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재직하고 있던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에서 해고 또는 권고사직을 요구받음에 따라 사직한 것이지 질병으로 인하여 재취업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퇴직한 것이 아니다. 또한 설령 피고인이 당뇨 등으로 인하여 건강이 좋지 않아 퇴직을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고용보험법에 따라 실업급여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않는 정당한 이직사유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뇨 등 질병으로 인하여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자의로 F를 퇴직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와 동일한 취지의 원심 판단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16. 6. 12.경 F 사장 및 직원들과 함께 한 회식 자리에서 회사 직원 J와 다툼을 벌였고, 이에 그 다음 날 F 공장장이 피고인 및 J에게 질책 차원에서 "두 사람 다 사표 내라."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피고인은 이후 같은 달 15.에 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반면, J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비록 공장장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사실은 있으나 회사 차원에서 피고인을 해고하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가 진행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같은 요구를 받은 J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는데도 위 회사에서 J를 해고하거나 징계를 하는 등 제재를 가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공장장의 발언을 F의 해고 조치 또는 권고사직 조치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은 자의로 위 회사에서 퇴직하였다고 볼 것이다.
피고인은 F에 제출한 사직서의 사직사유 란에 '당뇨(장기치료)'라고 기재하였고, 수사기관의 조사 당시에도 퇴직한 이유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에 "몸도 좋지 않고 (회사에서) 왕따 당했다는 생각도 들어서 사표를 쓴 것이다.", "몸이 아파서 일을 못 하니까... 하도 답답해서 노가다를 해 봤는데 일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당도 안 받고와 버렸죠."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퇴직 이유는 질병으로 인해 몸이 아파서 더 이상 일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피고인에게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이를 접수받은 F의 직원 C에게 실업급여에 관해 언급하였고, 이에 C이 생산공장장 및 생산부장과 협의한 결과 가능하면 피고인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작성해 주자고 함에 따라, C은 고용지원센터에 전산상으로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 피고인에 대한 이직확인서와 상실신고서에 피고인의 퇴직사유를 '정년연장 계약종료'라고 기재하였다.
피고인은 위 (다)항에서 언급한 서류를 제외한 실업급여 신청에 필요한 나머지 서류들을 직접 작성한 후 스스로 광주지방노동청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하여 실업급여를 신청하였다.
다음으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본다. 고용보험법 제40조 제3호는 실업급여에 포함되는 구직급여의 수급요건 중 하나로 "이직사유가 제58조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을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8조 제2호 다목에서는 수급자격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경우에 대한 예외사유로서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피보험자로서)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로 이직한 경우"를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은 별표 2에서 수급자격이 제한된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제9항에 "체력의 부족, 심신장애, 질병, 부상, 시력·청력·촉각의 감퇴 등으로 피보험자가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고, 기업의 사정상 업무종류의 전환이나 휴직이 허용되지 않아 이직한 것이 의사의 소견서, 사업주 의견 등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정해져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당뇨 등 질병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F에서 퇴직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조항에서 말하는 "체력의 부족, 심신장애, 질병, 부상, 시력·청력·촉각의 감퇴 등으로 피보험자가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은 인정된다. 한편, F의 사내이사인 D이 수사기관 조사 당시 "피고인은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해서 회사 차원에서 그 만두게 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이 "기업의 사정상 업무종류의 전환이나 휴직이 허용되지 않아 이직한 것이 의사의 소견서, 사업주 의견 등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달리 피고인의 이직사유가 고용보험법 제58조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더구나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질병으로 인하여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퇴직하였으므로, 구직급여의 수급요건 중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영리를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이 장에서 같다)하지 못한 상태에 있을 것"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음으로써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적법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단독으로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이 아니라 F 직원 C의 방조행위가 개입되어 있었던 점 등 피고인의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은 1976년에 향토예비군설치법위반죄로 한 차례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것 외에는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반면에 이 사건 범행은 공적기금에 관한 투명한 법집행을 방해하고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악화시켜 결국은 실업급여의 정당한 수령권자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등 그 사회적 폐해가 큰 점, 피고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실업급여의 합계액이 약 888만 원으로 많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백대현 오한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