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8. 10. 8. 원고에 대하여 한 산재보험료 2,210,190원의 징수 결정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등
원고는 전남 순천시 B에 있는 'C'이라는 상호의 장석·골재 등 생산판매 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는 2018. 8. 21.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재해근로자 D에게 재해일자 및 지급기간을 2016. 11. 2.로 하여 장해일시금 22,101,96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이라고 한다).
피고는 2018. 10. 8.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고 한다) 제2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서 피고가 지급 결정한 보험급여 금액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 2,210,190원을 원고로부터 보험급여액으로 징수한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고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 이후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료를 징수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를 지체 없이 통지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통지한 사실이 없다.
D은 이 사건 사업장에 2014년 11월경 입사하여 2016년 6월경 퇴사하였고, 피고가 재해일시로 인정한 2016. 11. 2.에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장외에도 경북 청송군에 있는 E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였으므로 D에게 발생한 진폐증상은 원고의 사업장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통지를 받은 바 없고, 피고가 D의 요양신청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재해의 발생원인, 근로환경, 근로내용, 근로기간, 사용자가 보상한 금액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함에 있어서 원고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아 피고가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 처분을 함에 있어서 이를 다툴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2016년 5월부터 7월분까지 총 3개월의 보험료를 연체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산재보험료를 연체한 사실이 없고, 설령 연체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원고는 월별 보험료 중 3개월분만을 연체하여 원고가 2016. 11. 2.까지 납부하여야 할 2016년도 월별보험료에 대한 보험료 납부액의 비율이 100분의 50 이상에 해당하므로 원고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할 수 없다. ④ 피고가 D에 대한 요양신청을 승인할 무렵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료 체납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원고는 보험료 체납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원고가 보험료납입을 게을리 하였다고도 할 수 없다.
피고의 주장
업무상 질병의 경우 사업주는 요양승인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피고가 사업주인 원고에게 D에 대한 요양승인처분에 대하여 다툴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F연구소 직업력 조사표, 근로자 면담 등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이 유해요인에 폭로된 마지막 사업장임을 확인하고「요양결정시 적용업무 관련 판단에 관한 처리지침 – 적용사업장 판단기준」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하였으므로, 지침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며, D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기 전 다른 사업장에서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다른 사업장에서의 업무가 상병 발병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특히 이 사건 상병인 만성 폐색성(폐쇄성) 폐질환(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의 경우 현대의학상 그 발병 시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어 진단일을 재해발생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2016년에 매월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고, 원고가 D을 일용근로자로 고용한 후 2016년 5월분부터 2016년 7월분까지 산재보험 근로내용 확인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피고는 이를 근거로 산재보험료를 부과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2016년 5월분부터 2016년 7월분 산재보험료를 2016. 11. 2.까지 미납하였다가 2016년 11. 3.에 납입하였고, 원고가 산재보험료를 미납하던 2016. 11. 2.에 이 사건 사업장 근로자 D에게 재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보험료징수법 제2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보험료를 납입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지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원고에게 그 행정처분이 무효인 사유를 주장·입증할 책임이 있으므로, 행정처분의 효력발생요건인 송달납세고지서의 송달이 없었거나 부적법하다는 주장사실에 대한 입증책임 역시 원고에게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두3460 판결, 2001. 6. 1. 선고 99다1260 판결 등 참조).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2018. 10. 11. 이 사건 사업장으로 등기우편 배달을 의뢰하여 원고가 2018. 10. 15. 수령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1년이 도과하여 우체국에서 그 송달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을 송달받지 못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원고의 주장이 입증되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 관련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1>
관련 법리
행정절차법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두20631 판결,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 등 참조).
한편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6조 제2항 역시 징수결정을 한 때에는 지체 없이 사업주에게 이를 통지하도록 되어 있는바, 위 규정의 취지도 앞서 본 행정절차법과 같은 맥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기에 앞서 보험료징수에 관한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며,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있고, 이 경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증거로 제출한 요양·보험급여결정통지서(을 제6호증의1)에는 '요양・보험급여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결정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심사청구를 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게다가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산재보험료의 납부를 게을리 한 기간 중에 발생한 재해' 인지 여부에 따라 원고의 보험금 납부의무 성립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가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 관하여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을 원고에게 통지하였다거나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을 함에 있어서 이 사건 사업장을 조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피고는 F연구소 직업력 조사표, 근로자 면담 등에 따라 원고의 사업장이 유해요인에 폭로된 마지막 사업장임을 확인하고 「요양결정시 적용업무 관련 판단에 관한 처리지침 –
적용사업장 판단기준」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하였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 있어 원고가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 관하여 사전에 알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요양급여나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을 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가 이에 대하여 적절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하자가 존재한다.
이 사건 처분 관련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증거 및 을 제4, 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 있어서의 재해근로자인 D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16년 5월에 24일, 6월에 25일, 7월에 26일, 10월에 20일, 11월에 22일을 근무한 사실, 원고가 2016. 11. 3.에 2016년 5월분부터 2016년 7월분까지의 산재보험료를 납입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서 인정한 상병인 만성 폐색성(폐쇄성) 폐질환의 경우 현대의학상 그 발병 시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서 재해발생일을 2016. 11. 2.로 인정하였는데, 원고는 2016. 11. 3.에 위 미납 산재보험료를 모두 납입하였고, 2016년 10월분 산재보험료의 납부기한은 아직 도과하지 않았으며, D은 원고가 산재보험료를 납입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재해가 원고가 산재보험료 납입을 게을리 한 때인 2016. 11. 2.에 발생한 것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렵고, 재해발생일을 단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가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6조 제1항 제2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하는 요건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있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앞서 본바와 같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이 사건 요양급여 결정에 있어서 재해발생일을 단정할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이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행정청이 법령 규정의 문언상 처분 요건의 의미가 분명함에도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결과, 처분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해당 처분을 한 경우에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존재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재판장) 임영실 김준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