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도 평택시 C, 4층에 있는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34명을 사용하여 건설업 및 용역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광주 서구 E 이하 불상 F 광주지역본부에서 2013. 3. 1.부터 근로하여 온 G의 2015. 4. 임금 차액 186,343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5. 4. 임금부터 2015. 8. 임금까지의 차액 합계 931,715원을 임금 정기 지급일인 매 익월 10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 유무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에 기록상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되는 점(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두17205 판결 등 참조)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G과 사이에 체결한 종전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2015. 3. 31. 만료됨으로써 종료되고 G에게 종전 근로계약과 동일한 액수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이상 2015. 4. 1.부터는 종전 근로계약과 동일한 액수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인다. 뿐만 아니라 G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는 중요한 근로조건인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명시적인 다툼이 있어 결국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는 단순히 G이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여 묵시적으로 종전 근로계약과 동일한 액수의 임금을 내용으로 한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은 G이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면서 매월 급여로 2,467,977 원씩을 지급받는 것을 보고 근로의 대가로 위와 같은 액수의 임금을 지급받는 것을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믿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G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는 2014. 4. 1. G과 사이에, 계약기간 2014. 4. 1.부터 2015. 3. 31.까지(단, 근로계약의 최대기간은 F 광주지역본부의 용역업무 만료 또는 중도해지일까지로 하고, 위 계약기간 중에 위 용역계약이 만료되거나 중도해지된 경우 그때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한다), 월 급여 2,654,32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종전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종전 근로계약에 따라 G에게 위 계 약기간인 2014. 4. 1.부터 2015. 3. 31.까지 임금으로 매월 2,654,320원씩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F 광주지역본부와 사이에 광주지역본부 사옥종합관리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2013. 3. 1.부터 광주 H지구에 있는 F 광주지역본부 건물을 관리하는 관리소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해 왔다.
피고인은 2014. 12.경 이 사건 용역계약과 관련하여 적자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확인한 결과, 이 사건 회사가 관리소장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에 기하여 F 광주지역본부로부터 지급받는 용역대금 산출내역상 책정된 노무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하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5. 2.경부터 2015. 4.경까지 G을 포함한 F 광주지역본부 건물의 관리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과다 임금 지급사실을 알리고, 종전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새롭게 체결할 근로계약에서는 이 사건 용역계약상 용역대금 산출내역에 책정된 노무비를 기준으로 임금을 정하겠다는 취지를 통보하였다.
G을 제외한 F 광주지역본부 건물의 관리업무에 종사하는 다른 근로자들 20명은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가 제시한 위 3)항과 같은 기준으로 정한 임금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와 위 근로자들은 계약기간을 2015. 4. 1.부터 2016. 3.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이 사건 회사가 G에 대하여 위 3)항과 같은 기준으로 정한 월 급여는 2,467,977원이었는데, G은 여러 차례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종전 근로계약보다 감액된 위 월 급여를 근로조건으로 한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G이 위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자, 이 사건 회사는 2015. 4. 30.경 및 2015. 5. 7.경 G에게 '위 근로계약에 동의할 의사가 없으면, 사직원을 제출하고, 만약 사직원을 제출하지 않으면 위 근로계약을 수용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라는 취지의 서면을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냈다.
G은 종전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위 5)항과 같은 취지의 서면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G이 월 급여를 2,467,977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거부하여 G에게 이 사건 회사에 더 이상 나오지 말라고 했고, F 본부장에게도 이를 보고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G이 출근을 하였고, 이에 전화하여 왜 출근을 하였냐고 물어보니 G이 그냥 알았다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제가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만을 지급할 수 있고 과지급된 임금에 대하여는 환수조치를 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G은 아무런 말 없이 계속하여 회사에 출근하였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임금 삭감에 동의한 것으로 알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81, 82쪽), 이 법정에서도 일관되게 같은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은 2015. 4.부터 2015. 8.까지 G에게 매월 급여로 2,467,977원씩을 지급하였고, G은 위 급여를 전부 수령하였다. G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종전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임금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이 사건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하려고 계속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G은 2015. 9.경에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회사가 G에게 종전 근로계약에서 정한 임금(월 급여 2,654,320원)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월 급여 2,467,977원)의 차액 합계 931,715원을 미지급하였다'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판사 성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