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3. 5. 11. 선고 2022가단52881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원고는 건설기계대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0. 6. 3.부터 2021. 10. 31.까지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수령해 온 사람이다.

나.

근로계약의 체결 및 임금 지급

1)

피고는 2010. 6. 3.경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은 연봉제로 하되 매월 분할 지급한다. (생략) 매월 지급된 금액은 상여금,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제3조).

2)

피고는 2010. 7.부터 2021. 11.까지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금액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의 퇴직금 청구소송의 제기 및 퇴직금 수령

1)

피고는 2022. 4. 15. 원고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 합계 22,234,9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2가소525695호). 광주지방법원은 2022. 4. 27. ‘원고가 피고에게 22,234,9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행권고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피고는 근로복지공단에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에 따른 대지급금 지급을 신청하여 2022. 6. 9.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퇴직급여 등 명목의 간이대지급금 6,756,160원을 수령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에게 피고의 퇴직금 채권을 대위행사하였고, 원고는 2022. 7. 22. 근로복지공단에 6,756,160원을 납부하였다.

3)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5,478,772원(= 22,234,932원 – 6,756,1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기로 피고와 합의하고 2022. 9. 13. 피고에게 18,600,000원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의 4대 보험 본인부담금에 대한 원고의 납부

원고는 2011. 4.부터 2021. 11.까지 피고의 4대 보험(건강보험, 요양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에 대한 근로자 부담분 합계 8,925,860원(이하 ‘피고의 4대 보험료’라 한다)을 피고를 대신하여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2010. 6. 3.경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 및 각 연봉금액에 따른 퇴직금 액수 등이 기재된 “연봉제 급여지급 기준표”(갑 제3호증의 1)를 제시하였고, 피고는 퇴직금 분할지급에 대한 내용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다. 원고는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선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에 따라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일정 금액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였음에도, 피고는 퇴직 후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원고로부터 별도의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 합계 21,983,807원은 퇴직금 또는 임금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에 해당한다.

나.

원고는 피고의 4대 보험료를 피고를 대신하여 납부하였으므로, 위 돈 역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에 해당한다.

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돈(21,983,807원) 및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부담한 피고의 4대 보험료(8,925,860원) 합계 30,909,667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약정 관련 부당이득 주장

1)

법리

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나)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21,983,807원)을 부당이득으로 보려면, 이 사건 약정이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원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매월 지급된 금액은 상여금,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2호증, 제3호증의 2와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매월 지급된 금액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만 기재되어 있을 뿐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 특정되어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원고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연봉제 급여지급 기준표”(갑 제3호증의 1)를 함께 제시하였는데, 연봉제 급여지급 기준표에 퇴직금 액수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에 “별첨”과 같이 다른 서류가 첨부되었음을 시사하는 단어나 문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고려할 때, 원고가 연봉제 급여지급 기준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원고는 2010. 7. 15.부터 2019. 2. 15.까지 피고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표시하지 않았고, 월 급여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나누어 지급하지도 않았다.

③

원고가 2019. 3. 15.부터 2020. 10. 15.까지 피고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급여의 일부는 원고 명의로, 다른 일부는 원고의 대표이사인 C 명의로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C 명의로 지급된 금액이 원고가 작성한 임금지급내역서(갑 제3호증의 2)에 기재된 피고의 퇴직금 액수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를 고려할 때 원고가 C 명의로 피고에게 지급한 돈이 퇴직금 명목의 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원고가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을 명확히 구별하여 지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원고가 매월 피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산정함에 있어 피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고의 연봉금액 및 월 급여액을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일률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즉 원고가 임의로 피고의 연봉금액 중 12/13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고의 기본급(월 급여 × 12개월)으로, 1/13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항목을 구분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⑤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제외한 피고의 월 급여 액수가 동종 근로자의 급여 수준에 비추어 적정하다는 등 이 사건 약정을 포함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이 피고에게 불이익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피고의 4대 보험료 관련

원고가 피고의 4대 보험료를 부담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3호증의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에서 피고의 4대 보험료를 공제한 나머지 돈을 지급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공제하지 않은 채 피고의 4대 보험료를 납부하여 온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피고에게, 원고가 부담한 피고의 4대 보험료의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지급할 임금 중 피고의 4대 보험료에 상당하는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는 대신 관할 관청에 납부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해당 금액은 피고의 임금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4대 보험료를 납부한 것을 두고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제승

각주1) 제8조(퇴직금제도의 설정 등) ①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