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판결 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한 주장에 대하여 아래 2항에서 추가로 판단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에 적힌 내용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 판단
피고의 주장
2006년 취업규칙 제53조는 소속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임금협정서에 따르도록 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에게는 2006년 취업규칙 제22조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이 아닌 임금협정서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된다.
2010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던 원고 B, C을 포함한 근로자 전부가 위 임금협정에 동의하였으므로 원고 B, C에 대하여는 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고, 원고 B,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위 임금협정 체결 이후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2010년 임금협정서에서 정한대로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에 동의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이들에게도 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 근로시간이 적용된다.
고정되어 있던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임금협정서상 근로시간에 따르도록 변경하는 2018년 취업규칙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 재직 중인 전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으므로 2018년 취업규칙이 원고들에게 적용된다.
원고들에게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청구는 피고에게는 폐업을 할 정도의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고, 원고들에게는 예상할 수 없었던 이익을 주는 것으로 구체적 타당성에 어긋나므로 원고들이 2006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2006년 취업규칙 제53조의 해석
2006년 취업규칙 제53조가 ‘종업원의 임금은 시급을 원칙으로 하며 당해 연도 임금협정서에 정한다’라고 규정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2006년 취업규칙 제53조는 근로자의 임금에 대하여 당해 연도 임금협정서에 따른다고 정하였을 뿐이고 근로시간을 임금협정서에 따른다고 정하지 않았으며, 위 취업규칙 규정의 체계를 보더라도 제53조는 ‘제4장 임금’에 속해 있는 반면, 근로시간을 정한 제22조는 ‘제3장 복무, 제2절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속해 있으므로 임금이 소정근로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만으로 제53조가 근로자들의 근로시간까지 임금협정서에 따르도록 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에게 2010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는지 여부
을 제14, 15호증에 각 적힌 내용(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피고 회사와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2010년 임금협정이 2010. 7. 1.부터 시행된 사실, 위 임금협정은 월 근로시간을 203시간에서 165시간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한 사실, 2010년 6월경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던 근로자는 101명 가량인 사실, 임금협정 체결 당시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던 원고 B, C을 포함한 근로자 94명이 위 임금협정에 개별적으로 동의한 사실, 위 임금협정 체결 이후 원고 B,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나머지 원고들’이라 한다)이 피고 회사에 입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에게 2010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2010년 임금협정은 단체협약으로서 이는 당사자와 그 구성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정한 일정한 예외 아래서만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에게도 단체협약이 적용된다.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여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노동조합법 제35조에 규정되어 있는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은 해당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근로자 반수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2010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근로자 반수 이상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지 아니한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2010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던 원고 B, C을 포함한 근로자의 대부분이 위 임금협정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2010년 임금협정 체결의 당사자가 아닌 원고 B, C에게 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이 확장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나머지 원고들은 2010년 임금협정 체결 이후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에 소속되지 않았다. 나머지 원고들로서는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 제1조를 통해 근로조건은 회사에서 정한 규정과 사규에 따르는 것에 동의하였으므로 취업규칙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르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 노동조합과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2010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이 취업규칙을 대신하여 적용되는 것에 대해 동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이 임금협정서에 정한대로 기본급, 근속수당, 승무수당, 초과수당, 상여금, 부가가치세경감액 등의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2006년 취업규칙이 근로자의 임금을 확정하지 않고 제53조를 통해 당해 연도 임금협정서를 적용하도록 정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2010년도 임금협정서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는 원고들에게 2006년 취업규칙 제22조에 규정되어 있는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원고들이 피고 회사가 임금협정서에 따라 급여를 지급한 점에 대하여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협정서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이 원고들에게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0년 임금협정 체결 이후부터 2018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근로자 반수 이상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지 아니한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이상 2010년 임금협정 이후의 임금협정 또한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들에게 2018년 취업규칙이 적용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를,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단 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 의사를 모으는 ‘회의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의미한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39441 판결 참조). 그와 같은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은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을 제5호증의 2, 제16호증에 각 적힌 내용에 의하면 2018년 취업규칙 개정 무렵인 2018년 9월경 피고 회사에 85명가량이 근무하였고, 2018. 9. 10. 피고 회사의 근로자 중 과반수인 68명이 2018년 취업규칙을 열람하고 개별적으로 동의 및 서명한 사실은 인정된다.
2018년 취업규칙은 2006년 취업규칙상 근로시간이 ‘1일 6시간 40분, 1주 40시간’으로 규정되어 있는 제22조를 ‘과반수 미만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그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또는 임금협정서,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한 근로시간을 전체 근로자에 대하여 적용’하도록 개정하고, 부칙 제1조를 통해 근로시간 및 임금 규정을 해당 임금협정 시행일로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들에게 적용할 근거를 마련하였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내용을 비노동조합원들인 원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2018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이 근로자들에게 적용되기 위해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2018년 취업규칙 개정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의 수가 피고 회사 근로자 과반수를 넘지 않았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피고 회사는 2018. 9. 10.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피고 회사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만을 받았을 뿐이다. 또한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8년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피고 회사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을 거쳐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과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던 근로자에 대하여 당해 연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관련법리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또한 강행법규를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게 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되거나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7다288757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 근로기준법 및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와 강행규정성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들이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지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피고가 정당한 신의를 가진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임금협정이 그 당사자가 아닌 원고들에게 적용됨으로써 발생하는 강행법규 위반이라는 결과 역시 피고에 의해서 초래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들에게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고들의 주장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는 각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양영희(재판장) 김진환 황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