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2004. 7. 1.부터 피고의 호남지역 영업직원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다가 2017. 7. 31. 퇴사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7,443,150원과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12,861,408원 합계 70,303,8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는 피고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한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이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 등 당사자 사이의 관계 전반에 나타나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 28. 선고 98두921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가지 번호 있는 증거의 가지 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호남지역 영업을 맡아 광주지역 대리점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실적평가, 업무보고 등을 통하여 원고의 업무를 일정 부분 관리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한 위와 같은 관리행위가 위임인으로서 위임업무 처리를 위한 지시 내지 관리 정도를 벗어나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온 근로자라고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결국, 원고는 피고로부터 호남지역 업무를 위임 또는 위탁받아 수행한 독립적인 사업자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광주영업소장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 상 '대리점(영업점)에서 피고에게 지불해야 하는 상품대금과 기타 채무의 변제는 원고가 전액 책임을 져야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위 영업점의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원고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의 근무 상황을 체크하는 등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하였다거나 원고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원고에게 피고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도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하고 피고로부터 받는 실적수당에 관하여 관할세무서에 자영업자로 소득신고를 해 왔고, 원고가 작성해서 피고에게 보고한 업무보고 및 영업수금목표 등은 실적수당을 받기 위해 피고에게 제출한 서류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별도로 가입한 바 없다.
따라서 원고가 영업목표를 작성하고, 주간업무 보고서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이 있었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종속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세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