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C에게 부여된 휴게시간은 근무시간에 해당하므로 일 근로시간 24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피고인은 2021. 10.경 C으로부터 근로기준법위반 관련 문제제기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한 범의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인정사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20. 6. 1.부터 2022. 5. 31.까지 광주 동구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재직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피고인이 회장으로 재직하기 전인 2020. 3. 13. 기존 경비원을 ‘관리원’ 직책으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신규채용하는 직영방식으로 운영하기로 결의하였다.
C은 2020. 7. 1.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계약기간 2020. 7. 1.부터 2021. 6. 30.까지, 임금 월 2,221,110원(= 기본급 2,090,460원 + 야간수당 130,650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원으로 근무하였다. 위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C은 2021. 7. 1.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계약기간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 임금 월 2,262,840원(= 기본급 2,127,680원 + 야간수당 135,160원)으로 정하여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2022. 2. 23.자 취업규칙에 의하면, 관리원은 오전 7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격일제로 근무하되, 휴게시간은 점심시간 1시간(12:00~13:00), 저녁시간 1시간(18:00~19:00), 취침시간 6시간(23:00~05:00)으로 1일 8시간이다(증거기록 197쪽). 다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원 근무일지 기재에 의하면, 관리원들의 휴게시간은, 2020. 12. 19.까지는 점심시간 1시간(12:00~13:00), 저녁시간 1시간(18:00~19:00), 취침시간 5시간(00:00~05:00)으로 합계 7시간이었고, 2020. 12. 20.부터 위 취업규칙과 같이 1일 8시간으로 변경되었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22. 3. 23. 관리원에 대한 감시적 근로종사자 승인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여 직접 고용하던 관리원의 채용 등을 경비용역업체에 위탁하기로 하는 안건을 의결하였고, 2022. 5. 1.경 J(주)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J(주)는 2022. 5. 1. C과 사이에 계약기간 2022. 5. 1.부터 2022. 7. 31.까지, 임금 월 2,368,330원(= 기본급 2,229,000원 + 야근수당 139,330원), 근로시간 1일 16시간격일제, 휴게시간 8시간으로 하는 경비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22. 6. 28. J(주)에 C에 대한 근로계약만료를 요청하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고, J(주)는 같은 날 C에게 근로계약이 2022. 7. 31.자로 종료됨을 통보하였다.
피고인은 C에게 2020년 7월분 임금으로 1,791,200원(= 기본급 1,685,850원 + 야간수당 105,350원)<1>을, 2020년 8월분 내지 12월분 임금으로 2,221,110원(= 기본급 2,090,460원 + 야간수당 130,650원) 이상<2>을, 2021년 1월분 내지 12월분 임금으로 2,262,840원(= 기본급 2,127,680원 + 야간수당 135,160원) 이상<3>을, 2022. 1.부터 J(주)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용역계약에 따라 C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월 2,377,020원(= 기본급 2,235,040원 + 야간수당 141,980원) 이상<4>의 임금을 각 지급하였다.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6다30326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이 제공한 업무는 경비·순찰, 입주민들의 민원 해결, 쓰레기 청소 및 분리수거장 정리, 주차 단속 등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업무수행 및 대기시간이 반복되는바, 근로계약서에 구체적으로 휴게시간이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 휴게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휴식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이었던 F는 수사기관에서 “휴게시간이 정해져는 있으나 휴게시간에 화재경보 및 인터폰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조치해야 하므로 상시대기해야 한다.”고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아파트의 다른 관리원 H이 2021. 5. 13. 23:50경 경비실 자리를 비우고 외출을 하였는데 입주민이 이에 관해 민원을 제기하자 관리소장 F는 위 관리원에게 경위서를 징구하기도 하였던 점, ④ C, G, K은 원심 법정에서 휴게시간에도 입주민의 콜이 오면 바로 대응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원이었던 C은 정해진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휴게시간 중에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C의 휴게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하여 임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C에게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사용자는 그 차액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C에게 일 근로시간 24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 차액분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C이 2021. 5. 12.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소속 근로감독관에게 전화로 휴게실이 별도로 없는 경우 휴게시간에 인터폰 등을 꺼놔도 되는지,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되는지 여부에 대한 문의를 한 사실은 있으나 주로 부당대우 등을 문제 삼는 내용이었다. 근로감독관은 휴게시간이 대기시간으로서 근로시간이 되어버리면, 그 부분에 대한 임금을 별도로 정산해줘야 된다는 답변을 하기도 하였으나, C은 2021. 7. 1. 종전과 동일하게 근로시간을 16시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속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원으로 근로하였으며, 재직기간 동안 피고인이 지급한 급여를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수령하였다.
C은 2022. 5. 2.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F를 피진정인으로 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약 4개월이 지난 2022. 9. 7.이 되어서야 피진정인에 피고인을, 진정내용에 ‘2020. 7. 1.~2022. 4. 30. 근로기준법에 따른 모든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토록 해주십시오’라는 사유를 각 추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다. C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원으로 재직하면서 직장 내 따돌림, 부당대우 등에 대한 문제를 주로 제기하였을 뿐 임금 문제를 피고인 등에게 제기하였음을 확인할 자료는 없다.
피고인은 2022. 11. 2. 위 진정에 따른 조사를 받았는데, ‘C에게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었고, 임금 책정시 관리소장이 법에 저촉되지 않게 계산하여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업무를 ‘관리원’이라는 직책으로 직접 채용하기로 의결할 당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경위 및 임금 산정기준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과실범이 아니라 고의범으로서 사용자에게 임금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그 지급의무를 불이행하는 것을 인식·용인하는 것이 요구되는바,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근로시간은 몇 시간인지 등이 확정되어야만 피고인이 지급했어야 할 임금과 지급한 임금과의 차액이 정해질 것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차액에 대한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과 같이 아파트 관리원의 임금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 관리비 등 공용자금으로 지급되는 구조에서는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얻을 경제적 이익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임금을 체불할 합리적인 동기도 찾아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결론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연선주(재판장) 김유진 김동욱
각주1) 2020. 7.에는 근무일수의 부족으로 약정한 기본급 및 야간수당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2) 2020. 9.에는 명절위로금 200,000원을 추가 지급하였다.
각주3) 2021. 1.에는 연차수당 348,800원, 2021. 2.에는 특근수당 87,200원, 2021. 5.에는 근로자의날수당 69,760원을 각 추가 지급하였다.
각주4) 2022. 1. 연차수당 906,330원을 추가 지급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