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5. 13. 선고 2020나51395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선박임가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Q 주식회사(이하 ‘Q’이라 한다)로부터 선박 블록 제작 등을 도급받아 이를 제작하여 왔다.

나.

원고들은 물량팀 소속으로 위 제작 과정 중 용접을 담당하였는데, 원고 A은 물량팀장으로, 나머지 원고들은 물량팀원으로, 각 [별지 1] 원고들의 재직기간 표 기재 각 해당 ‘입사일’부터 ‘퇴사일’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가 도급받은 위 공사의 현장에서 근무하였다.

다.

원고들의 평균임금은 각 [별지 2] 원고들의 평균임금 표 기재 각 ‘평균임금’ 해당 금원 기재와 같고, 퇴직금은 각 [별지 3] 원고들의 퇴직금 표 기재 각 ‘퇴직금’ 해당 금원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17, 25, 27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

원고들은 [별지 1] 기재 원고들의 재직 기간 동안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였고, 원고들의 평균임금은 [별지 2] 기재 평균임금과 같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3] 기재 각 원고들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별지 3] 기재 퇴직금 및 이에 대한 [별지 1] 기재 각 해당 ‘지급의무일’ 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피고는 물량팀장인 원고 A과 사이에 피고가 Q으로부터 도급받은 물량에 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원고 A은 피고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이고,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 A 및 M, N, O 등 물량팀장들이 고용한 근로자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다77805 판결,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다277538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갑 제1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전속되어,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 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원고 A은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8고정56호로, 자신이 물량팀장으로 있던 물량팀원 P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기소되어, 위 법원으로부터 2018. 7. 6. 벌금 300만 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위 판결에 대한 항소심인 광주지방법원 2018노2231호 사건에서 이 법원은 2019. 5. 30.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들어 ‘원고 A은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전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자로 보아야 하고, 원고 A이 물량팀원 P에 대한 독자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한 상고심인 대법원 2019도8549 사건에서 대법원은 2019. 8. 30. ‘원심의 판단에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와 근로자의 개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였다.

②

피고 소속으로 되어 있는 물량팀 근로자(이하 ‘직영근로자’라 한다)는 약 70여명, 5개의 물량팀(팀당 인원 약 10명)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피고가 지정한 곳에서 근무하였고,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도 동일하였다.

③

원고들도 피고의 작업복을 착용하여 용접작업을 하였고, 그 중 일부 물량팀의 경우 피고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하였으며, 직영근로자와 원고들 사이에 업무 성격이나 지시사항, 원청의 지원금 지급, 근로 장소, 작업복, 포상, 출퇴근을 비롯한 근태관리와 관련하여 원고들과 직영근로자가 동일한 근로조건을 적용받았다.

④

원고 A의 물량팀원이었던 P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15년 중반부터 임금 중 약 80%를 피고로부터 직접 수령하였다. 피고는 P와 같은 물량팀원들에 대하여 4대 보험 가입 신고를 하고 그 사회보험료 중 사용자 부담분을 납부하였으며, 소득신고 및 근로소득원천징수도 하였고, 원고 A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하였다.

⑤

원고 A이 팀장으로 있는 물량팀이 용접작업을 하는 데 사용한 주요설비, 원자재, 소모품 및 취공구, 작업복 등은 피고로부터 제공되었고, 그 밖에 물량팀이 그 작업과정에서 사용되는 비용 등을 부담한 적은 없다.

⑥

피고 회사에서 일하는 물량팀은 원고 A과 같은 물량팀장이 새롭게 데리고 온 팀원들로 구성되기도 하고, 그 중 일부는 새로 온 물량팀장이 이미 현장에 있던 기존 물량팀원들을 그대로 인수하기도 하며, 물량팀원들의 인원수와 배치, 작업내용 등은 물량팀장과의 협의 하에 피고가 주관하여 결정하였다.

⑦

원고 A은 소속 팀원들의 전반적인 근무상태(출결, 작업시간, 작업내용 등)와 관련하여 안전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고, 피고의 현장소장과 총무, 물량팀장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는 피고가 현장소장 등 소속 직원을 통하여 구체적인 용접에 대한 지시, 청소구역 정리정돈 및 케이블 정리에 대한 지시, 상급자 순시에 따른 대비 지시, 퇴근시간에 지문인식기를 찍으라는 지시 등 물량팀원들의 업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일일이 지휘·감독하는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다.

⑧

원고 A은 원천징수의무자를 피고로 하여 근로소득 연말정산을 하였고, 그 밖에 원고 A이 개인사업자로서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증거나 사정이 없으며, 고정급이 정해지지 않았다거나 기타 원고 A이 하도급계약의 형식을 취한 부분들은 공통적으로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에 해당한다.

⑨

피고는, 원고들이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기간 중 피고 외의 다른 회사 등에 용역을 제공하여 용역비를 수령하였고 제3자에게 자신들의 업무 중 일부 업무를 대행하게 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다른 회사 등에서 근무한 기간 및 지급받은 용역비의 액수를 특정하거나 원고들이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이 다른 회사 등으로부터 얻은 소득 및 제3자를 고용하여 대행한 업무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얻은 소득 및 수행한 업무와 비교하면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점, 한편 위와 같은 사정은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을 파악할 때 고려할 여러 사정 중 일부에 불과하고, 이를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을 판단할 때 일의적 기준으로 삼을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라는 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나)

따라서 원고들의 사용자였던 피고는 근로자였던 원고들에게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각 지급의무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들은 각 지급의무일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5741 판결 등 참조), 지연손해금 중 위 인정 부분을 초과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결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원고들이 구하는 [별지 3]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별지 1] 기재 각 지급의무일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 A과 사이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물량팀장인 원고 A이 자신을 포함한 물량팀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책임지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A의 퇴직금을 매달 임금과 함께 분할 지급하였으나,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28,005,552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 A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퇴직금 등 채권의 1/2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금지채권인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 28,005,552원 중 압류 금지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 14,002,776원(= 28,005,552원 × 1/2)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 A의 퇴직금 채권 28,005,552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하면 원고 A의 퇴직금 채권은 14,002,776원(= 28,005,552원 – 14,002,776원)만 남게 되므로, 피고는 위 14,002,776원의 범위 내에서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와 원고 A의 하도급계약서(을 제2호증의 1) 제8조 제6항은 원고 A이 자신을 포함한 물량팀원들의 퇴직금 지급 등에 관하여 책임을 진다는 것일 뿐, 위 조항만으로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원고 A의 퇴직금에 관하여 구체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다거나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설령 피고의 주장대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 A에게 물량팀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그 중 원고 A의 퇴직금 액수를 특정하였다거나, 그 금액을 따로 분리하여 지급하여 왔다는 등 순수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원고 A에게 매월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 채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혜진(재판장) 이선희 김평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