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0. 4. 17. 선고 2019가단51182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5,360,2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3. 27.부터 2020. 4.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 재단의 계약직 사무처장으로 2015. 7. 26.부터 2018. 7. 25.까지 근무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2018. 3. 26.까지 근무하다가 직권면직 처리된 자이다.

나.

원고는 피고 재단에서 근무하던 중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되어 징계절차에 회부되었다.

다.

원고는 2018. 3. 19.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1차 조사를 받은 뒤 2018. 3. 20. 건강악화와 일신상의 사정으로 사직을 원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반려되었다.

라.

원고는 피고 재단의 인사위원회를 앞두고 2018. 3. 22. '노조 출범과 함께 저에게 가해진 음해와 왜곡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만 의원면직이 되지 않아 많이 힘듭니다. 제가 빠른 시간 내에 재단을 떠날 수 있도록 저를 면직시켜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라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마.

2018. 3. 23. 열린 피고 재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직위해제, 직권면직, 형사고발 여부 등이 심의되었는데, ① 원고의 직위해제에 관하여는 '원고의 남은 임기 동안 징계절차를 진행한다고 해도 최종 결과로 직권면직보다 더 높은 양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채택되었고, ② 원고의 직권면직에 관하여는 '피고 재단 인사규정 제40조 제1항 제9호 규정에 따라 직원간 화합과 통솔 애로 및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원안 가결되었고, ③ 원고 형사고발건에 관하여는 '인사위원회의 심의안건 대상인지 불분명하고 성희롱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채택되었다.

바.

위 인사위원회 결과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018. 3. 26. 직권면직 처분을 내렸고, 피고 재단 사무부처장이 이를 원고에게 전화로 알려주었다.

사.

피고 재단 인사규정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피고 재단의 직권면직 처분은 실질적으로 해고와 동일하다고 할 것인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반하여 직권면직 처분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는바 피고 재단의 직권면직 처분은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예정된 근무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부당한 직권면직으로 인한 위자료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가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가 먼저 자신을 면직해달라는 의사표시를 하여 피고 재단은 그에 따른 것뿐이므로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 처분은 해고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에 만족하고 그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는바 이 사건 소는 금반언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해고와 동일한 것인지 여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므로,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원고에게 내려진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은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먼저 자신을 면직해달라는 의사표시를 하여 피고 재단이 원고에게 면직 처분을 내린 것뿐이므로 이를 근로기준법상 해고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성희롱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난 이후인 2018. 3. 20.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반려되었던 사실, 원고의 성희롱 사건에 관한 직위해제 등 처분 안건이 상정된 피고 재단의 인사위원회를 앞두고 2018. 3. 22.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만 의원면직이 되지 않아 많이 힘듭니다, 저를 면직시켜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였던 사실, 피고 재단 인사 규정 제39조는 '본인의 형편에 의하여 사직하고자 하는 자'를 의원면직으로 보도록 하고, 제40조는 '징계처분으로 면직이 결정된 때(제1호), 대기명령을 받은 사람이 그 기간 중 능력 또는 업무성적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된 때(제4호), 채용시 제출한 서류에 부정이 발견되었을 때(제6호), 정신질환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근무가 불가능할 때(제7호), 그밖의 사유로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의결하였을 때(제9호)' 등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권면직시킬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재단인사위원회는 2018. 3. 23. 원고에 대하여 '직원간 화합과 통솔 애로 및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피고 재단 인사규정 제40조 제1항 제9호(그밖의 사유로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의결하였을 때)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원하였던 것은 의원면직이고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행해지고 징계처분의 하나로서 불명예스러운 퇴직이라고 여겨지는 직권면직을 원하였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의원면직을 원하였다고 하여 직권면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데 대한 동의까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에 만족하고 스스로 출근조차 하지 아니하고 있다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는바, 이 사건 소는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기는 하나(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1847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210074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받은 2018. 3. 26. 이후 불과 1년 1개월여가 경과하였을 뿐인 2019. 4. 1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위 기간이 원고가 계약관계 종료에 관하여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피고가 신뢰하게 될 정도의 상당한 기간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이 사건 소의 제기가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

먼저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핀다. 원고는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를 이유로 한 직권면직이 내려져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원고에 대하여 '직원간 화합과 통솔 애로 및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피고 재단 인사규정 제40조 제1항 제9호(그밖의 사유로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의결하였을 때)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내려진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것과 같을 뿐 아니라, 을 제1호증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원고가 동료 여직원들에게 수시로 술자리를 강요하고 '오피스 와이프가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서울에서 오피스 와이프가 있었는데 여기서도 있었으면 좋겠다' 등으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어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실체적 하자가 있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것과 같은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의하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음에도 피고 재단 사무부처장이 이를 원고에게 전화로만 알려주었던 사실 역시 위에서 인정한 것과 같아,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요건을 결하여 무효이다.

다.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로기간은 2015. 7. 26.부터 2018. 7. 25.까지였던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것과 같고, 원고가 2017. 3. 이후 직권면직처리된 2018. 3. 26.까지 매월 5,923,150원의 급여를 받아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2018. 3. 27.부터 2018. 7. 25.까지 미지급 임금으로 4개월분 급여에 해당하는 23,692,600원(= 2018. 3. 분 급여 5,923,150원 × 4개월)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2018. 3. 27.부터 같은 달 31.까지의 임금은 2018. 3.분 급여로 이미 지급되었고 2018. 4. 1.부터 같은 해 7. 25.까지의 임금 22,546,184원(= 3개월분의 급여 17,769,450원(5,923,150원 × 3개월) + 2018. 7. 1. 부터 같은 달 25.까지의 임금 4,776,734원(= 5,923,150원 × 25/31)을 지급할 의무만이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2018. 3. 27.부터 같은 달 31.까지의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피고의 주장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원고가 미지급 임금으로 지급받아야 할 금원은 피고가 자인하는 22,546,184원이다.

한편 원고는 2018. 3. 27.부터 2018. 7. 25.까지의 미지급 퇴직금으로 20,953,212원(= 1일 평균임금 232,813원 × 30일 × 재직기간 1095일/365일)에서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 14,966,376원을 제하고 나머지 5,997,836원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미지급 퇴직금으로 17,695,270원(= 1일 평균임금 196,614원 × 30일 × 재직기간 1095일/365일)에서 14,966,376원을 제하고 나머지 2,739,894원을 지급할 의무만이 있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동안(2017. 12. 27.부터 2018. 3. 26.까지)의 1일 평균임금은 197,438원(= 17,769,450원 ÷ 90일)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가 미지급 퇴직금으로 지급받아야 할 금원은 17,769,420원(=1일 평균임금 197,438원 × 30일 × 재직기간 1095일/365일)에서 14,955,376원을 뺀 2,814,044원이 된다.

라.

위자료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관한 위자료 10,000,000원을 구하고 있으므로 살핀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에서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앞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가 반려당한 뒤 인사위원회에서 '직원간 화합과 통솔 애로 및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받은 것인 사실, 원고가 동료 여직원들에게 수시로 술자리를 강요하고 '오피스와이프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으로 말하여 민원이 제기되었고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던 사실은 이미 인정한 것과 같고,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실체적 하자가 있어 부당한 것은 아니고 다만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요건을 결하여 무효가 될 뿐이라고 위에서 판단한 바 있다.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이 오로지 근로자인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에서 고의로 명목상의 직권면직 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하였다거나, 직권면직 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직권면직 처분에 나아간 경우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위자료 지급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마.

소결

결국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25,360,228원(= 22,546,184원 + 2,814,04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처분 다음날인 2018. 3. 27.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0. 4. 17.까지는 민법상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비율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