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3. 4. 선고 2020고정86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광주 북구 C에 있는 D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30명을 사용하여 정보통신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9. 3.부터 2020. 5.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5월 임금 586,28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9. 3.부터 2020. 5.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5,868,7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함으로써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나.

구체적 검토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E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과 근로자 E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당해 임금 및 퇴직금이 상계된 것으로 보아야 하거나, 설령 상계에 이르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근로자 E은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에, 2009. 8. 10. 입사했다가 2010. 11. 1. 퇴사하였고, 2018. 9. 3. 재입사하였다가 2020. 6. 1. 최종 퇴사하였다.

②

E은 재입사 당시 '1차 재직기간 동안 발생한 채무 잔액 4,955,000원을 급여에서 공제하겠다'고 약속하였고, 2차 재직기간 동안 7회에 걸쳐 합계 1,000만 원을 D로부터 가불받았다.

③

E은 D와 사이에 2019. 10. 6. '위 차용금, 가불금,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구상금 등 합계 2,400만 원 중 13,045,000원이 E의 임금에서 공제되고 10,955,00원이 남아있는데, 위 채무를 퇴직 전까지 상환하지 못할 경우 퇴직금에서 공제한다'는 취지의 차용증을 작성하였다(위 차용증에는 퇴직금에서 공제한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E의 급여에서 위 금원이 공제되어 온 점 등에 비추어 임금 및 퇴직금과 상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④

위와 같은 E과 D 사이의 약정에 따라 D의 경리직원은 E에게 공제금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를 송금하면서 E이 확인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메신저에 그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급여명세서를 전송하였다.

⑤

한편, E이 공제하지 말 것을 요청한 달에는, D 경리 직원이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공제하기로 금원을 다시 E에게 입금하는 방식으로 급여를 전액 지급하곤 하였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호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