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무죄 부분<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8.경 제주시 D 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제주 E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F<2>의 직원 G에게 ‘레미콘을 납품해주면 다음 달 말까지 레미콘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주택 신축공사 현장에 근로한 근로자들의 임금 및 목수, 미장, 펌프카 사용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만큼 재정상황이 열악하였고,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다른 공사현장의 연체된 공사대금, 개인채무 변제 및 생활비 결제가 시급하였으므로,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레미콘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① 2017. 8. 24.경 1,320,000원, ② 2017. 8. 30경. 12,328,000원, ③ 2017. 9. 7.경 5,348,000원, ④ 2017. 9. 23.경 13,984,000원, ⑤ 2017. 10. 23.경 13,432,000원 총 5회에 걸쳐 합계 47,412,000원 상당의 레미콘을 납품받았음에도 레미콘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판결, 2004. 12. 10. 선고 2004도3515 판결 등 참조), 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일시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그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미지급 레미콘대금에 대한 민사상 지급의무가 있음은 별론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 회사와 레미콘 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지급의사와 능력 없이 피해 회사를 기망하여 47,412,000원 상당의 레미콘을 납품받아 편취하였음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I으로부터 I이 2017. 6. 26. J으로부터 5억 3,000만 원에 도급받은 제주시 D 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한다) 신축공사를 4억 6,000만 원에서 5억 원 정도의 금원으로 사실상 일괄 하도급 받아 신축공사를 진행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며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2017. 12.초경 공사현장을 떠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주택 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2017. 8.경 피해 회사의 직원에게 공급받는 레미콘의 대금을 그 다음 달 말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하고서 피해 회사로부터 레미콘을 5차례 공급받아 왔는데, 피고인은 2017. 8. 24.경과 2017. 8. 30경.에 공급받은 레미콘 대금에 상당한 1,300만 원을 그 다음 달 말일인 2017. 9. 30.에 피해 회사에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주택 공사 대금으로 I으로부터(K을 통해 송금됨) 2017. 8. 21. 2,500만 원, 2017. 9. 8. 2,700만 원, 2017. 9. 9. 1,000만 원, 2017. 9. 18. 400만 원, 2017. 9. 25. 2,000만 원, 2017. 10. 24. 2,850만 원, 건축주 J으로부터 직접 2017. 9. 23. 20만 원(J의 배우자 L 명의로 입금), 2017. 9. 28. 4,000만 원, 2017. 11. 8. 1억 원, 2017. 12. 4. 5,000만 원을 지급받아 왔고, 또한 K으로부터 다른 공사현장 공사대금으로 2017. 9. 26. 4,00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한편 피고인은 그 무렵 전남 영광군 소재 카페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약 1억 500만 원에 하도급 받아 그 공사 대금으로 2017. 9. 14. 2,000만 원, 2017. 9. 29. 2,000만 원, 2017. 10. 23. 1,500만 원, 2017. 12. 30. 3,500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받았다(카페 공사의 건축주인 M 명의로 지급됨). 이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게 레미콘 공급을 요청하고 피해 회사로부터 레미콘을 공급받을 당시 여러 현장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그에 따른 수입이 꾸준히 있었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공사대금으로 받은 금원 중 일부는 생활비나 채무변제 비용으로 사용한 내역도 있기는 하나, 상당 부분은 이 사건 주택 신축공사나 영광군 소재 카페 공사 등 공사와 관련된 업자들에게 지급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와 달리 피고인이 공사대금으로 받은 금원의 상당 부분을 다른 용도로 유용하였다거나, 이미 진행한 다른 공사현장 등에서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등 그 당시 피고인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인이 여러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받은 공사대금을 당해 공사대금으로 구분하여 사용하지 않고 타 현장 공사대금으로 혼용하여 사용해 오다가 도중에 공사를 중단함에 따른 자금 부족 발생으로 결과적으로 피해자 회사에 레미콘 잔대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로부터 레미콘을 공급받을 당시부터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공소기각 부분<3>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남 담양군 N에 주소를 둔 개인건설업자로, 2020. 3.경 서울 종로구 O에 있는 봉제공장 리모델링 현장을 도급받아 상시 3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공사를 진행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3. 6.경부터 2022. 3. 13.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목공 B의 2020. 3월 임금 2,100,000원, 목공 C의 2020. 3월 임금 1,380,000원 등 근로자 2명의 임금 합계 3,48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적용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반의사불벌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처벌불원의사: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이 법원에 제출된 합의서에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공소기각 판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판사 김지연
각주1) 2022고단2562 사건
각주2) 공소장에는 주식회사 F의 대표이사인 H를 피해자로 기재되어 있으나, 주식회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주체이므로 피해자를 주식회사 F으로 상정하였다고 선해하여 판단한다.
각주3) 2022고단4686 사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