 내용의 시행일은 2018. 5. 29.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9. 2. 15.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를 상대로 취업규칙 미신고를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9. 3. 19.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취업규칙(을 제3호증, 이하 ‘2019. 3. 신고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신고하였는데, 위 취업규칙 제51조는 ‘정년은 만 60세에 도달한 날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부칙에는 시행일이 연도만 특정하여 ‘2018년 월 일’로만 기재되어 있을 뿐, 특정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승계한 법인에서도 종전의 근로관계와 동일한 근로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거나 종전의 근로관계보다 불이익한, 승계한 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종전의 근로계약상 지위를 유지하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등의 사정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동의 등이 없는 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종전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거나 종전의 근로조건보다 불이익한, 승계한 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종전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채 승계한 법인에서 근무하게 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판결 등 참조). 또한 취업규칙에 정년규정이 없던 회사에서 정년제 규정을 신설하는 것은,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개정 전 취업규칙 적용 여부
앞서 든 증거, 갑 제22, 25, 27호증,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개정 전 취업규칙은 적어도 2018. 5. 16. 이후 M 주식회사(이하 ‘M’라 한다)의 취업규칙을 베껴서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요양병원에 적용되던 유효한 취업규칙이라고 볼 수 없다.
개정 전 취업규칙은 M 취업규칙과 그 내용이 거의 동일하고, 2018. 5. 16.까지의 개정일 및 2018. 5. 29.까지의 시행일이 모두 동일할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이나 의사, 간호사, 간병인이라는 명칭이 아닌 회사, 사장, 직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개정 전 취업규칙은 M의 취업규칙과 동일하게 2005. 11. 30. 처음 제정되어 시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 사건 요양병원은 약 10년 후인 2015. 7. 13. J병원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설립된 이후 병원 양도ㆍ양수를 통하여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양수된 것이다.
개정 전 취업규칙은 원고가 근무를 시작한 2015. 9. 14.부터 2018. 5. 30.까지 사이에 수차례 개정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이와 관련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이 신고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2015. 12.경부터 2018. 8.경까지 근무하였던 간호사 및 조무사들은 그 사실확인서에서 ‘C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직장 내 취업규칙이 게시된 사실이 없었으며, 취업규칙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개정 전 취업규칙 중 정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어 퇴직한 근로자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등 개정 전 취업규칙이 적용되었던 사례(정년에 관한 규정이 아니더라도)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M의 취업규칙과 개정 전 취업규칙은 2018. 5. 16.까지의 개정일과 2018. 5. 29.까지의 시행일이 모두 동일한데, J병원, C병원, 이 사건 병원과 M가 2005. 11. 30.부터 2018. 5. 16.까지 16회에 걸쳐 우연히 계속 같은 조항을 같은 날 제․개정하고 이를 시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M의 취업규칙은 다음 개정이 2018. 8. 7. 이루어졌으나, 개정 전 취업규칙에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개정 전 취업규칙은 적어도 2018. 5. 16. 이후, 2018. 8. 7. 이전에 M의 취업규칙을 베껴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설령 개정 전 취업규칙이 피고가 2018. 5. 16. 이후에 이 사건 요양병원에 적용하기 위하여 다른 사업장의 취업규칙을 베껴서 새로 작성한 취업규칙이라고 보더라도, 원고가 2015. 9. 14.부터 근무를 시작하며 피고와의 관계에서도 고용이 승계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은데, 원고가 근무를 시작한 2015. 9. 14. 당시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취업규칙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2018. 5. 16. 이후에 작성된 개정 전 취업규칙은 새로이 근로자의 정년을 규정한 것이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면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아도 개정 전 취업규칙 제59조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은 개정 전 취업규칙이라고 주장하여 자백하였으므로,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무엇인지, 그 효력이 있는지 여부는 자백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019. 3. 신고 취업규칙 적용 여부
피고는 이 사건 통보에 적용된 취업규칙이 2019. 3. 신고 취업규칙이라고도 주장한다(제1심 제2회 변론조서).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통보 당시 2019. 3. 신고 취업규칙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령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취업규칙은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근로를 시작한 이후 새로이 근로자의 정년을 규정한 것이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면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한편 시행일이 2019. 4. 1.로 기재된 취업규칙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나, 피고는 시행일이 2019. 4. 1.로 기재된 취업규칙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주장ㆍ증명을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통보 이후를 시행일로 하는 취업규칙이 이 사건 통보에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결국 무효인 취업규칙을 근거로 하여 원고에게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통보는 무효이고,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한을 정하지 않고 있는 이상 여전히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이 사건 통보의 효력, 원고의 근로자지위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이 사건 통보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통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① 정신적 피해로 인한 위자료 15,000,000원, ② 이 사건 통보 이후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인 41,302,702원[= 이 사건 통보 이후인 2019. 3. 1.부터 2020. 8. 31.까지는 지급받은 휴업급여 70%를 제외한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임금 상당액인 15,386,932원(= 93,424원 × 549일 × 30%) + 2020. 9. 1.부터 2021. 5. 31.까지 9개월 임금 상당액인 25,915,770원(= 2,879,530원 × 9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③ 2021. 8.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79,5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 해고가 무효로 되었다는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 판결 등 참조). 한편 부당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부당해고가 무효임을 이유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으며, 그중 어느 쪽의 청구권이라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불법행위의 성립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통보의 근거로 든 취업규칙이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조금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쉽게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이 사건 인사발령 관련 분쟁 이후 원고와 이 사건 화해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후 원고와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이 사건 통보를 하였음이 인정되고,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통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한 후 원고의 고용승계를 거부하였고, 이에 관하여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도, 그 직후 인사권을 남용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제신청을 하자 이 사건 화해를 한 다음 곧바로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관련 분쟁 과정에서 원고와 이 사건 화해를 하였는데, 그 화해조항에 따라 원고에게 원고의 정신적 피해에 대하여 사과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고는 그 직후 원래 이 사건 병원에 적용되었던 것인지도 불분명한 개정 전 취업규칙, 시행일이 언제인지도 불분명한 2019. 3. 신고 취업규칙 등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도 받지 아니한 취업규칙의 정년 규정을 근거로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이 사건 병원에서 정년을 이유로 퇴직하거나 피고가 근로관계의 종료를 통보한 사람은 원고 외에는 전혀 없는데도, 피고는 유독 원고에 대하여만 정년을 이유로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손해배상의 범위
임금 상당의 손해
갑 제3,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8. 9. 21.부터 2020. 8. 31.까지 일급을 93,424원으로 한 임금의 70%를 휴업급여로 수령한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5일 직전 달의 월급 2,879,530원을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통보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9. 3. 1.부터 2020. 8. 31.까지는 15,386,932원(= 93,424원 × 549일 × 30%, 원 미만 버림), 그 다음날부터 2021. 5. 31.까지는 25,915,770원(= 2,879,530원 × 9개월)의 합계 41,302,702원(= 15,386,932원 + 25,915,7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8.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79,5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행기가 도달하지 않은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가 이 사건 통보의 효력과 원고의 근로자지위를 다투고 있는 이상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된다).
위자료
피고의 이 사건 통보로 인하여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고용승계 관련 분쟁, 인사발령 관련 분쟁 및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경위, 이 사건 화해조서의 내용 및 피고의 이행 여부, 이 사건 화해조서 직후에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 경위 등을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1,302,702원(= 41,302,702원 + 10,000,000원) 및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중 ① 소극적 손해액인 임금 상당의 41,302,702원에 대하여는 최종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 2021년 5월분 월급 지급일인 2021. 6. 5. 다음날인 2021. 6.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1. 12. 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그중 ② 위자료액인 10,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날인 2019. 7.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1. 12. 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2021. 8.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79,5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에 따라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승주(재판장) 이수영 강문경
각주1) 2021. 5. 25.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의 변경된 청구취지에는 매월 5일 2,879,530원씩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청구원인과 함께 종합하여 보면 월 2,879,5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로 보인다.
각주2) 원고의 표현에 따라 기재하나,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 내용은 피고가 원고에게 한 근로관계 종료통보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중 위자료 청구이다. 이 법원에서의 청구도 동일하다.
각주3) 원고는 정신적 피해로 인한 위자료 15,000,000원을 청구하며, 이 사건 화해는 정년 연장을 전제로 한 것이라든지, 피고가 화해내용을 이행할 의사가 없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나, 결국 이 사건 통보가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통보의 불법행위 성립 및 손해배상 범위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함께 판단한다.
각주4) 2019. 3. 1.부터 2020. 8. 31.까지는 550일이나,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549일로 계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