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0. 12. 11. 선고 2019가단54275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노동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 한다)은 공공·운수·사회서비스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피고 재단법인 AI(이하 '피고 재단'이라 한다)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AI 지회를 두고 있다. 나머지 원고들은 위 지회에 가입한 피고 재단의 근로자들이다.

2)

피고 재단은 문화재의 조사, 발굴,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이고, 피고 AJ는 피고 재단의 대표자 이사이다.

나.

단체교섭의 진행 경과

1)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은 2019. 1. 14.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시작하였다. 원고 조합은 조합원 AK 등에게, 피고 재단은 피고 재단의 원장 AL 및 행정지원실장 AM에게 각 교섭권한을 위임하여(단, 원고는 피고 AJ를 대표교섭위원으로 하고 단체협약 체결은 대표교섭위원이 하도록 함) 실무교섭을 진행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위 실무 교섭위원들은 2019. 3. 및 4.경 세 차례의 실무교섭을 거쳐 2019. 4. 26. 잠정적으로 합의서(이하 '2019. 4. 26.자 잠정합의안'이라 한다)를 마련하였다.

2)

피고 AJ는 2019. 5. 13. 원고 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참석하여 교섭위원들이 마련한 2019. 4. 26.자 잠정합의안의 내용이 피고 재단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고,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의 단체교섭은 결렬되었다.

3)

이에 원고 조합은 2019. 6. 11. 피고 재단에게 실무 교섭위원이 아닌 대표자가 참석하는 대표자간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피고 AJ는 원장 AL에게 '원장 AL이 단체교섭 회의에 참석하여 실무교섭을 하고, 실무교섭에서 피고 재단 측 제시안으로 합의가 안 되면 대표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지한 한편, 2019. 8. 2.에는 원고 조합에게 '실무교섭이 완결되지 아니하였으므로 대표교섭위원 참석이 불가하다'는 통지를 하였다.

4)

한편 피고 재단은 2019. 7. 22. 원고 조합에게 수정된 피고 재단 측 단체협약안을 제시하였다.

5)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은 2019. 7. 15., 같은 달 22., 2019. 8. 23., 같은 달 29. 실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피고 재단의 교섭위원인 원장 AL은 원고 조합 측에게 피고 재단의 위 수정된 단체협약안에 근접한 합의안을 제안해 줄 것을 요구한 반면, 원고 조합은 실질적인 결정권한이 있는 대표자가 교섭에 참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단체교섭은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였다.

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 및 그 이후 경과

1)

원고 조합은 2019. 10. 7.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다.

2)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당사자 사전조사 및 3차례의 조정회의 등을 통해 당사자의 입장 및 쟁점사항을 확인하고 의견조율의 과정을 거쳤으나(그 과정에서 피고 재단은 2019. 10. 17. 다시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제시하였다), 원고 조합은 경영·인사·고용 등에 관한 노동조합의 참여 및 합의, 조합 활동 보장 등의 요구를 고수하는 반면 피고 재단은 원고 조합의 주장대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 확고함에 따라, 2019. 10. 28. '1. 이 조정신청사건은 노동관계 당사자 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의견조율이 어려워 조정안을 제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정안 제시가 오히려 노사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조정을 종료한다. 2. 노·사 당사자는 비록 법정 조정기간 내에 조정을 통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교섭을 하고 우리 위원회의 사후조정제도를 활용하여 본 노동쟁의를 원만히 해결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위 결정 이후 피고 재단은 2019. 11. 19. 원고 조합에게 실질적인 교섭을 위하여 2019. 11. 22. 대표교섭의 실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원고 조합은 2019. 11. 21. 피고 재단에게 '대표교섭이 형식적으로 진행되지 않기 위해 이사장 뿐 아니라 결정권한이 있는 이사들이 반드시 참석하여야 한다. 귀원이 대표교섭의 재개를 요청하였으니 귀 원의 진전된 단체협약안을 11. 22. 13시까지 조합에 발송하여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준비하지 못한 피고 AJ는 2019. 11. 22. 진행된 단체교섭에 출석하지 아니하였고, 원고 조합은 2019. 11. 25. 피고 재단에게 피고 AJ의 단체교섭 불출석에 항의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4)

피고 재단은 2019. 12. 7. 원고 조합에게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송부하였다.

5)

원고들은 2019. 12. 12.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6)

그 후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의 단체교섭은 잠정 중단되었다가 이 사건 소송 중인 2020. 3. 19. 및 같은 달 27. 재개되었고, 피고 재단은 2020. 3. 19. 원고 조합에게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다시 제시하였다. 위 단체교섭 자리에서 원고 조합은 대표교섭위원의 참석을 요구하였고, 피고 재단 측 원장 AL은 자신에게는 결정권한이 없고 원고 조합 측의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단체교섭은 결렬되었다.

7)

그 후 진행된 2020. 5. 20., 같은 달 26., 2020. 6. 5. 단체교섭에는 피고 AJ가 참석하였는데,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의 협약안에 대한 의견 차이로 단체교섭은 결렬되었다.

8)

이 사건 변론 종결일 현재까지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은 단체교섭을 계속하고 있고, 상당수의 조항에 관하여 잠정 합의를 이루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9호증, 을 제2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자에게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여 형식적으로 단체교섭에 응하도록 하였고, 2019. 4. 26.자 잠정합의안을 거부한 후 피고 재단의 단체협약 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임하였다. 또한 원고 조합 및 피고 재단 측 교섭위원 사이에 2019. 4. 26.자 잠정합의안이 마련되었음에도 피고들은 합리적 이유 없이 위 잠정합의안에 따른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였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조합 및 그 조합원인 나머지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 측에서 2019. 4. 26. 마련한 잠정 합의서는 피고 재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원고 조합의 요구만을 그대로 수용하는 부당한 협약안이어서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피고 재단은 권한 없는 자에게 형식적으로 단체교섭에 응하도록 한 사실이 없고, 교섭위원에게 피고 재단 측의 협약안에 대한 합의의 한계를 지시한 것일 뿐이다. 나아가 피고 재단은 현재까지 원고 조합과의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해 수차례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제안하고 교섭에 참여하는 등 성실히 단체교섭에 임하고 있고 오히려 원고 조합 측이 어떠한 양보도 없이 실질적인 교섭행위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참조).

한편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였다고 하여 그 단체교섭 거부행위가 바로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어 불법행위의 요건을 충족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단체교섭 거부행위가 그 원인과 목적, 그 과정과 행위태양, 그로 인한 결과 등에 비추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단체교섭 거부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어 불법행위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1107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에서 든 각 증거들, 갑 제30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조합과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루어진 피고들의 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것으로 원고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 측의 실무교섭을 통해 마련된 2019. 4. 26.자 잠정합의 안을 피고들이 파기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들이 위 잠정합의안을 파기한 이유는 위 잠정합의안의 내용(특히 피고 재단의 경영권, 인사권에 대한 원고 조합의 참여 여부 및 범위, 조합 활동 보장의 범위와 관련된 규정)이 피고 재단의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으로, 실제로 이 사건 변론 종결일 현재까지 위 내용을 두고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대립하고 있다. 피고들이 실무 교섭위원과의 충분한 내부적 협의 없이 실무교섭에 임하도록 하여 피고 재단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잠정합의안에 이르도록 한 데에 잘못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잠정합의안에 이르기까지 실무교섭에 소요된 기간, 잠정합의안을 파기한 위와 같은 이유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이 잠정합의안을 한차례 파기한 것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위법한 행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 피고 재단이 위 잠정합의안대로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를 반드시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위 잠정합의안의 파기를 두고 단체협약의 서면화를 거절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②

2019. 4. 26.자 잠정합의안의 파기 이후 원고 조합의 대표자간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피고들이 응하지 아니한 채 원장 AL 등을 교섭위원으로 단체교섭에 참여하도록 하였고, 피고 AJ가 원장 AL에게 피고 재단 측 단체협약안대로 교섭이 되지 않으면 대표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지하기도 한 사실, 원장 AL이 단체교섭 자리에서 본인에게 결정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 재단은 잠정합의안 파기 이후 2019. 7. 22. 원고 조합에게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제시하고 원장 AL을 통해 단체교섭에 임하도록 하였고(원장 AL은 단체교섭 자리에서 원고 조합에게 피고 재단의 단체협약안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여 줄 것을 구하였다), 그 후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과정 중인 2019. 10. 17.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제시하였으며, 조정이 종결된 이후인 2019. 12. 7. 다시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제시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의 단체교섭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실제로 피고들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기존 피고 재단 측 단체협약안만을 고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위와 같은 단체교섭의 과정에서 원고 조합은 피고 재단이 제시한 단체협약안에 대하여 실질적인 의견을 표명하거나, 그에 대응하는 원고 조합의 양보된 의견이 담긴 협약안을 제안한 바 없고(원고 조합은 많은 부분을 양보하였다고 주장하나, 잠정 합의안 이후 원고 조합 측이 양보한 의견을 제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사실상 피고 재단의 대표자 참석만을 요구하였는바, 이 사건 소제기 이전까지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 사이에 실질적인 단체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한 데에는 원고 조합의 위와 같은 태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장 AL이 피고 AJ의 지시 하에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단체교섭에 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장 AL 스스로 원고 조합을 설득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교섭행위에 충분히 나아갈 수 있는 점 및 위와 같은 단체교섭의 과정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들이 권한 없는 자를 통해 형식적으로만 단체교섭에 참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원고 조합은 피고들이 2019. 12. 7.자 수정 단체협약안을 원장 AL 등에게 알려 주지도 않아 2020. 3. 19. 진행된 단체교섭도 원만하게 진행될 수 없도록 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들이 2020. 3. 19.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2020. 3. 19.자 수정 단체협약안을 다시 제시하였던 점에 비추어 원장 AL이 2019. 12. 7.자 수정안을 알고 있지 아니한 점을 들어 피고들이 형식적으로 단체교섭에 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나아가, 원고 조합이 제기한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에서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이 경영·인사·고용 등에 관한 노동조합의 참여, 조합 활동 보장 등과 관련된 쟁점에서 각자의 입장을 확고히 고수함에 따라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이 이루어진 점, 원고 조합은 피고 재단에게 보낸 2019. 11. 21. 및 같은 달 25.자 공문에서 '노사간 교섭이 중단되고 조정 또한 결렬된 이유는 피고들이 2019. 4. 26.자 잠정합의안을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적시한 점, 그밖에 현재까지의 단체교섭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아, 원고 조합과 피고 재단 사이에 단체교섭이 계속 결렬된 실질적인 이유는 피고들의 단체교섭에 관한 태도보다는 단체협약안의 내용에 대한 극심한 의견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 조합은 피고들이 제시한 수정된 단체협약안의 내용이 취업규칙인 인사관리규정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소제기 이전에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원고 조합이 피고 재단에게 그와 같은 문제제기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2020. 5.경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원고 조합의 지적을 받은 후 피고들은 곧바로 그와 같은 조항을 수정하도록 하였는바, 일부 인사관리규정에 미치지 못하는 협약안의 내용들을 가지고 피고 재단이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명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