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4. 9. 1.부터 2017. 8. 9.까지 자동차 종합수리업을 운영하는 피고에 고용되어 자동차 도색작업을 담당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 8,800,000원 및 퇴직금 9,221,19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8,021,19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17. 8. 9.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8.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가 일용직으로 근무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도색작업을 한 부분에 하자가 발생하는 등 원고가 근무하는 동안 피고에게 손해를 끼쳤는바, 원고와 사이에 원고에 대한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으로 공제 또는 상계하여 원고의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을 900만 원으로 하기로 하는 합의(을 제4호증)를 하였으므로, 위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지급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원칙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불법행위를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채권)으로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해 보건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를 얻어 상계하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만 위와 같은 상계가 허용되는 것인데,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미지급급여 및 퇴직금을 900만 원으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합의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갑 제2호증(형사판결문)의 기재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을 제6,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합의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를 얻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등 상계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정영하(재판장) 황진희 김용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