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체육회이고, 원고 A는 2006. 1. 1.경, 원고 B은 2008. 2. 1.경, 원고 C은 2008. 2. 1.경, 원고 D는 2014. 8. 1.경 각 기간제(계약직) 생활체육지도자로 피고에 입사하여 2021. 7. 26.경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피고는 2022. 4. 12. F노동조합 G지회(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임금협약은 별도로 정하기로 하고(부칙 제1조 제2항), 2022. 9. 19. 피고 노동조합과 임금협약을 체결하여, 경력수당,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등 상여금을 신설하고 급식수당과 명절휴가비를 인상하여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임금협약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2. 10. 6. I시에 이 사건 임금협약을 첨부하여 생활체육지도자 인건비 검토 결과를 제출하였으나, I시는 2023년도 예산으로 2022년도 예산과 동일한 금액인 생활체육지도자 1인당 기본급 2,544,000원, 출장여비 300,000원, 급식비 100,000원, 명절휴가비 300,000원(연 2회)만 반영하였다.
피고는 원고들과 2022. 12. 31.자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정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 갑제1, 3호증, 을제1 내지 5, 1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협약은 단체협약으로서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하고, 이 사건 임금협약 부칙 제1조 제3항 ‘본 협약은 I시 예산에 반영하여 지급’ 부분(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은 불확정기한으로서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반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2022. 1. 1.부터 2023. 12. 31.까지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라 산정한 임금에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 상당액으로, 원고 A에게 38,966,250원, 원고 B에게 35,568,108원, 원고 C에게 29,600,622원, 원고 D에게 19,437,61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I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고, 피고 노동조합도 이를 알고 I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것을 전제로 이 사건 부칙조항을 기재하였다. 피고는 I시로부터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보조금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 지급의무가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피고 정관 제43조 제1항은 재정적·업무적 부담을 지는 경우 이사회와 총회의 의결을 거쳐 I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당시 피고의 대표자는 이 사건 임금협약 체결 이후 이사회·총회의 결의 내지 I시장의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체결된 이 사건 임금협약은 그 효력이 없다.
판단
피고 이사회·총회의 결의, I시의 승인이 없는 이 사건 임금협약의 효력 여부
피고는 2022. 4. 12. 피고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임금협약은 별도로 정하기로 하고, 2022. 9. 19. 이 사건 임금협약을 체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임금협약은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을 규율하는 단체협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든 각 증거에 을제6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협약의 효력이 피고 및 피고의 직원에게 미치기 위해서는 피고 이사회와 총회의 의결, I시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지역사회 체육진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I시민의 건강과 체력 증진, 여가선용 및 복지향상과 체육인의 인권과 권익 보호, 경기자 양성을 목적으로 국민체육진흥법 제33조의2에 의하여 설립된 지방체육회이다. 지방체육회인 피고는 국민체육진흥법 제33조의 대한체육회와 달리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국민체육진흥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체육회에 대하여 필요한 경비나 연구비 일부를 보조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체육회에 예산의 범위에서 운영비를 지원하여야 하며, 지원에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며(제18조),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지방체육회의 운영·지원을 위하여 사용한다(제22조)고 규정하고 있다. I시 체육진흥조례는, 시장은 E체육회에 예산의 범위에서 상근직원 인력운영비를 지원하여야 하고 체육회는 위 운영비 등에 변동이 수반되는 사항에 대하여는 사전에 시장과 협의하여야 한다(제15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수익사업을 할 수 없는 피고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근거 규정으로, 피고는 I시로부터 I시의 예산의 범위 내에서만 운영자금을 보조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 정관에 따르면, 설립 당시 기본재산으로 출연한 재산, 부동산, 기금, 운영재산 중 이사회의 의결에 의하여 기본재산으로 편입되는 재산, 이익잉여금 중 이사회의 의결에 의하여 기본재산에 편입되는 재산을 기본재산으로 하고 있고(제40조), 운영 재원으로는 회원단체의 회비, 기본재산으로부터 생기는 과실금, 기부금, 사업수익금,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공공단체의 지원금·보조금 등으로 충당하도록 정하고 있다(제41조). 체육회는 재정적·업무적 부담이나 권리를 포기하고자 할 때에는 이사회와 총회의 의결을 거쳐 I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제43조), 매 회계연도 시작 전에 I시와 긴밀한 협의 및 조정을 거쳐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편성하여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예산 외의 채무부담을 하고자 할 때에는 I시와 긴밀한 협의 및 조정을 거쳐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매 회계연도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회장이 결산서를 작성하여 I시에 보고하여야 한다(제46조). 이는 피고의 운영 재원으로 보조금을 명시하는 한편, 상당한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이 투입되는 피고가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그 운영에 대하여 적절한 규제의 필요성이 있어 피고 정관으로 그 절차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협약으로 경력수당,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복지비, 가족수당을 신설하였고, 특히 명절휴가비는 기존 300,000원 연 2회 지급에서 월 기본급의 120%를 연 2회 분할지급으로 그 금액을 대폭 상향하였다.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라 피고가 생활체육지도자 12인에 대하여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규모를 계산하여 보면, 연간 420,494,400원에서 548,615,000원으로 128,120,600원이 증가하였고, I시에 요청한 보조금의 규모도 242,647,200원에서 361,893,000원으로 119,245,800원이 증가한바 피고의 기존 예산으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고 그 총액도 적지 않아 예산의 변동이 필연적으로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는 피고 정관 제43조에서 정한 재정적 부담으로서 피고 이사회와 총회의 의결 내지 I시장의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피고가 2022년 I시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중 28,866,927원을 반환하였으므로 피고의 예산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반환한 보조금은 별도의 사업에 관한 보조금으로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임금으로 전용할 수 없고, 반환금액도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금액에 비교하여 소액인 점에 비추어 이 부분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I시가 2022. 10. 6.경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피고의 인건비 검토 결과를 받았음에도 이를 2023년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I시가 이 사건 임금협약을 승인하지 않아 피고 및 피고의 직원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협약의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인정할 수 있고, 결국 이 사건 임금협약이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임금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
이 사건 부칙조항에 따른 임금 지급의무 발생여부에 관한 가정적 판단
이 사건 부칙조항의 해석
부관이 붙은 법률행위의 경우에,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아니하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하고,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미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변제에 관하여 일정한 사실이 부관으로 붙여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은 변제기를 유예한 것으로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 또는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때에 기한이 도래한다.
한편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5315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부칙조항은 ‘본 협약은 I시 예산에 반영하여 지급하며’라고 정한바, 문언의 형식상 피고가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I시의 보조금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수당 등 임금의 지급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임금협약 중 ‘본 협약의 유효기간 중이라도 노사 쌍방이 동의하였을 때는 협약에 누락된 내용 및 본 협약의 일부를 재교섭할 수 있다’고 기재한 부분(부칙 제1조 제3항 후단)은 I시로부터 수령한 보조금의 액수에 따라 이 사건 임금협약의 내용을 수정할 수 있음을 전제로 기재한 것으로 보이고, 직원의 급여 등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없는 피고가 I시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하지 못하더라도 임금을 올려줄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 생활체육지도자의 인건비 중 기본급의 50%와 각종 수당들은 I시가 부담하고, 나머지 기본급 50%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이 부담한바, 피고는 생활체육지도자의 인건비 전부를 I시의 보조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에 의존하는 점, ④ 피고가 I시로부터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 상당액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피고의 노력이 아닌 I시의 예산사정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가 I시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고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경우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피고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부칙조항은 I시의 예산 반영에 의한 보조금 수령을 통한 재원의 확보를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라 증액된 임금 부분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부칙조항이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제1항),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제2항).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임금 지급약정에 붙은 부관이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면 부관만 무효이고, 나머지 임금 지급약정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다293098 판결 참조).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라 증액된 임금 대부분은 근속 등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수당으로서 기본급 성격의 돈이 아닌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협약 체결 전에도 원고들을 포함한 생활체육지도자에게 기본급 월 2,483,080원, 출장여비 월 300,000원, 급식비 월 100,000원, 명절휴가비 300,000원(연 2회)을 지급한바,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 이상으로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에 비례하여 그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가 기존에 원고들에게 지급하던 위 임금의 액수가 임금을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삼는 근로자인 원고들의 생활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 정도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협약으로 증액되는 임금 부분에 한하여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정해진 I시의 예산 반영에 의한 보조금 수령을 통한 재원의 확보라는 조건의 성취여부를 가지고 피고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 제43조 등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설령 이 사건 임금협약의 효력이 피고에 대하여 미친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 발생의 조건에 해당하는 이 사건 부칙조항 역시 유효하고 위 부칙조항에서 정한 I시의 예산에 의한 보조금 지급을 통한 재원의 확보라는 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결국 이 사건 임금협약의 효력이 발생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의 효력이 없고 위 부칙조항을 제외한 이 사건 임금협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채승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