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변조의 점, 변조사문서행사의 점, 사기미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사문서변조의 점, 변조사문서 행사의 점,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와 계약을 체결하던 2022. 10. 10.경 전복종자의 마리당 단가를 350원으로 정하여 당일에 전복종자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도 전복종자의 마리당 단가를 350원으로, 매매대금 합계액을 83,650,000원으로 기재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서의 단가와 금액을 변조한 사실이 없고, 진실한 문서를 법원에 제출하였으며 변조한 문서로 법원을 기망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피고인에 대한 사문서변조의 점, 변조사문서 행사의 점,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10. 10.경 피해자 B과 전복 마리당 가격을 330원으로 약정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22. 11. 15.경 B에게 전복종자를 공급하였으나 B이 계약금 30,000,000원 만을 지급하고 전복종자의 품질 문제를 이유로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완도군법원에 물품대금 지급명령을 신청하며 공급한 전복종자의 가격을 부풀려 돈을 더 받아내기로 마음먹었다.
사문서변조
피고인은 2023.경 가을경 B과 2022. 10. 10.경 작성한 이 사건 매매계약서의 '마리당단가(단위:원)'란에 '350원'을, '금액(단위:원)'란에 83,650,000원을 각 임의로 기재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사실증명에 관한 B 명의의 사문서를 변조하였다.
사기미수, 변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23. 11. 20.경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완도군법원에 채무자를 피해자로, 마리당 가격을 350원으로 하여 계산한 금액에서 기지급받은 계약금 30,000,000원을 제외한 금액인 53,650,000원을 청구금액으로 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며 위와 같이 변조한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약정한 전복종자의 마리당 가격은 330원이었고, 피고인이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이 사건 매매계약서는 피고인이 변조한 것에 불과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완도군법원을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4,780,000원(239,000 × 350 - 239,000 × 330)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편취하려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의신청하며 응소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변조한 사문서를 행사하고, 완도군법원을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 F의 일부 진술, 날짜만 기재된 이 사건 매매계약서 전사본의 존재, 위 전사본의 생성 경위에 관한 피고인 주장에 일관성이 없는 점, 전복종자 단가를 330원으로 계산한 전자세금계산서가 작성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2. 10.10.경 피해자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합의 내용과 달리 이 사건 매매계약서의 마리당 단가와 금액 부분을 임의로 기재하여 변조하고, 변조된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하여 법원을 기망하려고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변조하였다거나, 변조한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행사하여 법원을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문서변조의 점, 변조사문서 행사의 점,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인정된다.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고소의 취지는 2022. 10. 10. 전복을 마리당 330원에 공급받기로 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계약내용과 결제방법은 그러한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채 비워두었는데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다르게 기재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품공급계약에서 계약내용과 결제방법은 계약의 중요 부분이라 할 것이어서 내용을 확정하여 합의하였다면 이를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통상의 거래관념에 부합한다.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내용, 특히 물품대금 부분인 전복의 마리당 가격을 비워둔다는 것은 물품 가격이 유동적 이라서 계약 당시에는 이를 확정하지 못하였고,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또는 그 이후 다른 시점을 기준으로 이를 다시 정하기로 한다는 약정이 있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통상 거래관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물품대금을 계약 당시정하지 못하고 물품을 공급받을 때 기재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였다면 물품대금에 관하여 보충할 권한은 약정에 따라 사는 사람 또는 파는 사람이 가져가거나 아니면 이들 사이에서 다시 합의하여 물품공급 당시 정하여 보충하게 될 것이다.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에는 전복 마리당 가격과 같은 계약내용과 결제방법이 기재되지 않은 채 비워둔 채로 있었다가 기간이 지나서 그 내용이 기재되었다면, 유동적인 계약내용이 확정되었고 그에 따라 보충할 권한을 가진 사람에 의해 기재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의 주장처럼 계약이 체결될 당시 확정한 내용이 있었는데도 이를 기재하지 않은 채비워두었다가 이후 공란이 확정된 내용과 다르게 채워졌을 가능성은 매우 이례적이다.
피해자는 원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전복종자 22만 9,000개를 구매하였는데, 피고인에게 주려던 돈 액수는 계약금 3,000만 원을 제외하고 오천 몇 백만 원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기억하고 있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매매대금 합계액은 약 8,000만 원 상당이다. 이는 전복의 마리당 단가를 330원으로 계산한75,570,000원(= 229,000개 × 330원)보다 350원으로 계산한 80,150,000원(= 229,000개× 350원)에 보다 더 근접한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에 L으로부터 전복을 마리당 420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가 취소한 바 있다. 피해자는 L으로부터 사려고 한 전복 선별체 크기에 관하여 '26인가, 25인가 정확하게 기억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전복 선별체 크기가 24인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전복 마리당 가격을 350원으로 정하는 것은 거래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해자도 이러한 가격에 합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날 F과 사이에서 전복종자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증거순번 13)<1> 여기에는 '마리당 단가, 금액' 부분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마리당 단가도
35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에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 중 피해자의 주소, 성명, 서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수량('15만미' 부분) 부분과 선별체크기, 마리당 단가, 금액, 공급예정일, 결재방법 중 계약금 및 잔금, 수량('+8,9000마리 추가' 부분)에 관하여 작성 선후는 알 수 없으나 다광원 검사 결과 필기구류 잉크의 광학적 특징이 유사하게 관찰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의견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전복 마리당 가격을 350원에 합의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고 이러한 합의도 충분히 합리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서 마리당 단가가 350원으로 매매대금 합계액이 83,650,000원으로 기재된 경위에는 애초에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합의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합의하였다가 이후 내용이 확정되게 되면서 보충되었을 가능성,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는 마리당 단가 350원과 매매대금 합계액 83,650,000원이 명확하게 기재되었을 가능성(이 경우 이 부분이 공란으로 있는 이 사건 매매계약서 전사지는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내용 기재 당시 압력의 정도와 먹지의 상태 등에 따라 제대로 전사되지 않았거나 전사되었더라도 기재 내용이 희미해졌을 것이다)이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피해자가 주장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마리당 단가 등을 미리 정하였으나 이를 명시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채 비워두었으나 이후 피고인이 이를 합의 내용과 달리 기재하여 변조하였을 가능성보다 합리적이고 거래관념에 부합한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변조하여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G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와 F은 마리당 단가를 330원으로 해 주고, 자신에게는350원에 팔았다는 것을 피해자로부터 들어서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G의 진술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고, 피해자로부터 들은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G은 피해자로부터 이러한 말을 들은 시기에 관해서도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데 확실히 모르겠다'면서 명확한 진술을 하지 못하였다. F은 원심 법정에서 '마리당 단가를 330원으로 했는데, 2022. 12.말경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마리당 단가를 350원으로 했다. 2023년 여름에 이름을 기재하고 지장을 찍을 당시 단가 350원이었다'고 진술하다가 '계약 체결 당시에는 2022. 12.말경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단가를 350원으로 하자는 말은 없었다. 2023. 1.경 피고인이그렇게 말했다'고 진술하여, 전복의 마리당 단가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G과 F의 진술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명확한 근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장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작성 경위나 내용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매매계약 내용에 관한 생각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한 확정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한 해석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이는 소송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공방으로 밝혀질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소를 제기한 것은 이처럼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을 확정하고, 권리의무 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법원을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행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사문서변조의 점, 변조사문서 행사의 점,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어 파기되어야 한다. 원심판결 중 위 파기 부분은 유죄로 인정한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유죄 부분 전부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