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경영난으로 인하여 2022. 7.경 E를 포함한 회사 직원들과 기본급을 줄이고 성과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변경하기로 합의하였고, 변경된 임금체계에 따라 임금 등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체계 변경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2022. 7.경 전 직원 앞에서 기본급을 줄이되 성과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변경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고, 직원들에게 불만이나 이의가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이의를 제기한 직원은 없었던 사실, 그 이후에도 E가 피고인에게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회사의 대표가 직원들의 급여를 감액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그에 대하여 이의가 있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E, K, H, L의 진술 등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이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겠다고 말을 하였던 것으로 보여, 직원들로서는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임금체계가 바뀌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E가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묵시적으로 임금체계 변경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사용자는 임금 등 근로조건을 변경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개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정하고 있는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내용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1> 피고인은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려 하였음에도 편의에 따라 전 직원 앞에서 일방적으로 의견을 밝히고 이에 대한 이의를 묻는 절차를 거쳤을 뿐, 직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거나 변경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체계 변경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거나 피고인에게 범의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양형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거나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영하(재판장) 이용석 정수현
각주1)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며, 근로계약 체결 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의 사유로 인하여 위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변경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참조). 따라서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또는 이를 “변경할 때”마다 이행되어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