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10. 23. 선고 2022가합56741 판결

근로자지위확인의소

주문

1.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광주 광산구 T에 본사 및 광주 공장을, 전남 곡성 및 평택에 공장을 두고 각종 타이어의 제조 및 판매업을 행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광주 공장 및 곡성 공장 협력업체들인 U 주식회사, 주식회사 V, W 주식회사, 주식회사 X(이하 개별 회사를 지칭할 때 ‘주식회사’는 생략하고, 위 회사들을 총칭할 때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라 한다)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노무를 제공한 자들이다.

2)

원고들이 소속된 협력업체 및 재직 기간은 다음과 같다.

3)

피고는 2020.12.21. U과의 사이에 광주공장 내 물리시편 제작 업무 등을 위탁하는 내용으로, 2020.12.21. V과의 사이에 곡성공장 내 TBR 몰드 업무 등을 위탁하는 내용으로, 2020.12.21. W과의 사이에 광주공장 내 트리밍 및 수리 업무(PCR, LTR, 산업용 타이어) 등을 위탁하는 내용으로, 2021.9.21. X과의 사이에 광주공장 내 상차, 인출 업무 및 이에 수반되는 제반업무 일체와 곡성공장 내 상차, 인출, 포장 업무 및 이에 수반되는 제반업무 일체 등을 위탁하는 내용으로 각 도급계약(이하 위 도급계약들을 총칭하여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관련 소송의 경과

1)

피고의 타이어 제조 공정 중 일부 직무에 종사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132명은 2011년경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소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1 내지 3차 소송’이라고 한다). 제1심 법원은 2012.7.26. 1 내지 3차 소송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으나(광주지방법원 2012.7.26. 선고 2012가합50249, 2011가합2120, 2011가합926 판결), 제2심 법원은 2015.4.24. 피고와 1 내지 3차 소송 원고들 간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고(광주고등법원 2015.4.24. 선고 2012나4830, 2012나4847, 2012나4823 판결), 이후 대법원은 2017.12.22. 위 제2심 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7.12.22. 선고 2015다217911, 2015다32905, 2015다32912 판결). 피고는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1 내지 3차 소송의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였다.

2)

1 내지 3차 소송에 대한 제2심 판결이 선고된 2015년경부터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약 700여 명이 순차적으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소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4 내지 16차 소송’이라고 한다).

3)

피고는 4 내지 16차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21년 10월경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한 Y노동조합 Z지회(이하 ‘Z지회’라 한다)와 특별협의체를 구성하였고, 피고와 Z지회는 2021.12.31.경 ‘2021년 12월 31일 사내 수급업체 재직자(미화/식당 제외)와 4 내지 16차 소송 원고들(단, 미화/식당 수급업체는 최종 법적 판단을 따름)’을 2022.1.1.부터 피고의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4 내지 16차 소송들은 화해권고결정으로 종결되었다.

4)

한편 피고와 Z지회는 협력업체 소속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기존 업체에서 재직기간이 2년 이하인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형태는 피고의 기간제 사원으로 고용하고, 해당 사원은 기존 업체에서 작성한 기간제 근로계약서 사본을 제출하여야 하며,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을 피고와의 계약 기간으로 한정한다’고 합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별도로 가지번호를 기재하지 않는 한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한다.

가.

원고들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형식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와 Z지회간의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에 대한 노무관리조차 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가 일방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지급받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이에 반하여 원고들은 피고의 관리자로부터 직접적인 작업 지시를 받는 등 피고를 위하여 근무를 하였고, 임금 또한 피고가 산정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들을 통하여 지급하였으며,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이 종료한 2021.12.20. 이후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를 하도록 하였으므로 2021.12.21. 이후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한 점,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못한 점,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간 도급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원고들이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지 아니하며 원고들의 업무에 전문성, 기술성이 있지도 아니한 점,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지도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은 그 실질에 있어서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피고는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의 연장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이 2021.12.20. 종료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을 1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의 종기는 2021.12.20.인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기초사실, 을 제5,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볼 때,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 간에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을 2021.12.21.부터 2022.1.20.까지 1개월 간 연장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는 Z지회와의 2021.12.31. 자 합의에 따라 2022.1.1.부로 수백 명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 전환하여야 했고, 재직기간이 2년 이하인 기간제 근로자는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②

이처럼 피고가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작업배치, 직무관계 등을 조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작업 공정을 멈추지 않기 위하여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의 도급계약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원고들은 기존 공정의 작업을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실제 원고들 중 상당수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2022.1.20.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에 근무하였던 공정과 동일한 작업을 2022.1.20.까지 수행하였다.

④

W 소속 공장장 AA은 ‘2022.1.20.까지 W 공장장 직책으로 현장관리자 업무를 수행하였고, 기간제 근로자들이 동일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업무 지시 및 관리, 감독하였으며, 해당 기간 동안의 임금도 W으로부터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X 소속 부장인 AB은 ‘정규직 전환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피고가 현장 관리를 할 수 있는 인력 및 조직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X 관리자로서의 업무를 2022.1.20.까지 수행하였고, 임금도 X으로부터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V의 대표이사 AC는 ‘노사 간 합의가 예상보다 길어져 도급계약이 종료된 이후인 12월 31일 자로 체결되었고, 생산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도급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1개월 간 계약을 연장하고 사업을 수행할 것을 구두로 합의하게 되었고, 저 외의 다른 협력업체들도 모두 동의하여 별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계약을 연장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각 제출하였다.

⑤

피고는 2021.12.20. 이후에도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위 대금이 도급비가 아니라 원고들에 대한 인건비 명목 등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도급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기준단가 × 기준물량 × 도급비 지급율(물량 달성율을 기초로 산정)’의 물량 도급 방식에 따라 산출되는 도급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보이고, 다만 2021.12.20. 이후 이 사건 정규직 전환 근로자들(피고가 직접 임금을 지급)과 원고들(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임금을 지급)이 동일한 공정에 함께 투입되는 특수한 사정이 발생하여 달성 물량 중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 의한 비중을 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물량 도급 방식에 의한 도급비를 산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추가운영비를 실비 정산하는 방식으로 도급비를 산정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2021.12.20. 이후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물량 도급 방식이 아닌 실비 정산 방식으로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 간에 도급계약관계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4.

묵시적 근로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을 제1, 1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이라거나 사실상 원고들이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피고와 별도로 회사를 설립하여 독립적인 사업 주체로 활동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이 사건 각 도급계약에 따라 도급비를 산정하여 지급하였다.

②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독자적인 취업규칙을 두고 그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게 상여금 등을 지급하고, 휴가 등에 관한 근태관리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자체적인 공정 관리계획서, 작업표준 등을 작성하고 이를 통하여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며,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도급받은 업무에 관하여 품질 불량 사고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및 손해액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④

이 사건 정규직 전환 근로자들과 원고들이 2021.12.21.부터 2022.1.20.까지 동일한 공정에서 함께 근무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피고와 Z지회의 2021.12.31.자 합의에 따라 수백 명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 전환하는 특수한 상황 하에서, 이전부터 동일한 공정에서 근무하여 왔던 이 사건 협력업체들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만이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 전환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2021.12.21. 이후에도 피고와의 도급계약을 연장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규직 전환근로자들과 원고들이 2021.12.21.부터 2022.1.20.까지 동일한 공정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피고 소속 관리자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직접적인 작업 지시를 하였다거나 원고들이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증인 AD, 증인 AB의 각 증언, 을 제1,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볼 때, 원고들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각 도급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스스로 업무처리계획을 입안하고, 근로자를 적정하게 배치하며, 지시·감독과 교육을 할 의무가 있고(제6조제1항), 피고 사업장의 출입을 허가받은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근로자에 대하여 피고의 안전 보건에 관한 제반 규정 및 안전수칙을 충족할 수 있는 규칙을 제정하여 이를 준수케 하여야 한다(제8조). 또한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주문, 지시 및 요구사항 등을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선임한 현장대리인에게 행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근로자에게 직접 이를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제9조제3항). 이에 따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자체적인 공정 관리계획서, 작업표준 등을 작성하고 이를 통하여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도급받은 업무에 관하여 품질 불량 사고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및 손해액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볼 때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②

이 사건 각 도급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기계, 공구와 소모자재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부담·제공하고(제7조), 도급의 범위도 특정 업무로 제한되며(별첨1. 도급범위 및 도급대금에 관한 부속 계약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자체적인 공정 관리계획서, 작업표준 등을 작성하여 작업을 수행하였다.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직원들과 혼재되어 공정을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규직 전환 근로자들과 원고들이 2021.12.21.부터 2022.1.20.까지 동일한 공정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수백 명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특수한 상황 하에서 발생한 것으로, 위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③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별도의 취업규칙을 마련하고 근로자를 선발하여 도급 업무에 투입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의 사이에 체결한 각 도급계약서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기준단가 × 기준물량 × 도급비 지급율(물량 달성율을 기초로 산정)’의 물량 도급 방식에 따라 산출되는 도급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별첨1. 도급범위 및 도급대금에 관한 부속 계약서),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에게 원고들의 인건비 등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들이 신규 협력업체에 그대로 고용승계된 바도 없으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태도를 관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피고의 관여 없이 근로자의 선발, 근로자의 수,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어느 정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 간의 도급계약에 의하면 도급의 범위는 특정 업무로 제한되어 있고(별첨1. 도급범위 및 도급대금에 관한 부속 계약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도급 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볼 때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 간의 도급계약의 목적은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로 확정되었고, 원고들이 맡은 업무도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는 구별된다고 볼 수 있다.

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비록 그 자체의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 사건 각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의 기업조직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⑥

1 내지 3차 소송에서 피고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는 2015년 이전까지의 도급계약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의 경우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다른 점, 피고는 위 소송이 제기된 이후 근로자파견관계로 여겨질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개선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들 소속 근로자들 중 육아휴직자, 업무상 재해로 인한 휴직자등을 한시적으로 대체할 인력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들이고 근무기간이 짧게는 약 1개월, 길게는 약 11개월 정도로 단기간 근무한 자들인 점 등을 고려할 때, 1 내지 3차 소송에서의 사안이 이 사건 사안과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홍기찬

판사 김대욱

판사 서승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