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게 대한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14차223 퇴직금반환 사건의 2014. 4. 4.자 지급명령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12. 5. 17.부터 2014. 2. 4.까지 피고의 사업장(상호: C)에서 배달원으로 근무하면서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월 고정적인 돈을 받았다(다툼 없는 사실).
원고는 2014년 2월경 피고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에 피고를 고발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원고와 피고는 2014. 3. 2. 피고에 대한 고발 사건을 담당한 근로감독관 D와 함께 원고에 대한 2013. 11. 5.부터 2014. 2. 4.까지 92일 동안의 기본급 합계가 6,000,000원임을 전제로 평균임금을 65,217.39원(=6,000,000원÷92일)으로, 퇴직금을 3,371,640원(=65,217.39원×30일×629/365)으로 계산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를 작성하고, 피고가 2014. 4. 5.까지 원고에게 액면금 3,371,640원의 가계수표를 발행해 주기로 합의하였다(을 제3호증).
그런데 피고는 가계수표 발행 전인 2014. 4. 3.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14차233호로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 근무하면서 21개월 동안 매월 급여 1,800,000원과 퇴직금 200,000원 합계 2,000,000원을 받아갔음에도 피고를 고발하였고, 이에 피고가 2014. 4. 5.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3,371,640원의 가계수표를 발행해 주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4,200,000원(=200,000원×21개월)의 반환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2014. 4. 4. 이에 관한 지급명령(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을 받았으며, 이 사건 지급명령은 2014. 5. 10. 확정되었다(갑 제1, 2호증).
피고는 원고와의 합의대로 2014. 4. 5.경 원고에게 3,371,640원의 가계수표를 발행해 준 후, 발행일로부터 이틀 뒤인 2014. 4. 7. 위 가계수표에 대하여 사고신고를 하고 지급정지를 의뢰하였다(을 제7, 8호증).
원고는 2014. 5. 13. 제주지방법원 2014가소12006호로 퇴직금 3,371,64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위 소송이 계속 중이다(갑 제4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3,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근로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매월 돈을 받으면서 순수한 급여만을 받았을 뿐 별도의 퇴직금을 포함하여 보수를 받은 적이 없으므로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피고가 이를 지급하지 않아 피고를 고발하여 조사 과정에서 가계수표를 통해 퇴직금을 받기로 합의하였는데, 오히려 피고가 위 가계수표에 대하여 사고신고를 한 탓에 아직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을 뿐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지급명령의 집행력 배제를 구한다.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21개월 동안 매월 순수한 급여와 함께 200,000원씩의 퇴직금을 포함하여 보수를 지급하였음에도 피고의 퇴직 이후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3,371,640원의 가계수표를 발행해 주었으므로 퇴직금을 이중으로 지급한 셈이 되어 원고가 기존에 받은 4,200,000원(=200,000원×21개월)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확정된 지급명령의 경우 그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된 청구권에 관하여 지급명령 발령 전에 생긴 불성립이나 무효 등의 사유를 그 지급명령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고, 이러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도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의 채권이 성립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채권의 발생원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고, 원고가 그 채권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거나 변제에 의하여 소멸되었다는 등 권리 발생의 장애 또는 소멸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원고에게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2852 판결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표준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의 제6항과 제7항 사이의 공간에 수기로 '※ 퇴직금: 급여 1,800,000원+200,000원(퇴직금)=2,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을 제6호증의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보수를 지급하면서 순수한 급여와 퇴직금의 액수와 지급방법을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지급하였고, 원고는 퇴직금 통장을 별도로 만들어 주겠다는 피고의 제안을 거부하기도 한 사실, 원고의 고발 사건을 접수한 근로감독관이 원고와 피고의 참여에 따라 작성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에는 원고에 대한 기본급이 2,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그리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도'임금'이 '월 2,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근로계약기간은 '2012. 5. 17.부터 2014. 2. 4.까지'로 명시되어 있으며 하단부에는 작성일이 원고의 퇴직일 이후인 '2014. 2. 5.'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원고와 피고가 합의하면서 피고가 발행해 주기로 한 가계수표의 액면금은 3,371,640원으로서 월 200,000원을 21개월로 계산한 4,200,000원에 미달함이 계산상 명백하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사용자인 피고와 근로자인 원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근로계약기간, 작성일 등에 관한 기재 내용에 비추어 근로계약 체결 당시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 원고의 퇴직일 이후에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 명백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 사실을 인정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로 볼 수 없고, 그 중 '퇴직금 200,000원'을 언급하는 문구 역시 수기로 기재된 점이나 그 기재 위치에 비추어 볼 때 사후에 추가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나머지 기재 내용이나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의 기재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매월 원고에게 지급해 왔던 돈 2,000,000원은 퇴직금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한 임금이었을 개연성이 크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통장을 별도로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고 스스로 매월 임금과 함께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제안을 거부하였고, 달리 원고가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분할 지급에 대하여 명확히 이해하고 동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만일, 원고와 피고가 월 200,000원씩의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다면, 피고가 지급하는 퇴직금은 원고의 재직 기간에 비례하여 계속 누적되는 결과가 되는데, 중간에 이를 정산하기로 약정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나아가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고발하기까지 한 원고로서는 이미 4,200,000원의 퇴직금을 받았음을 인정하고 이를 반환하면서 그보다 적은 3,371,640원의 가계수표만을 발행받기로 할 경제적 동기나 이유도 없어 보이고,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근로감독관이 그와 같은 내용의 합의를 주선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월 200,000원씩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성립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지급명령의 집행력은 배제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경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