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53,517,56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0. 6. 11.부터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 운영의 C(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18. 8. 31. 퇴직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53,517,566원(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2020. 8. 13. 위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과 관련하여 광주지방법원 2020고단4032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되어 현재 형사재판 계류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3,517,56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공장의 근로자들은 2007. 4.경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합의를 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0년 여름 무렵, 전직원들에게 그 이전 발생한 퇴직금은 정산된 것으로 하고 향후 발생되는 퇴직금은 매월 급여지급시 272,728원씩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으며,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총 53,517,566원을 지급하였다. 피고가 지급한 위 금원이 퇴직금의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 금원은 원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금 중 1/2을 초과하는 금액과 상계한다.
관련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법리에 위 증거들, 을 제1 내지 4, 6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합의 및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운영하기 전인 2007. 4.경 피고의 근로자들과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피고가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0년경 근로자들과 그 이전 발생한 퇴직금은 정산된 것으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대한 증거로서 피고가 제출한 을 제4호증은 원고가 아닌 다른 근로자들이 작성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2007. 4.경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하여 합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2010년경 피고와 원고들 비롯한 다른 근로자들이 중간정산을 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퇴직금 분할 약정과 관련하여, 2012. 7. 1.자로 시행된 회사규칙 제25조 제2항(을 제2호증)에 ‘회사협의회에서는 전직원과 협의결과에 따라 급여와 퇴직금을 매월 월 급여에 포함하여 함께 정산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제출한 근로계약서 제7조(을 제3, 11호증)에 ‘임금은 월급여액 원이며, 포괄임금으로 한다. 다만 회사사칙에 의하여 을과 협의에 따라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을 분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임금산정방식에서 임금이 기본급, 식대, 차량유지비, 연차수당과 퇴직금으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가 제출한 근로계약서는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서일 뿐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서에서 퇴직금을 구분하여 기재하고 있는 것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을 제1호증 진정서는 ‘단체협의회에서 협약한 사항을 근로계약서와 같이 협의한바 전 근로자는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 받은 사실이 있다.’라는 취지이고 이에 원고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으나, 위 진정서는 이 사건과 별개의 사건에서 제출된 진정서이고 진정인 명단에 원고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원고가 진정서의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본인의 도장을 직접 날인한 것인지 불분명하여 이를 근거로 원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제출한 급여대장(을 제6, 12호증, 이하 ‘이 사건 급여대장’이라 한다)에 의하면, 2015. 12.경 이후 매월 지급내역에 ‘각종 수당 및 퇴직금 정산내역’이 명시되어 있고, 퇴직금과 본봉 등의 금액이 구분되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급여대장은 사업주인 피고가 임의로 작성할 수 있는 서류이고, 이 사건 급여대장이 임의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를 비롯한 다른 근로자들에게 상시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급여대장상 항목이 구분되어 있을 뿐 본봉과 퇴직금의 산정내역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고, 2005. 11. 이전의 급여대장에는 ‘각종 수당 및 퇴직금 정산내역’이 첨부되어 있지 않았다가 2005. 12. 이후의 급여대장에 ‘각종 수당 및 퇴직금 정산내역’이 첨부되어 있으나, 2005. 11. 전후 급여의 액수는 1,550,000원으로 동일하여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 증액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 급여대장의 명목상 기재와 무관하게 그 실질은 임금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 이후의 급여대장을 보더라도 급여와 퇴직금 산정근거를 알 수 없다.
피고가 제출한 통장거래내역(을 제8호증)에는 ‘퇴직금’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의 통장거래내역에는 ‘B’이라는 피고의 이름만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로서는 피고가 매월 원고의 임금을 분리하여 이체하였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원고의 매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 월급명세서, 중간정산 신청서 등이 존재하지 않고, 퇴직금의 액수와 그 계산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원들이 피고로부터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수령하고 있다고 진술한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볼 근거가 될 수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근무기간 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총 53,517,566원을 지급하였고, 위 금원은 원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금 등 중 1/2을 초과하는 금액과 상계할 수 있다. 또한 피고는 반소로서 원고에게 위와 같이 상계하고 남은 원금 26,759,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강애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