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퇴직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합542,2020
판결선고
2020. 9. 25.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2019고합542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은 알루미늄을 원료로 주물 작업을 거쳐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파는 것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2018. 10. 22. 설립된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실질적인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8. 10. 무렵 경남 함안군에 있는 피해자 D 주식회사(이하 'D' 또는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대표(유일 사내이사)인 E을 찾아가, '앞으로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해 주면, 그에 상응하는 물품대금을 월별로 합산해 두 달 뒤 월말까지 모두 지급해주겠다.'라고 말하였다. 이를 믿은 E은 피해자 회사를 대표하여 2018. 11. 1. 피고인에게 26,158,440원 상당의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9. 4. 2.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1) '범행일자'란 기재 일시에 각각 '편취금액'란 기재 금액 상당 가치를 지닌 알루미늄 원자재를 총 16회에 걸쳐 공급하여 합계 815,604,130원 상당의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하였다.
그러나 위 각 공급 일시 무렵 피고인과 C의 실상은 아래와 같았다. C을 창업할 무렵 피고인은 과거 운영하였던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과 관련하여 개인 채무 약 7억 원이 연체되어 있었다. 통상 두 달 치의 운전자금(제조업 창업 초기 원재료 구입 비용이 나가야 하는 시점과 가공품 판매 대금이 최초로 회수되는 시점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차를 메우기 위한 자금), 직원 급여, 각종 경상비 등으로 지출되는 2억~3억 원 가량의 초기 자금 역시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피고인의 신용불량 및 C의 사업실적 미비, 물적 담보 부존재 등으로 피고인 개인이나 회사 명의 어느 쪽으로도 당분간은 대출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더라도 그중 상당 물량은 원자재 상태 그대로 당초 공급가보다 더 싸게 되팔아 초기 자금으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기존 개인 채무를 상환할 생각이었다. 그로 인해 C은 창업 초기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 직원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능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E에게 알루미늄 원자재 대금을 공급받은 때로부터 두 달 뒤 월말에는 지급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선행 공급물량에 대한 미결제분이 발생하여 E이 불안함을 호소하자, 소액을 여러 번에 나눠 지급하면서 조만간 투자나 대출을 받아 모두 정리할 예정이라는 말로 E을 안심시키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알루미늄 원자재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인 E을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합계 815,604,130원 상당의 재물을 교부받았다.
【2020고합9(병합), 10(병합), 71(병합) - 각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C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에서 2018. 10. 1.부터 2019. 6. 30.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G의 2019. 4.분부터 같은 해 6.분까지의 임금 각 4,900,000원 합계 14,7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각 '근무기간'란 기재 기간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각 '성명'란 기재 근로자 7명의 각 '체불임금'란 기재 임금 총 합계 65,501,86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최종근로일'란 기재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총 7명의 퇴직한 근로자에 대하여 지는 금품 청산 의무를 각 위반하였다.
2020고합80(병합) - 사기
피고인은 2019. 6. 11. 무렵 광주 광산구 H에 있는 C 사무실에서 전화로 피해자 I에게 연락하여, '광주에서 대구까지 자동차 부속품을 운반해주면 36만 원을 주겠다.'고 말하여, 이를 믿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9. 6. 11.부터 이튿날까지에 걸쳐 광주에서 대구까지 자동차 부속품을 운반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2019. 2. 무렵부터 C의 누적 적자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기존 채무 역시 과다하여 피해자가 자동차 부속품을 운반하더라도 운송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36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9고합542]
증인 E(피해자 회사의 대표자), G(C 공장장), J(C 경리담당)의 각 법정 진술
E(피해자 회사의 대표자)에 대한 사법경찰관(검찰수사관) 작성 진술조서, 피고인에 대한 사법경찰관(검찰수사관) 작성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대질) 기재 중 E 진술 부분, 피해자 회사가 제출한 고소장
G(C 공장장), J(C 경리담당)에 대한 각 사법경찰관(검찰수사관) 작성 진술조서
C 매입·매출 전자세금계산서 목록, 개별 세금계산서, 피고인과 J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D의 거래처 매출 원장, C이 D에 보낸 공문, 피고인의 자필 각서, 채권양도계약서,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서
피고인의 체무불이행 내역이 정리되어 있는 신용보고서
각 수사보고(K 대표 L과 전화통화, C 거래처 담당자와 전화 통화, 알루미늄 원자재 판매내역, 공급·판매 알루미늄 원자재 수량 비교)
[2020고합9(병합), 10(병합), 71(병합)]
피고인의 법정 진술
G, M, J(각 퇴직 근로자)에 대한 각 사법경찰관(근로감독관) 작성 진술조서
N, O, P(P, 이상 각 퇴직 근로자)의 진술서
위 각 사람들 및 Q(퇴직 근로자)의 각 진정서, 각 체불임금 상세내역
[2020고합80(병합)]
피고인의 법정 진술
I(피해자)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세금계산서, 수사보고(당시 임금을 체불하고 있었던 사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사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각 퇴직 근로자에 대한 금품 청산 의무 위반: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각 징역형 선택)
사기: 형법 제347조 제1항(징역형 선택)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중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보는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변소 요지[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아 이를 가공하여 완제품을 생산한 다음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물품대금의 일부라도 지급하고, 어느 정도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지인에게 돈을 빌리거나, 은행 대출을 받아 나머지 물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을 뿐, 처음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알루미늄 원자재만 편취하려고 피해자 회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것이 결코 아니다.
쟁점
공소사실의 내용과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를 종합하면,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각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을 당시, 그가 E에게 말한 대로 두 달 뒤 월말까지 그 알루미늄 원자재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과연 있었던 것인지(= 기망행위의 존재 여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자신에게 대금 지급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장래에 피해자에게 알루미늄 원자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하여 달라고 말한 것인지(= 편취의 범의 존재 여부)가 될 것이다.
관련 법리(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도3775 판결 등 참조)
물품거래관계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자가 물품대금을 마련할 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지 않았을 경우에 물품대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며, 특히 물품거래관계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판단
피고인에게 약속대로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었는지(= 소극)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각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은 기간 동안, (피고인의 대금 지급 의지가 어느 정도였는지와는 별개로) 객관적인 측면에서 피고인은 스스로 발주한 물량의 원자재 대금을 두 달 뒤 월말까지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2015. 10. 무렵부터 2018. 2. 무렵까지 F이라는 주물 성형 회사를 운영하였는데,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러 결국 폐업하였다. 이 같은 사업 실패로 피고인에게는 약 7억 원(증거기록 161~162쪽 금융기관 연체정보 및 세금 체납정보 참조)의 개인 채무가 남게 되었고, C 창업 당시에도 위 빚은 전혀 줄어들지 않은 상태였다(이 때문에 피고인은 C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할 것이면서도, 대표이사 명의는 전처의 어머니인 R 앞으로 했다).
피고인은 S으로부터 주물 성형에 관한 공장과 설비를 일괄적으로 임차하여 C을 창업하였다. 그 임대차 계약 조건상 임대료로 월 2,000만 원을 S에게 지급해야 했다[그중 일부는 S이 같은 공장에서 운영하던 주식회사 T(이하 'T'이라 한다)의 기존 거래처를 피고인이 이어 받아 물품을 계속 공급하고, 그 대금을 T의 매출로 회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충당하기로 하였다는 것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납입한 것으로 인정받는 임대료 만큼에 상응하는 매출채권의 감소가 뒤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S에게 임대료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과 수지타산의 측면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여기에 C의 주된 작업 공정인 알루미늄 주물 성형(이른바 '다이캐스팅')의 특성상 전기 소모가 많다보니 월평균 전기료로 약 2,000만 원이 지출되어야 했고, C 소속 근로자와 서류상 T 소속으로 되어 있지만 C의 업무를 하고 C이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근로자(모두 합쳐 17명 가량)에 대한 임금도 다 합쳐 월 2,000만 원가량에 이르렀다. 즉 C의 운영에는 경상비와 인건비만으로도 월 6,000만 원 정도가 고정비로 지출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제조업 창업 초기에는 원재료 구입비용 지출 시점과 가공품 판매 대금의 회수 시점 사이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차를 메우기 위한 자금(이른바 '운전자금) 역시 마련해두지 않을 수 없다. 회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운전자금 용도의 여윳돈까지 고려하면, 창업으로부터 두 달 뒤 시점까지(C 거래처의 대금 결제 기한은 통상 두 달 뒤로 되어 있었다), C이 망하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는 적어도 2억 원에서 많으면 3억 원 가량의 초기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피고인 스스로도 공장과 설비를 일괄 임차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그 상대방인 S에게 초기 자본 3억 원 정도는 준비하겠다고 하였고, G(공장장), J(경리) 등 C 직원들에게도 최소한 2억 원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금방 조달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피고인은 앞서 운영하던 F과 관련한 빚만 잔뜩 지고 있었을 뿐, C 인수 당시 이렇다 할 초기 자본금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피고인은 기존 채무가 과다한 신용불량 상태였고, C은 사업 실적이 전혀 없는 창업 회사였으며, 공장과 설비는 모두 S으로부터 임차한 것이어서 물적 담보로 내세울 수 있을만한 회사 자산도 마땅치 않았다. 따라서 C의 위와 같은 초기 자본금 마련을 위해서 회사 명의 또는 실운영자 개인 명의의 대출은 어느 쪽이든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C 창업 당시 S이 운영하던 T으로부터 넘겨받은 거래처(K 등) 이외에 추가 수요처를 미리부터 확보해두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피고인이 기존 T으로부터 넘겨받은 거래처가 아닌, 신규 수주한 업체로 거론하는 회사 중 U, V 등은 C이 알루미늄 가공 제품을 판매한 회사가 아니라, 아래에서 다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원자재를 그대로 되판 상대방 업체였다. 세금계산서 내역 상으로는 주식회사 W, 주식회사 X, Y 주식회사, 2 등에 대한 매출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중 상당 부분은 형식적으로 세금계산서만 주고받은 가공매출이었다. 피고인이 직접 발굴하였다는 AA의 경우에는 다른 수요처보다 결제 기한이 짧은 대신(한 달 뒤 월말에 정산) 주물성형 제품을 염가로 공급해야 하는 곳이었다. C의 경영 상황이 이래서는 창업 초기의 비용 과다 국면을 조기에 극복하고, 실질적인 순이익을 창출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게 정상적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능력을 갖추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실제로 2018. 10.부터 2019. 5.까지 기간 동안 C의 매출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합계를 보면(증거기록 119쪽), S으로부터 T의 거래처를 인수하여 C을 운영하기 시작한 시점인 2018년 4분기 1,075,707,197원으로 집계되었던 매출이, 2019년 1분기에는 663,197,902원으로 오히려 쪼그라들었다(이 중에 세금계산서만 주고받은 가공매출이 더해져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실질 매출의 역신장(감소) 폭은 더욱 커진다. 피해자 회사로부터 마지막으로 원자재를 공급받은 시기가 끼어 있는 2019. 4.과 5.분을 합친 매출은 372,395,333원으로서, 이를 분기 단위로 환산하면(2개월분 합계액 × 3/2) 558,592,999원이 되어, 여전히 매출 역신장세를 면치 못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2)에서 보듯 C은 근로자 Q의 2019. 1.분 임금 1,918,710원을 체불한 것을 시작으로, 피해자 회사에게 마지막으로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은 2019. 4. 무렵까지 매달 체불 임금이 신규 발생하고, 그 전체 규모도 점점 늘어갔다. 피고인이 공장 및 설비에 대한 임대료로 T의 S에게 지급하기로 한 월 2,000만 원 역시, 처음 한두 달 정도는 T으로부터 넘겨받은 거래처에 대한 매출채권과 상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납입이 되었으나, 세 달 째인 2018. 12.분부터는 일부씩을 연체하게 되었다.
피고인이 C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지인으로부터 1억 원을 빌렸다는 시기는 2019. 4. 무렵이다. 2019. 5.에도 2,000만 원의 기업일반운전자금대출과 5,000만 원의 소상공인 대출을 성사시키기는 하였으나, 그 무렵에는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미 알루미늄 원자재를 모두 공급받은 이후이고, 위 자금들을 모두 합치더라도 그 때까지 미지급한 원자재 대금을 모두 정산하기에는 모자라는 금액이며, 당시에는 이미 임금을 체불하고 공장·설비 임대료도 연체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 금액을 전부 피해자 회사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에 사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대금 지급 능력이 없음을 인식하고도 기망행위로 나아간 것인지(= 적극)
위와 같은 객관적인 변제 능력 부족 이외에도,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변제 능력 부족을 인식하고서, 장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심리 상태에서, 피해자 회사에게 대금 지급을 약속하고 각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인 E을 기망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인 E은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위 가.항의 1) 내지 4)에서와 같은 피고인과 그가 운영하는 C의 경제력에 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은 것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과거 F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다가 많은 손실을 보고 폐업하였다는 사실도 피해자는 몰랐다고 한다. 최초 물품대금 지급 기일인 2019. 1. 31.까지는 특별히 피고인이 자신에게 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말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C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첫 대금 지급 기일(2019. 1. 31.) 무렵 피고인은 E에게 2019. 2. 28.까지 말미를 달라고 하였고, E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급 기한이 연장되었다. 피고인은 2019. 2. 28. 이 되어서까지도 2018. 11.과 12. 공급분에 대한 물품대금 합계액(269,183,640원) 중 2,000만 원 밖에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자 E은 피고인에게 대금 지급을 독촉하게 되었는데, 이 때 피고인은 E에게 2019. 3.말 무렵이면 투자자를 통하여 운영자금 2억 원이 들어오고, 창업자금 신청도 해놓았다고 하면서 E을 안심시켰다. 피고인이 1억 원을 빌려 온 것은 2019. 4. 무렵에 가서였고, 창업자금 대출 등을 실제로 받은 것은 2019. 5. 무렵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알루미늄 원자재를 V과 U에 각각 되팔았다. 피해자 회사에게는 매달 공급받은 물량을 합산하여 두 달 뒤 월말까지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면서도, 위 회사들에게는 즉시 현금을 받기로 하고, 자신이 공급받을 때 지불하기로 하였던 단가(kg당 2,030~2,280원)보다 싸게(kg당 1,800~2,100원) 팔았다. 심지어 피고인은 2018. 11. 1. 피해자 회사로부터 처음 공급받은 물량(10,430kg)에서부터 망설임 없이 2018. 11. 7. 되팔았다(10,375kg), C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알루미늄 원자재 총 339,900kg 중 주물 성형 등 가공에 쓰지 않고, 원자재 상태 그대로 되팔아버린 물량은 총 212,204kg으로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물량의 약 62%에 이른다(증거기록 214~217쪽, 177~202쪽).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알루미늄 원자재의 상당 부분을 공급받은 단가보다 낮은 단가로 되팔았음에도, 물품대금이 밀리기 시작한 2019. 1.말 무렵 E에게 '다른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였는데, 불량 판정을 받아서 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라고 말하면서, 추가 물량을 공급받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알루미늄을 원자재 상태 그래도 공급가보다 싸게 되팔아서 현금을 마련했기 때문에 적자가 나서 대금 지급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 E은 피고인의 알루미늄 원자재 재판매 사실을 2019. 8.에 가서야 C의 공장장이었던 G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8. 11. 무렵부터 C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알루미늄 원자재의 일부를 다른 회사에 즉시 현금 결제 조건으로 싸게 되판 다음, 그렇게 들어 온 돈 중 일부를 경리사원인 J에게 현금으로 찾아 달라고 해서 받아갔다. J는 피고인이 그렇게 받아 간 돈이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이었으며, 그 돈으로 피고인의 개인 채무를 상환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는 것 같았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C을 운영하면서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다녔는데, 그에 대한 리스료 월 110만 원도 회사 자금에서 나가도록 하였다.
기존 공급 물량에 관한 물품대금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도 피고인은 2019. 2. 한 달 동안 214,600,100원 상당의 알루미늄을 추가로 공급 받았다. 2019. 2. 28.에 가서 피고인이 실제로 지급한 물품대금은 2,000만 원에 불과했고, 2019. 3. 5. 4,000만 원을 추가 지급한 것까지 고려하더라도, 2019. 3. 초 무렵 미지급 대금은 이미 629,420,490원에 달하였다. 그 상황에서도 피고인은 미지급 대금 해결 방안을 뚜렷하게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2019. 3. 7.과 4. 2. 추가로 합계 126,183,640원 상당의 알루미늄 원자재를 더 발주하는 것으로 나아갔다. C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마지막으로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은 시점인 2019. 4. 2.을 기준으로 피해자 회사에게 지급한 물품대금의 총액은 1억 1,000만 원에 그쳤다.
그 뒤로 피고인이 지급한 물품대금은 주식회사 X에 대한 매출채권을 양도하여 그중 일부를 피해자 회사가 추심한 것(9,900,000원)까지 포함하여, 114,900,000원으로서 결국 현재까지 피고인이 실제로 지급한 물품대금 합계액은 224,900,000원에 불과하고(이처럼 피고인이 지급한 돈의 출처는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원자재를 그대로 되팔아 얻은 수익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 590,704,130원은 여전히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알루미늄 원자재를 공급받은 시점(2019. 4. 2.)으로부터 불과 두 달 뒤인 2019. 6. 4. 피고인은 공장과 설비를 임대한 T의 S에게 사업포기각서를 제출하고 C의 운영을 포기하였다.
피고인은 2019. 6. 12. 무렵 피해자 회사에게 C이 주식회사 W, K, 주식회사 X, Y 주식회사 등에게 총 72,565,527원의 매출 채권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피해자 회사에게 양도하겠다고 하면서, 위 회사들에게 보낼 채권양도통지서와 거래 내역이 기재된 전자세금계산서까지 교부하였다. 피해자 회사가 위 4개 회사에 양수채권의 지급을 청구하자, 주식회사 X(9,900,000원 회수)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피해자 회사에게 해당 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절하였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은 자신의 경제력과 알루미늄 원자재 대금 지급 방편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 E에게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기망하였고, 피고인에게는 주관적인 측면에서 이를 인식, 인용하는 기망행위의 고의도 있었음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 이상 22년 6개월 이상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개월 이상 4년 이하
제2, 3범죄(각 근로기준법위반)
[유형의 결정] 근로기준법위반범죄 > 02. 임금 등 미지급 > [제1유형] 5,000만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개월 이상 8개월 이하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 이상 4년 6개월 20일 이하(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6개월
범행의 개요
피고인은 직전 사업의 실패로 빚을 잔뜩 지고 있는 상태에서 종잣돈도 없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으면서도,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에게 그러한 경제적 여건을 숨기고 마치 정상적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처럼 속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총 815,604,130원 상당의 알루미늄 원자재를 편취하였다. 또한 임금을 체불하고 있으며 그 사업의 기반이 된 공장 설비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폐업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운송업자에게 화물 운반을 의뢰하고 그 운송비 36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퇴직 근로자 7명에 대한 임금 65,501,860원을 체불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사업 실패를 딛고 일어나 재기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영역인 금속 주물 성형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일궈나가려는 과정에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른 점, 피해자 회사에 대한 물품 사기 부분과 관련하여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나 사업 전망을 오판하여 무모하게 자신이 그 대금 지급 책임을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의 알루미늄 원자재를 주문하였다가 끝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할 생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혹은 확정적 고의로서 이 사건 편취 행위로 나아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이 기존에 공급받은 알루미늄 원자재 대금을 극히 일부밖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꽤 많은 물량의 알루미늄 공급을 계속함으로써, 일정 부분 피해자 회사가 자기 스스로 그 피해를 확대시킨 측면도 있는 점, 위 물품 사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36만 원의 운송비 편취 사기범행의 피해자 [과는 원만히 합의하여 위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는 부모로서 돌보고 부양해야 할 어린 자녀들이 있는 점, 아직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는데 유리하게 참작할만한 사정들이다.
불리한 정상
그러나 다음과 같은 불리한 정상들까지 모두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그 죄질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하고, 그릇된 성행을 바로잡을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이 편취한 알루미늄 원자재가 모두 합쳐 815,604,130원 상당으로, 그 이득액 규모가 크다. 피고인은 그중 224,900,000원을 변제하였을 뿐이고, 나머지 590,704,130원은 여전히 그 피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위 금액을 받지 못한 피해자 회사로서는 경제적으로 꽤나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었을 것이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의 엄벌을 원한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알루미늄을 그 즉시 다른 곳에 되팔아버리기도 하는 등, 전반적인 범행 수법이 좋지 않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도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굉장한 허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피고인이 퇴직 근로자 7명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이 합계 65,501,860원에 이른다. 각 근로자는 임금채권보장법 등의 규정에 따라 국가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겠지만, 그 절차가 마쳐질 때까지는 임금을 못 받아 곤란을 겪을 수 있고, 나중에 그 체당금을 피고인으로부터 징수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국고나 임금채권보장기금의 손실로 이어질 염려가 있다.
공판에 불출석한 까닭을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였다가 번복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
결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량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 퇴직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C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에서 2018. 10. 1.부터 2019. 6. 30.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B의 2019. 5.분 임금 3,100,000원, 2019. 6.분 임금 3,500,000원 등 합계 6,600,000원을 B와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2019. 6. 30.)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위반하여 같은 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범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검사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20. 7. 15. 피고인의 변호인은 위 피해자가 2020. 4. 7.자로 작성한 합의서(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가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다.)를 제출하였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노재호(재판장) 차기현 차유나
별지
각주1)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증거조사를 통해 얻은 사실관계에 따라 공소장 기재 내용을 일부 수정하여 범죄사실로 인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