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4. 5. 22. 선고 2020가단7611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59,051,6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19.부터 2024. 5.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0. 7. 1.부터 피고에 소속되어 굴착기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사람이고, 피고는 제강 슬래그(Slag, 광물로부터 금속을 추출하고 남은 용해된 쇳물) 집적 및 상차작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가 2019. 10. 19. 02:20경 광영시 C 소재 D제철소 내 2제강 슬래그 야드장에서 (차량번호 1 생략) 굴착기를 운전하여 슬래그 집적작업<1>(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수행하던 중 굴착기 붐대와 연결되어 있는 유압호스가 빠지면서 유압유가 분출되어 고열의 슬래그에 접촉·인화되었고, 그로 인한 불길이 굴착기 운전석을 덮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안면부, 양측 귀, 경부, 좌측 손, 우측 팔과 손, 양측 허벅지 및 종아리 등에 화상을 입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어 요양승인처분을 받았고, 2019. 10. 19.부터 2022. 1. 8.까지 요양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 8, 10, 18, 19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한편,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일반 불법행위와 달리 위험책임 법리에 근거해 점유자에 대하여는 과실의 증명책임이 전환된 중간적 책임을, 소유자에 대하여는 무과실책임을 부과하여 그 책임을 가중하고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다246810 판결 등 참조). 위 조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고, 이와 같은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6161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제1차적으로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공작물의 소유자는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 비로소 제2차적으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이지만, 공작물의 직접점유자나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소유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이고, 이 경우에 공작물의 보존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실상계의 사유가 될 뿐이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2다31668 판결, 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4056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이자 이 사건 굴착기의 소유자로서 이 사건 굴착기가 항상 안전성을 갖추도록 관리·보존하고, 이와 같은 물적 정비를 통하여 피용자의 신체, 건강 등을 해치지 않도록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특히 이 사건 작업은 고열이 발생하는 슬래그를 취급하는 것으로 이에 사용되는 굴착기에서 유압유 등이 분출될 경우 불이 붙을 우려가 크므로 피고는 유압호스를 항상 견고하게 연결하는 등으로 누유의 발생을 방지하여야 함에도, 건설기계관리법 제12조 및 건설기계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48조 제1항에 따른 이 사건 굴착기의 관리의무를 위반하여 원고가 이 사건 굴착기의 직접점유자로서 이 사건 작업을 하던 중 굴착기의 유압호스가 빠지게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발생케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 및 이 사건 굴착기의 소유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굴착기의 유압호스 교체 및 유압유 보충 등 일상적인 소모품의 교체, 경정비는 굴착기 운전원들의 업무로 그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다투고, 원고가 2019. 10. 15. 이 사건 굴착기의 유압호스 1개의 교체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건설기계관리법 제16조의2, 동법 시행규칙 제41조 및 별표 10의2 제1호 사.목에 의하면, 굴착기의 유압호스 교환은 건설기계정비업에 포함되지만, 건설기계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가 스스로 건설기계를 정비할 수 있는 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 위 작업을 굴착기 운전원들이 수행하는 것 자체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06조에 의하면, 차량계 건설기계의 수리나 부속장치의 장착 작업 등을 하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두어야 하는데, 피고가 굴착기 운전원들의 정비작업 수행에 실질적으로 지휘업무를 수행하는 작업지휘자를 두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점, ② 이 사건 굴착기에는 4개의 유압호스가 있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탈한 유압호스가 원고가 교체 작업을 수행한 유압호스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이 사건 굴착기의 유압호스는 원고가 교체한 것 외에도 2019. 8. 30., 같은 해 9. 3. 각 1개씩 다른 굴착기 운전원들에 의하여 교체되었다), 이 사건 굴착기는 원고가 독점하여 점유·사용하는 장비가 아니고 굴착기 운전원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서 그 정비상 문제를 모두 원고의 잘못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공작물의 소유자에 대한 책임을 가중하는 것은 위험책임 법리에 근거한 것으로서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위험성이 많은 굴착기를 소유하고 활용함으로써 이익을 향유하는 피고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고, 건설기계정비기능사도 아닌 원고를 비롯한 굴착기 운전원들이 굴착기 정비업무를 수행한 것도 피고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지시한 것으로 그에 따른 위험도 기본적으로는 피고가 부담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나)

또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54조 제2항, 제1항은 사업주는 ‘용광로, 용선로 또는 유리 용해로, 그 밖에 다량의 고열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장소에서 화상, 그 밖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근로자에게 방열복 또는 적합한 보호구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작업은 고열의 금속찌꺼기를 취급하는 작업으로 위 다량의 고열물을 취급하는 작업에 해당되고, 더욱이 원고는 야간에는 슬래그 집적작업 외에 슬래그 냉각 작업까지 스스로 수행함으로써 고열물을 직접 취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방열복 등 그 밖에 화재 사고로부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보호장구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방열복은 고열물과 직접 접촉하는 작업자에게 지급되는 것인데, 원고와 같은 굴착기 운전자는 고열물을 직접 취급하지 않고 굴착기 내부에서 작업하므로 방열복 등의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5, 20, 2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도 슬래그 집적작업과 관련하여 ‘고열 슬래그 집적작업 중 폭발 및 슬래그 비산으로 작업자 및 장비 화상 및 화재위험, 집적작업 중 유압호스 파손으로 장비 화재 및 작업자 화상 위험 등’ 폭발 및 화재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럼에도 굴착기 운전원들에 대하여 안전 보호구로 ‘장갑, 방진복, 안전모, 안전화, 귀마개, 방진마스크’ 등을 지급하였을 뿐 폭발·화재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한 안면보호구, 보안경, 방열복 등은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피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비로소 굴착기 운전자에게 방열복, 얼굴 가림막이 부착된 안전모 지급, 내부 조종석에 방염커튼 설치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였다).

나.

책임의 제한

1)

다만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도 굴착기를 가동하기 전에 스스로 장비의 안전을 확인하고, 특히 고열의 슬래그를 취급하는 작업자로서 슬래그 냉각 및 집적작업을 스스로 모두 수행하는 야간 작업 시에는 슬래그 집적작업에 앞서 슬래그가 충분히 냉각되어 있는지 면밀히 살펴 폭발이나 화재를 방지하는 등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인바(을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등을 상대로 제강 슬래그 냉각작업에 관한 교육도 시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로 하여금 손해의 전부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부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 및 기타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2)

피고는, 원고가 고열 슬래그를 충분히 냉각하지 않고 집적작업을 한 탓에 누출된 유압유가 인화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의 책임은 50% 이내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9, 11,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① 피고는 주간에는 이 사건 작업에 2인의 인원을 투입하여 수행하도록 하는바, 1인은 굴착기에 앉아서 슬래그를 모으고 퍼 올려 화물차에 상차하는 작업을 하고, 나머지 1인(야드 관리원)은 작업장 바닥에 액체 상태로 있는 슬래그에 살수모니터를 작동하여 냉각시키는 작업을 하는 데 반해, 야간에는 굴착기 운전원이 슬래그 냉각작업 및 집적작업을 모두 수행하는 점(이와 같은 작업구조는 2013.경 피고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굴착기 운전원들의 업무범위를 슬래그 냉각작업까지 추가·확대한 것이다), ② 야간에는 작업자의 시야가 제한되고 주의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간보다 슬래그의 냉각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존재한다고 보임에도, 피고는 야간에 굴착기 운전원들이 대형지금 상차작업을 수행하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운전원들로 하여금 슬래그 냉각작업까지 모두 수행하게 하였던 점, ③ 슬래그 냉각작업에 ‘8~12시간’이라는 일응의 작업기준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기온이나 슬래그의 양, 도포 상태 등에 따라 위 기준을 충족하였더라도 냉각이 불충분할 수 있고, 이에 냉각 여부는 슬래그의 적열 여부나 색상, 수증기 발생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판단하여야 하는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슬래그 냉각작업이 단순히 살수모니터를 조작하는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업무라고 볼 수 없는 점(이에 피고도 슬래그 집적작업 표준에서 슬래그 집적 중 적열 슬래그가 있는 경우 보충 살수작업을 예정하고 있다) 등에 비추어 보면, 야간에 혼자 슬래그 냉각 및 집적작업을 모두 수행하여야 했던 원고가 슬래그의 냉각 정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더라도 이를 중대한 과실에까지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는 화재 발생 당시 즉시 굴착기의 시동을 끄고 바로 탈출하였어야 함에도 만연히 2미터 이상 굴삭기를 후진으로 운전하여 계속 가동시킨 잘못으로 유압호스 내부에 남아 있던 유압유가 분출되면서 굴착기 운전석까지 화재가 확대되었다고 주장하나, 갑 제19호증의 5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유압호스 연결부 탈락으로 순간적으로 다량의 유압유가 쏟아지면서 슬래그에 흩어져 굴착기 주변이 화염에 휩싸여 바로 하차가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로서는 우선 굴착기를 후진시켜 화염이 없는 곳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할 것이므로, 단순히 굴착기 운전석의 소훼 정도가 중하지 않다는 등의 단편적인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굴착기에서 즉시 하차하지 않은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한 단리할 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10호증의 6, 갑 제17, 21호증, 을 제21호증,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회신 결과, 이 법원의 F병원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피고는 G생 남자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 46세 8개월 남짓이며, 기대여명 종료일은 2055. 6. 15.이다.

2)

소득 및 가동기간

가)

원고는 65세가 되는 2038. 2. 7.까지 건설기계운전사의 노임단가(가동일수 월 20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본다.

한편, 피해자가 사고 당시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일정한 수입을 얻고 있었던 경우에, 피해자에 대한 사고 당시의 실제 수입을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현출되어 있고 그에 기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기대수입을 산정할 수 있다면, 사고 당시의 실제 수입을 기초로 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하고,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 등의 통계소득이 실제 수입보다 높다면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던 수입보다 높은 통계소득 만큼 수입을 장차 얻을 수 있으리라는 특단의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통계소득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다35623 판결,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다36524 판결 등 참조). 갑 제10호증의 6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무렵의 원고의 월평균보수는 5,613,628원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원고가 일실수입을 청구하는 2022. 1. 9. 기준 노임단가인 229,676원에 가동일수 20일을 곱한 금액보다 다액이므로, 원고의 소득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 등의 통계소득에 의하기로 한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얻고 있던 실제 수입을 나타내는 평균임금 자료가 현출되어 있으므로 이를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실수입의 계산은 노임단가에 가동일수를 곱하여 산출되는 월수입을 기초로 하는 데 반해, 근로기준법상의 평균임금이라 함은 ‘퇴직 등의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일수로 나눈 금액(근로기준법 제2조 제6호)’으로 위 일수에는 휴일도 모두 산입되므로 노임단가의 개념과는 상이한 것이다. 따라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삼을 경우 월수입이 과소 계산되므로 이와 같이 손해액을 산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481 판결,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16010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는 또한,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고, 만 57세부터는 연도별 급여를 10%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만 57세가 되는 2030. 2. 8.부터 만 60세까지 임금의 90%를 노임단가로 적용하여야 하고, 설령 만 60세 이후를 가동기간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만 63세가 될 때까지 도시보통인부의 노임단가를 기초로 소득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정년 또는 임기가 정하여진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던 경우에 정년 또는 임기 만료 후 일률적으로 일용노동에만 종사할 것으로 추정할 수는 없고, 피해자의 연령, 교육 정도, 종전 직업의 성질, 직업 경력, 유사 직종이나 다른 직종에의 전업 가능성과 확률, 그 밖의 사회적·경제적 조건과 경험칙에 비추어 정년 또는 임기 만료 후 장차 종사 가능하다고 보이는 직업과 소득을 조사·심리하여 이를 일실 수입 산정의 기초로 삼아야 할 것인바, ① 원고는 2000. 1월경 건설기계(굴착기 및 로더) 조종면허를 취득하고 이후 19년 이상 건설기계운전원으로 근무하여 온 점, ② 건설기계운전원은 건설기계 내부에 앉아 이를 조작하는 업무를 수행하므로 육체적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없어 정년인 만 60세 이후라도 충분히 종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 원고의 전문자격과 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정년 이후라도 동종 또는 유사 직종에 종사 가능하다고 보이므로 가동연한까지 건설기계운전사의 노임단가를 적용한다. 또한 일실수입을 원고의 실제 수입이 아니라 그에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통계소득을 기초로 산정하는 이상 피고의 임금피크제 적용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3)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가)

원고가 구하는 2022. 1. 9.부터 2038. 2. 7.까지 영구장해 52.19%

(1)

정형외과 : 양 수지 및 우측 완관절의 부전 강직

피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21. 4.경 신체감정을 받은 후 2021. 5. 26.부터 2021. 11. 1.까지 추가로 입원 및 수술치료를 받았으므로 장해상태가 호전되었을 것이라고 다투나, ① 원고가 이 사건 신체감정 이후 F 병원에서 받은 수술은 화상으로 인해 손가락이 들러붙는 물갈퀴변형 현상과 수지의 구축 등을 개선시키는 수술로서 이로 인하여 수지와 완관절의 운동장해가 개선되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의(정형외과)도 원고의 완관절과 수지에 남은 장해는 영구장해로서, 그 호전을 위한 향후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는 의학적 견해를 제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장해상태가 신체감정 이후 추가적인 수술 등으로 호전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2)

외모의 추상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인정 여부

불법행위로 인한 후유장애로 말미암아 외모에 추상이 생긴 경우 그 추상의 부위 및 정도, 피해자의 성별, 나이 등과 관련하여 그 추상이 장래의 취직, 직종 선택, 승진, 전직에의 가능성 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현저한 경우에 한하여 추상장애로 인하여 노동능력상실이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3다39927 판결,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506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성형외과)에 의하면, 감정의는 원고에 대하여 국가배상법 시행령 제12급 제13호 ‘외모에 추상이 남은 자’에 해당하여 노동능력상실율 15%가 인정된다는 소견을 제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①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의 신체장애 등급과 노동능력상실률은 재해 발생시 국가 등의 보상 정도를 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서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보다 상대적으로 장해율이 높게 책정되어 있는 점, ② 향후 원고가 반흔에 대한 성형술 등을 받을 경우 흉터의 면적 및 정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성형외과 향후치료비 청구를 받아들이는 점, ③ 그 밖에 원고의 연령, 원고가 전문자격을 가지고 건설기계 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며 피고도 원고의 복직을 보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추상이 장래의 취직이나 전직, 승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추상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은 인정하지 아니한다.

4)

계산

구체적인 손해액의 계산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 그 합계는 359,955,951원이다.

5)

장해급여의 공제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지급받은 보험급여는 손해배상과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범위에서 공제대상이 되는바, 장해급여는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액에서 공제가 가능하고(대법원 1994. 4. 26. 선고 94다6628 판결 등 참조),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은 근로복지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하여(‘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재해근로자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는 2022. 4. 13.경 장해 5급 판정을 받고 장해연금을 지급받고 있는바, 이를 일시금으로 환산한 158,135,424원을 위 일실수입 합계액에서 공제한다. 따라서 일실수입 손해는 201,820,527원(= 359,955,951원 – 158,135,424원)이 남는다.

나.

향후 치료비

1)

원고에 대하여 향후 비후성 반흔 및 색소 침착에 관한 수술적 치료, 레이저를 이용한 반흔 성형술, 비수술적 방법(피부 관리, 연고 및 패치형 제품)의 반흔 재생성 억제 등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그 치료비는 합계 28,751,800원이다.

피고는, 원고가 신체감정 이후 2021. 5. 26.부터 2021. 11. 1.까지 부산 소재 F 병원에서 추가로 치료를 받았으므로 추가 치료에 소요된 비용은 향후 치료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F 병원에서 받은 수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손가락의 물갈퀴변형 현상과 구축 등을 개선시키는 수술로서, 성형외과에서의 향후 치료와 관련하여 인정된 향후 치료비가 감축될 사정으로 볼 수 없다.

2)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위 향후치료비를 지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4. 3. 14. 이를 지출하는 것으로 본다. 위 비용을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으므로, 23,631,104원을 향후치료비로 인정한다.

다.

개호비

1)

개호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피해자의 상해 또는 후유장해의 부위·정도·연령·치료기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인신사고의 피해자가 치료종결 후에도 개호가 필요한지 여부 및 그 정도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의 감정을 통하여 밝혀진 후유장해의 내용에 터잡아 피해자의 연령·정신상태·교육정도·사회적·경제적 조건 등 모든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추어 규범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73 판결 등 참조).

2)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양측 수부와 우측 완관절의 운동제한으로 세안, 식사, 배설 후 처리, 샤워, 상·하의 착용 등의 일상생활동작 수행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정도는 1일 성인 1인의 5시간 개호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제시되었고, 원고의 상해와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연령, 치료경과, 개호의 필요성과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감정의견에서 제시된 개호의 정도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19. 10. 19.부터의 개호비의 지급을 구하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에는 개호비의 성격을 가지는 간호 및 간병을 위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4항 제6호 참조), 달리 원고가 위 요양급여에 포함된 개호의 정도를 초과하는 개호가 필요하였다거나 추가로 개호비를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요양급여가 지급된 기간의 말일인 2022. 1. 7. 다음날인 2022. 1. 8.부터의 개호비만을 손해로 본다.

3)

개호비의 구체적인 계산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 그 합계는 690,188,035원이다.

라.

책임의 제한 : 원고의 책임 40%

원고의 재산상 손해액 549,383,799원{= 915,639,666원(일실수입 201,820,527원 + 향후치료비 23,631,104원 + 개호비 690,188,035원) × 60%, 원 미만 버림}

마.

공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치료비 25,830,348원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10,332,139원(= 25,830,348원 × 40%, 원 미만 버림)

바.

위자료

원고도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면서 고열의 슬래그를 충분히 냉각한 후 냉각 상태를 살펴 집적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여야 함에도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 할 것이다. 그 밖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과실 비율, 원고의 부상,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참작하여 위자료는 2,000만 원으로 정한다.

사.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559,051,660원(= 549,383,799원 – 10,332,139원 +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이 사건 사고일 2019. 10.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성희

각주1) 제철소에서 흘러나온 용해된 쇳물이 작업장 바닥에 고여 있는 상태에서 쇳물에 물을 뿌려 냉각시켜 고체 상태의 슬래그로 만든 후 굴삭기로 슬래그를 파내고 긁어모으는 작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