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는 원고와 2023. 6. 29.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 운행을 시작하였음에도 근로계약 체결 당일 원고가 해고의 서면통지나 정당한 해고사유 없이 자신을 해고하였다는 이유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2023. 8. 24. 부당해고를 인정받았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8.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는 부당해고에 따른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C조합에 대한 예금채권 가압류를 신청하여 2024. 3. 29 가압류결정을 받았고(광주지방법원 2024카단52069), 2024. 3. 29. 광주지방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원직에 복직시킬 것 등을 구하는 지위보전가처분신청을 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4카합50255).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의 대표사원이 피고를 만나지 못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바 없고, 원고의 대표사원이 원고의 영업부장인 D에게 근로자 채용 권한을 위임한 사실이 없어 D과 피고 사이에 채용절차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D에게 근로계약 체결권한이 없을 뿐 아니라 D과 피고 사이에 진행된 채용절차가 근로계약 체결에까지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피고에게 명확히 채용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바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예금채권을 가압류하고 지위보전가처분신청을 하였으며, 원고는 구제명령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받고 그로 인한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상황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확인을 구한다.
판단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재심판정을 받고, 부당해고에 따른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받았으며, 원고를 상대로 원직에 복직시킬 것 등을 구하는 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하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등 그에 관하여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확인판결을 받음으로써 위와 같은 현재의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할 수 있어 확인의 이익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본안에 관한 판단에 나아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근로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제공하는 근로 내용에 특별한 제한이 없고 명시적 약정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약정으로 성립할 수도 있고(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두55859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은 낙성 불요식계약으로서 그 성립에 특별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다4779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 6, 8, 11, 1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근로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2023. 6. 28. 16:38경 원고의 영업부장인 D에게 입사에 필요한 서류인 운전경력증명서, 운전적성정밀검사종합판정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으며, D은 같은 날 16:40경 피고에게 ”예“, ”승무하시게요“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고, 2023. 6. 28. 16:43경 피고와 통화하면서 피고에게 그 다음 날인 2023. 6. 29. 방문할 것을 요청하였다.
D은 2023. 6. 29. 09:00경 피고에게 ‘(차량번호 1 생략)’ 택시 차량(이하 ‘이 사건 택시’라 한다)을 운행할 수 있도록 내어주었고 피고는 D이 알려준 사번인 ‘E’를 택시미터기에 입력 후 운행을 시작하였으며, 위와 같은 피고의 택시 차량의 운행은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묵시적인 근로 제공의 청약과 이에 대한 승낙이 존재하여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D이 이 사건 택시를 피고에게 내어준 것은 택시운전자격증명발급신청을 위한 것이고, D이 피고에게 아직 사원으로 채용된 것이 아니니 손님을 태워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택시운전자격증명원은 원고의 발급 신고에 의하여 발급되는 것으로 보이고 D은 피고로 하여금 빨리 택시 운행을 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택시를 피고에게 배차하면서 위 증명원을 발급받아 올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며 D이 피고에게 아직 사원으로 채용된 것이 아니니 손님을 태우지 말라고 말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으며, 사번 입력도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택시를 운행함을 전제로 하므로, 원고가 드는 사정이나 주장하는 내용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사업장 규모 및 관련 규정상 채용과 근로계약 체결권한은 대표자에게 있고, 원고가 영업부장에 불과한 D에게 근로자 채용과 관련된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도 주장하나, D이 피고에게 원고의 차량인 이 사건 택시를 내어준 점이나 운행을 위한 택시미터기 작동을 위한 사번을 알려주기도 한 점, 택시운전자격증명을 위한 발급신고까지 마쳐진 것으로 보이는 점, D이 위와 같이 피고를 채용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하는 과정에서 피고에게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 대표자의 채용 결정을 하기 전에 임시로 하는 것일 뿐 근로계약 체결권한이 원고 대표자에게만 유보되어 있다는 등 언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는 D에게 직원채용에 관한 근로계약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2023. 6. 29. 운행기록을 보면 택시기사로서의 정상적인 운행이라고 볼 수 없는 정황이 많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손님을 태우지 않아 정상적인 택시 운행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상 설령 그 계약 체결 이후 피고가 손님을 승차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근로계약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앞서 본 사실 내지 사정들에다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2조 제1항 제1호에서 ‘신규 채용하거나 퇴직한 운수종사자의 명단을 신규 채용일이나 퇴직일부터 7일 이내 시·도지사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2023. 6. 29. 광주광역시 택시운송사업조합에 피고를 2023. 6. 29.자로 ‘신규입사/취소통보’하였음이 확인된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였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상호(재판장) 장유나 김대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