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별지 2 '퇴직 원고들 청구금액표' 기재 원고들에게 같은 표의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5.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별지 3 '재직 원고들 청구금액표' 기재 원고들에게 같은 표의 '임금 차액'란 기 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5.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 산한 돈을 지급하고,
별지 3 '재직 원고들 청구금액표' 기재 원고들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 에 같은 표의 '추가적립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5. 1. 1.부터 다 갚 는 날까지 연 1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납입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의 가,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사람들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도입 배경
피고는 주식회사 J의 계열사 중 하나이다. 주식회사 J과 피고를 포함한 16개의 계열사들은 근로자들의 성과와 관계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단일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었는데, 근로자들의 고령화와 그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급여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2004년경부터 주식회사 J 및 계열사내부에서 대두되었고, 그 개선방안 중 하나로 근로자가 특정 연령 또는 호봉에 도달하면 임금을 동결하거나 줄이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논의되었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는 K조합 L지부(이하 'L 노조'라고 한다)와의 합의 하에 2005. 2. 1.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다. 그 내용은 근로자가 29호봉 2년차에 도달한 때부터 15%를 한도로 매년 기본급의 3%를 누적 삭감한다는 것이었다.
임금피크제 1차 개정
피고와 L 노조는 2014. 12. 15. 임금피크제를 다음과 같이 변경하여 2015. 1. 1.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최초 적용시기 : 29호봉 2년차에서 27호봉 1년차로 변경(5년 단축됨)
임금 삭감율 : 1년차 3%, 2년차 3%, 3년차 4%, 4년차 5%, 5년차 7%로 누적 삭감하고, 6년차부터는 추가 누적삭감 없이 전년도 기본급을 유지함.
기타 : 임금피크제 적용자는 승호 대상에서 제외함.
임금피크제 2차 개정
피고의 이사회는 2015. 12. 23. 임금피크제의 삭감율은 그대로 유지하되 최초 적용시기를 28호봉 1년차로 변경하기로 의결하였고, 이는 2016. 1. 1.부터 시행하였다(이와 같이 변경된 임금피크제를 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피고의 정년 변경
당초 피고의 취업규칙은 직원의 정년을 만 58세로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5. 22.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2017.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6. 1. 위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변경하였다.
원고들의 생년월일 및 임금피크제 진입일
원고들의 생년월일과 임금피크제 진입일은 별지 1 원고 목록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내지 3, 5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호봉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2항에 정해진 연령차별에 해당한다. 나아가위 제도는 정년유지형으로서 그 도입 목적이 타당하지 않고,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 정도가 크고 대상 조치도 없어 이들이 입는 불이익이 과다하며, 임금 감액을 통해 마련된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 차별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로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연금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한다.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의한 정년연장에 따라 임금을 감액함으로써 고령근로자의 고용유지 및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므로,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가 정하는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임금피크제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피고의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도입목적이 타당하고, 피크 임금 자체가 높게 설정되어 있고 적용기간이 짧아 대상 근로자들의 불이익이 크지 아니하며, 안식년휴직제를 시행함으로써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 대한 대상조치를 실시하였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청년세대의 채용에 사용하였으므로, 위 임금피크제에는 고용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이 정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사업주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위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판단
이 사건 연령피크제가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고, 이 체계에서는 근로자의 근속연수에 따라 호봉이 상승하고 그 호봉에 맞추어 임금도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고호봉자는 근속연수가 많은 근로자일 수밖에 없고, 근속연수는 근로자의 연령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정 호봉에 다다른 근로자들의 임금을 개별적인 업무 성과 등에 관계없이 감액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호봉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고령근로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그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2항에 따른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는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를 연령차별금지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연령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이 정하는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모회사인 주식회사 J의 임금피크제를 모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 · 제안한 주식회사 J의 성과주의 인사제도안(을 제2호증)을 살펴보면, 주식회사 J은 근로성과에 부합하는 급여 체계의 마련 및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고령자의 고용을 유지 ·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있다는 내용은 위 검토문건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 없이 임금만을 삭감하는 형태이다. 피고의 최초 임금피크제는 2005. 2. 1. 정년 연장 없이 임금만을 삭감하는 형태로 도입되었고,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이 2017.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기로 정하였음에도, 2016. 1.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에 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임금피크제의 적용호봉을 낮추었을 뿐이며, 피고는 2017. 6. 1. 에 이르러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변경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에 대비하여 마련된 것이라거나 고령자의 고용기간을 늘려주어 이들의 고용유지에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연령피크제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8호봉 1년차 이상인 고호봉자들의 업무 능력이나 성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지 여부 및 그 떨어지는 정도를 확인할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음에도 이들의 급여를 단지 동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년 누적 삭감한다. 특히 그 삭감비율은 매년 3% 이상이 누적되어 임금피크제 적용 5년차에 이르면 그 삭감율이 20.20%에 이르게 되는데, 설령 고호봉자의 업무 성과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삭감율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모회사인 주식회사 J이 먼저 인건비 부담 가중을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에 영향을 받아 최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이후 경영상 비용 절감을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확대 · 강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의 매출액은 2020년 약 112억 원에서 2023년 약 162억 원으로 증가하였고, 2023. 12. 31.을 기준으로 피고의 자본잉여금은 약 73억 원, 이익잉여금은 약 416억 원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 및 그 시행기간 동안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적용기간은 7년 내지 9년으로서 짧지 않다. 그리고 이들의 임금은 28-1호봉의 기본급을 기준으로 매년 3%, 3%,4%, 5%, 7%가 누적적으로 삭감되었고, 그로 인해 이들의 기본급은 아래 표와 같이 퇴직 7년 전 97%로 삭감되는 것을 시작으로 퇴직 3년 전에는 79.8%까지 삭감된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7년 동안 지급되는 기본급의 총액을 700%(= 100% × 7년)로 볼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지급되는 기본급 총액은 약 606.63%이므로,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기본급 총액이 약 13.33%[= (700% -606.63%) / 700%)]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1>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본급에 연동되는 상여금, 퇴직금까지 모두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적지 않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게 별도 보직을 부여하거나 담당 업무량 또는 근무시간의 조정을 통하여 업무 부담을 완화하는 등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대상조치를 강구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이므로, 임금 삭감의 대상조치로서 정년 연장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피고가 실시한 안식년휴직제의 경우 그 안식 기간 중 대상자들에게 은퇴 후 진로 결정 등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 등이 실질적으로 제공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고, 대상자들은 정상 급여와 정기상여의 70%만을 지급받게 되므로 그 급여삭감의 정도가 크며, 정년퇴직자들의 경우 퇴직 전 2년간 의무적으로 휴직을 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비록
이들이 안식년휴직제를 통해 퇴직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실시한 의무안식년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보전하기에 충분한 대상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근로자들 중 2011년 이후에 명예퇴직을 한 인원이 11명, 정년퇴직을 한 인원이 14명인데 반해, 같은 기간 신규 채용된 인원은 23명으로서 퇴직자의 숫자인 25명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2011년 이후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절감된 재원이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 및 신규 근로자들의 채용에 사용되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그 밖에 절감된 재원이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와 신규 근로자 채용에 사용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소결론
앞에서 본 것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기간인 2020. 1. 1.부터 2024. 12. 31.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연금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하며, 이는 별지 2, 3 표의 해당 원고별 '합계'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
따라서 피고는 ① 별지 2 표 기재 퇴직 원고들에게 같은 표의 '합계'란 기재 각 급여 및 이에 대하여 그 최종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25.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별지 3 표 기재 재직 원고들에게 같은 표의 '임금 차액'란 기재 각 임금 및 이에 대하여 그 최종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25.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③ 별지 3 표 기재 재직 원고들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같은 표의 '추가적립액'란 기재 각 퇴직연금 부담금 및 이에 대하여 부담금 납입기일 다음날 이후로서 재직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2025.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퇴직급여법 제20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제1호가 정한 연 1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납입할 의무가 있다(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다투고있는 이상 재직 원고들에게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
판사 임성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