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단2701
판결선고
2016. 9. 2.
광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3. 9.경 광주 동구 D에 있는 E 커피숍에서 지인인 F를 통하여 알게 된 피해자 G에게 "기아자동차 관계자들을 알고 있는데 사내하청업체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에게 지급 할 5,000만 원과 접대비 200만 원이 필요하니 위 돈을 마련해 주면 기아자동차 하청업체에 취직이 되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이 기아자동차 관계자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로부터 취업청탁 경비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피해자를 기아자동차 사내 하청업체에 취직시켜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F를 통하여 피해자로부터 2013. 10. 7. 현금 3,200만 원, 2013. 11. 12. 현금 2,000만 원을 각각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합계 5,2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함과 동시에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
G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계좌거래내역
고소장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근로기준법 제107조, 제9조(영리 목적 취업 개입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추징 구형에 관한 판단
검사의 추징 구형
검사는 피고인이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5,200만 원의 범죄수익을 취득하였으므로「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몰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3조 제1항에 따라 추징을 구형하였다.
판단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 중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근로기준법 제107조를 위반한 죄로서 부패재산몰수법이 정하고 있는 부패범죄에 해당한다. 한편 부패재산몰수법 제5조 제1항, 제3조 제1항에 따른 부패재산의 가액에 대한 추징은 임의적 추징이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기죄의 피해자가 있는 이 사건의 특성, 부패재산몰수법상 몰수·추징 규정의 취지와 목적, 그 외「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상 몰수·추징 관련 규정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해 추징을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사실과 같은 행위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해당함과 동시에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얻은 돈은 부패재산몰수법상 부패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으로서 같은 법상의 범죄수익의 부패재산에 해당하여 임의적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 돈 또는 그 가액을 피고인으로부터 몰수 또는 추징할 경우 부패재산을 피고인으로부터 박탈하여 부패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부패범죄를 효과적으로 방지·척결한다는 부패재산몰수법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아래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추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취업청탁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피고인은 경제적 자력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고인으로부터 범죄수익을 추징할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변제할 재원을 크게 감소시켜 피해자에 대한 변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사기죄와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상상적 경합범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부패재산 추징의 필요성이 피해자에 대한 변제의 필요성보다 우선한다거나 추징의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부패재산몰수법상 추징은 임의적 추징일 뿐만 아니라 그 추징을 하는 목적이 부패재산몰수법 제1조(목적)가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부패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부패범죄를 효과적으로 방지·척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피해회복을 통해 양형상 유리한 판결을 받으려고 하는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우선적으로 변제하도록 하는 것은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그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피고인으로부터 박탈시키는 셈이 되므로 부패재산몰수법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부패재산몰수법은 부패범죄의 피해자가 있는 경우 몰수·추징에 관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고, 이러한 규정의 취지가 이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다. 같은 법 제6조 제1항은 '제3조의 재산('부패재산'을 말한다)이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이 법에 따라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은 피해자에게 환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해자가 있는 부패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손해회복을 우선시킨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범한 사기죄가 위 법상의 부패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위 특례규정을 직접 적용할 수는 없지만 범죄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우선시킨다는 위 규정의 취지는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임의적 추징에 있어서 추징의 필요성을 부정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고 할 것이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도 범죄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우선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 제1항은 범죄수익에 관한 임의적 몰수를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은 이 법에 따른 몰수 대상 대산이 범죄피해재산(재산에 관한 죄 등)인 경우에는 몰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규정 취지 역시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한 추징의 필요성을 부정하게 한다.
설령 피고인이 자신의 재산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피해 변제를 이미 해 준 경우라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추징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왜냐 하면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변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타인에게 채무를 부담하게 되거나 피고인과 경제적 이익을 같이 향유하는 자의 자산의 감소로 말미암아 이미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된 것이기 때문에 부패재산의 경제적 이익을 더 이상 향유할 수 없게 되어 부패재산몰수법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이유에서 피고인에 대한 추징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피해금액 5,200만 원 및 피해자의 고소대리인 선임비용 300만 원을 합한 총 5,500만 원 중 3,500만 원을 2016. 8. 29. 피해자에게 지급하였고, 나머지 2,000만 원에 대하여는 H 소유의 아파트에 채무자 H, 채권최고액 2,300만 원으로 하는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줌으로써 피해자와 합의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이유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추징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권고형의 범위]
일반사기 > 제1유형(1억 원 미만) > 기본영역(6월 ~ 1년 6월)
[특별양형인자]
없음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 조건이 되는 사정들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 피고인의 이 사건 사기범행은 처음부터 취업을 시켜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청탁에 관해 거짓말을 하여 어려운 처지에 있는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좋지 못하다.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판사 이진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