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설치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사회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여수시 C 소재 D요양원 등의 사회복지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05. 9. 30. 피고의 이사로, 2011. 1. 18. D 요양원의 원장으로 각 취임하였다.
피고는 2011. 3. 24. 제144차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피고의 직인을 임의로 사용하여 피고가 주식회사 혁진종합건설과 체결한 D요양원 신축공사의 공사대금을 18억 원에서 22억 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이행 및 확인각서를 작성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를 피고의 이사 및 D요양원 원장의 직에서 모두 해임하고, 피고 사무국장과 D요양원 사무국장을 겸임하던 E에 대하여는 E가 제출한 피고 사무국장직의 사임서를 수리한 후 피고의 직인을 이용하여 허위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행정청에 제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D요양원의 사무국장에서 해임하기로 결의하였다.
피고는 2011. 5. 4. 대표이사와 이사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E를 파면하기로, 2011. 7. 30. 제152차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이사 및 D요양원의 원장직에서 모두 해임하기로 재차 결의하였다.
피고는 2011. 11. 30. 원고와 사이에 D요양원의 원장으로 원고를 재선임하고 '원고가 공금횡령 등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원장의 직에서 해임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의 이행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D요양원의 원장으로 다시 재직하였다.
이후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파면된 E를 D요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하고 지급된 급여를 환수하도록 수차례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E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2012. 12. 2. 제168차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D요양원 원장의 직에서 파면하기로 결의하였고, 원고가 위 이사회에서 E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소명하였으면서도 계속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2013. 9. 14. 제174차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파면하기로 결의하였다. 피고는 2013. 10. 31.자로 원고를 D요양원 원장의 직에서 파면하였다(이하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파면처분 후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노동지방위원회는 2013. 12. 27.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8, 13호증, 을 제1, 14, 15, 18, 22, 25, 26,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데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아무런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이 사건 파면처분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다. 설령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D요양원의 사무국장 E는 D요양원의 원장인 원고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의 피용자이므로 피고에게는 E에 대한 해임 등의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파면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이 사건 합의서에 위배된다.
E는 허위로 작성한 계약서를 행정청에 제출한 사실이 없고 위 계약서와 관련된 일은 D요양원 사무국장의 업무가 아닌 피고 사무국장의 업무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E를 파면 또는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E를 D요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고 E에게 지급된 급여를 환수하도록 하는 지시는 부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지시를 거부하였다기보다는 E의 공로 등을 참작하여 해임이나 파면이 적절한 것인지를 검토하기 위해 보류하였을 뿐이고, 이는 원고가 이미 2012. 12. 2.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충분히 소명하였음에도 피고는 약 9개월이 지난 후 다시 이사회를 개최하여 동일한 이유로 파면을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파면처분의 무효를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일인 2013. 10. 31. 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의 임금 및 이 사건 파면처분으로 인한 위자료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 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4, 36호증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원고가 2011. 1. 18.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급식비, 교통비 등 각종수당을 매월 지급받은 사실, 피고가 평소 시설(D요양원)의 장을 채용하면서 일반 직원과 동일하게 채용공고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사회복지사업법은 사회복지법인의 이사는 시설의 장을 겸임할 수 있고(제21조 제1항), 사회복지법인의 대표이사와 시설의 장은 동일하게 후원금 관리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45조 제1항),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은 수입·지출 및 수입원·지출원의 임면에 관한 사무(제21조, 제22조), 계약에 관한 사무(제31조 제1항), 물품 관리 및 물품출납원의 지정(제38조), 후원금의 관리(제41조의2 내지 제41조의 7) 등의 업무 중 법인에 관한 것은 그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시설에 관한 것은 시설의 장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등 시설의 장을 법인의 대표이사와 거의 동일한 권한을 보유하는 주체로 규정하고 있고, 달리 법인과 사이에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갑 제3호증, 을 제21호증의 각 기재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D요양원의 원장으로서 D요양원의 운영, 인사, 회계 등에 관한 권한을 피고로부터 위임받아 독자적으로 처리하여 온 것일 뿐 이에 대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법인이 설치한 시설장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의 결의사항으로 한 규정(제24조 제7호)과 '시설장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가 임면하며, 임기는 3년으로 하고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제33조 제3항)하고 있을 뿐 달리 시설의 장인 원장이 피고의 피용자임을 전제로 한 지휘·감독, 보수관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피고의 회계는 법인에 속하는 법인 일반회계와 시설운영에 속하는 시설회계 등으로 구분되는데, 법인 일반회계는 피고의 대표이사가, 시설회계는 시설의 장이 집행하도록 되어 있다(제8조).
피고 운영규정에 의하면, 시설의 장은 시설의 원장과 사무국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에 대한 임용권을 가지고 있고(제4조), 위 직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며(제12조),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직원에 대하여 직권면직, 직위의 해제, 징계처분 등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제14, 24, 26조).
원고는 2011. 11. 30.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고 D요양원원장으로 다시 재직하게 되었는데 이 사건 합의서를 근로계약서로 볼 수 없고, 피고가 시설의 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일반 직원과 같은 채용절차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구하고 있는 이 사건 파면처분 무효확인, 임금 및 위자료청구 부분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파면처분이 이 사건 합의서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13, 18, 24의 1의 각 기재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의 이 사건 파면처분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D 요양원 사무국장의 임면권은 피고의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고(운영규정 제4조), E는 2004. 6. 29. 피고의 제95차 이사회 결의를 통해 D요양원의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
E가 피고 사무국장 및 D요양원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었지만, E는 피고의 직인을 임의로 사용하여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는 D요양원의 신축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D요양원 사무국장직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으며, E는 이에 관하여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으로부터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로 약식기소되었다.
원고는 D요양원 원장으로 재선임된 이후인 2011. 12. 19.부터 2012. 10. 8. 까지 피고로부터 E를 D요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하고 E가 파면된 이후에도 지급받은 급여를 환수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E에게 계속 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2012. 12. 2.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원고는 이사회에 참석하여 E에게 파면 및 급여 환수에 대한 공문을 보낸 후 피고에게 보고하겠다고 소명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2012. 12. 26.부터 2013. 4. 17.까지 4회에 걸쳐 E에 대한 지시를 이행한 후 보고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는 통지를 받고도 계속하여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원고가 파면된 E에게 계속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회계부정 또는 부당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충분하고 이는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 제1항 제4호에 규정된 시설의 장의 교체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파면처분이 이 사건 합의서를 위배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김경찬 김선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