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근로자가 출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하여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 (2007.4.20 대구고법 2006누2252)
[요 지]
통근재해가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되는 공무원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는 일반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고, 양자의 재해 기준을 같이 하지 않았다고 하여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도 없음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두4458 판결, 2004. 2. 26. 선고 2003두 13588 판결, 1995. 3. 14. 선고 94누155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업무 관련성 등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통근재해는 모두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첫째 주장은 이유 없음.
원고의 출근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는지 여부
소속 회사가 도심 외곽에 위치하여 원고의 최단 출근경로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수단이 없고, 버스 등을 이용하는 경우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등으로 인해 비록 채용조건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같은 안전원의 경우 자가차량을 이용한 출.퇴근방법 외에는 사실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점, ② 이 사건 차량은 비록 원고의 소유이나 공무수행차량으로 등록하여 매월 차량연료비를 지급받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받으며 긴급상황 발생시 공무를 위한 사용을 용인하였던 점, ③ 원고는 근무복 착용 등 제반 근무 준비를 완료하여 최단 출근경로를 통해 출근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하게 된 점, ④ 초번조 근무를 대근하고 다시 말번조 근무를 위해 밤늦게 출근하였던 관계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던 점, ⑤ 초번조 근무후 말번조 근무를 위해서는 약 7시간 가량 대기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사고일은 일요일이어서 구내식당도 운영하지 않아 부득이 주거지로 퇴근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실질적으로 원고가 다른 통근방법과 경로를 선택할 수 없거나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밖에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위 차량을 이용하여 위 최단경로에 따라 출근하는 것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와 같은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둘째 주장은 이유 있음.
* 사건 / 대구고법 2006누2252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항소인 / 김○○
* 피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판결선고 / 2007.4.20
* 제1심 판결 / 대구지방법원 2006. 10. 25. 선고 2006구단2430 판결
[주 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5. 8. 30. 원고에 대하여 한 최초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제2호증의 1 내지 3, 제3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는 2001. 9. 14. 한국도로공사(이하 ‘소외 공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소외 공사의 군위지사 소속 안전원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2006. 6. 5. 20:30경 그 소유의 대구 27거OO호 에스페로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근하던 중 대구 달성군 하빈면 현내리 소재 도로상에서 앞서 가던 차량이 전방의 과속방지턱 때문에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그 뒤를 추돌하는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고, 이로 인하여 ‘경척수 손상, 다발성 좌상, 뇌진탕, 폐부종’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병’라 한다.)을 입었다.
원고는 2005. 6. 21.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5. 8. 30. 이 사건 사고는 근로자가 자기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여 출근하던 중 발생한 재해로서 차량의 관리.이용권이 전적으로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으므로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을 승인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성격 및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의 형평 등을 고려한다면, 근로자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하여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부상 또는 사망한 경우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원고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하여 출근하던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이 사건 상병을 입었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설사 통근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더라도, 소외 공사의 군위지사 안전원들의 경우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방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원고가 출.퇴근하는 경로 이외의 경로는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등 원고의 통근방법과 경로의 선택은 실질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원고의 위 출근과정은 소외 공사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관계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이 경우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기준에 관하여는 노동부령으로 정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34조 (작업시간중 사고) ① 근로자가 사업장내에서 작업시간중에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행위를 하고 있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사고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작업준비·마무리행위 등 작업에 수반되는 필요적 부수행위
제35조 (작업시간외 사고) ④ 근로자가 출·퇴근하는 도중에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사고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들의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의 이용 중에 발생한 사고일 것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에 대한 관리·이용권이 근로자 측에 전담되어 있지 아니할 것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의 1 내지 3, 제4호증의 1 내지 6, 제5호증의 1 내지 5, 제6, 7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당원에서의 한국도로공사 군위 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등 소외 공사의 안전원은 2인이 1조가 되어 1일 3교대근무를 하는데, 그초번조의 근무시간은 06:00부터 15:00까지, 중번조의 근무시간은 14:00부터 23:00까지, 말번조의 근무시간은 22:00부터 07:00까지이고, 안전원의 담당업무는 고속도로 안전순찰, 교통사고처리 및 안전관리업무 등으로 대부분 차량을 운전하면서 이루어진다.
원고는 2005. 6. 5.(일요일) 초번 근무자인 김OO이 연차휴가를 사용함에 따라 같은 날 초번 근무를 대근한 후 식사와 휴식 등을 위해 퇴근하였다가 다시 자신의 당초 말번조 근무를 위해 같은 날 21:30경까지 근무지에 도착하기 위하여 위 차량을 운전하게 되었는데, 당시 이미 초번조의 근무 및 차량운전 등으로 인해 피로가 상당히 누적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한편 위 근무조 변경은 당사자들이 소외 공사에 신청하여 승인을 얻은 후 이루어졌다.
원고의 출근경로는 “대구 달성군 하빈면 동곡리(거주지) → 하빈교 → 하빈면 소재지 → 현내리 → 대평리 → 송정리 → 신동 → 영오리 → 연호리 → 낙산리 → 칠곡 IC → 군위 IC → 사업장”으로, 그거리는 약 47㎞이고 통상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근무지까지의 최단경로이며,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20:00경 근무복 착용 등 제반 근무준비를 완료하고 자신의 주거지를 출발하여 위 경로를 따라 출근하던 중 위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소외공사의 군위지사는 09:00부터 18:00경까지 근무하는 통상 근무직원을 위하여 군위 IC에서 칠곡 IC까지만 출.퇴근용 대형버스를 운행하고 있을 뿐이고 원고를 포함한 3교대 안전원을 위하여는 별도의 출.퇴근차량을 제공하지 않고 있었는데, 원고는 3교대 근무시간으로 인해 통근버스의 운행시간에 맞추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주거지에서 칠곡 IC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3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현실적으로 통근버스의 이용은 곤란하였다.
한편원고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를 타고 대구 북부정류장으로 가서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군위버스터미날에 간 다음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군위지사로 갈 수 있지만 이 역시 3시간 이상 소요되고, 원고의 위 최단 출근경로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없으며, 공무수행차량연료비만으로는 택시를 이용할 수도 없어, 비록 명시적인 채용조건은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원고와 같은 안전원의 경우 자가차량을 운전하여 최단경로로 출근하는 외에 사실상 다른 통근방법이나 경로를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소외공사는 소속 직원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차량을 공무수행차량으로 등록하는 경우 매월 공무수행차량연료비 250,000원을 지급하고(소외 공사는 공무수행차량을 등록하지 않은 직원에게는 자가차량보조비 명목으로 같은 금액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위 지원금액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며 대신 긴급상황 발생시 공무를 위해 등록차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는바, 원고도 자신의 위 차량을 공무수행차량으로 등록한 후 출.퇴근용으로 이용하여 왔다.
판단
원고의 첫째 주장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데, 근로자의 출.퇴근 시에 발생한 재해는 비록 출.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하고, 한편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의 재해 기준을 같이하지 않는다고 하여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2005. 9. 29..선고.2005두4458.판결, 2004. 2. 26. 선고2003두13588 판결, 1995. 3. 14..선고94누15523.판결등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통상적인 경로 내지 방법에 따라 출.퇴근하는 도중에 입은 통근재해는 모두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고의 이 사건 사고 역시 통근재해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첫째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둘째 주장에 관하여
원고의 위 출근과정에 사업주의 지배.관리성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따른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소외 공사의 군위지사가 도심을 벗어난 외곽지에 위치하여 원고의 위 최단 출근경로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수단이 없고 그 외 다른 경로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경우 출근에만 3시간 이상 소요되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점, ② 소외 공사는 통상 근무직원을 대상으로 군위 IC에서 칠곡 IC까지만 통근버스를 운행하였고 1일 3교대로 근무하는 안전원을 위한 별도의 통근버스는 운행하지 않은 점, ③ 이로 인하여 원고는 통근버스를 이용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더라도 약 3시간이 소요되어 현실적으로 이용이 곤란하였던 점, ④ 비록 채용조건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같은 안전원의 경우 사실상 자가차량을 이용한 출.퇴근방법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점, ⑤ 원고는 근무복 착용 등 제반 근무 준비를 완료하여 위 최단 출근경로를 통해 출근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점, ⑥ 이사건 사고일이 일요임에도 동료를 대신해 06:00부터 15:00경까지 초번조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였다가 다시 자신의 말번조 근무를 위해 밤늦게 출근함으로 인하여, 누적된 피로가 차량 운전시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게 된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초번조 근무후 말번조 근무를 위해서는 약 7시간 가량을 대기하여야 하고 이 사건 사고일은 일요일이어서 소외 공사의 구내식당도 운영하지 않아 원고는 부득이 주거지로 퇴근하였다가 다시 출근하게 된 점, ⑧ 이사건 차량은 비록 원고의 소유이고 보험료 등을 원고가 납입하였으나, 원고는 위 차량을 소외 공사의 공무수행차량으로 등록하여 매월 공무수행차량연료비를 지급받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받으며 긴급상황 발생시 공무를 위한 사용을 용인할 의무를 부담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위 차량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것은 그 자신의 출근의 방법이기도 하나 동시에 그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이동수단을 준비하여 업무수행 장소에 도착하는 것으로서 업무의 준비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출근방법 및 경로의 선택이 전적으로 원고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질적으로 원고가 다른 통근방법과 경로를 선택할 수 없거나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밖에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위 차량을 이용하여 위 최단경로에 따라 출근하는 것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와 같은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학(재판장), 권순형, 남대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