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0,815,926원 및 그 중 82,956,327원에 대하여 2011. 2. 26.부터 2013. 4.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40%, 피고가 60%를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경주 지역에 사업장을 두고 상공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상공업의 종합적인 개선·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며, 원고는 1988. 3. 1. 피고의 사무국 직원으로 입사하여 2003. 7. 5.부터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다가 2009. 3. 28. 퇴직한 자이다.
피고는 의사결정기구로서 정기의원총회 및 상임의원회를 두고 있고, 피고의 사무 집행을 위하여 사무국을 설치하여 사무국장을 비롯한 10명 내외의 직원을 두고 있다.
피고의 경영 악화 및 원고의 서약서 제출
피고는 1997년경부터 피고 소유 건물의 신축에 따른 공사비채무 부담 및 이른바 IMF 사태라는 경제적 상황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었고, 1998년경에는 피고의 직원들에게 임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였고, 퇴직급여 충당금도 적립하지 못하였다.
1999. 1. 15. 원고를 포함한 당시 피고의 직원들은 피고에게 '그 당시까지의 퇴직금 총액의 20%를 삭감하고 미지급 임금 총액의 100%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각 작성, 제출하였다. 당시 원고가 작성한 서약서에는 '퇴직금 총액이 41,777,010원인데 이 중 20%(8,355,402원)를 삭감하고, 미지급금(임금) 총액 8,241,780원 전부(100%)를 반납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급여규정 개정
피고가 1998년까지 피고의 직원들에 대하여 적용하던 급여규정(이하 '구 급여규정'이라 한다)은 퇴직금 지급률을 근속년수에 따라 누진적으로 적용하여 퇴직 당시의 월 평균임금에 아래 표의 율을 승한 금액(근속년수 중 6개월 이상은 1년으로 간주하고, 6개월 미만은 월수로 하며, 1개월 미만은 절상한다)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퇴직금 누진제'를 채택하였다.
피고가 1999. 3. 11.자 개정을 근거로 1999. 1. 1.부터 적용하고 있는 급여규정(이하 '이 사건 급여규정'이라 한다)은 퇴직금 지급률을 근속년수에 단순 비례하도록 하여 퇴직 당시의 월 평균임금에 근무년수 1년당 1을 승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퇴직금 법정제'를 채택하였다.
피고의 정관에는 사무국의 직제·복무·인사·급여·회계 등에 관한 규정의 제정 및 개정에는 상임의원회의 의결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정관 제51조 제2호).
원고의 퇴직 및 피고의 퇴직금 지급
원고가 2009. 3. 28. 퇴직하자 피고는 2009. 4. 28. 원고에게 이 사건 급여규정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 68,989,343원 및 퇴직위로금 10,419,120원을 지급하였다.
그 후 원고는 퇴직금 등의 체불을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를 노동청에 고발하였고, 노동청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이 71,588,130원이라고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0. 2. 8. 원고에게 퇴직금 미지급분으로 2,598,790원(≒ 71,588,130원 - 68,989,343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48,680,723원과 그 중 97,001,449원에 대하여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 :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5,271,351원과 그 중 73,330,429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원고는 항소취지에서 지연손해금 기산일의 기재를 누락하였는데,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항소이유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을 그 기산일로 봄이 상당하다)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 :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대구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2나1956
판결선고
2013. 4. 17.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6호증, 을 제8호증 내지 을 제14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급여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서 요구하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정되었고, 피고의 정관에 규정된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 급여규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급여규정의 개정 당시 피고의 직원들은 피고의 경영 악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방안으로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동의하였고, 설령 피고의 직원들의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누진제 폐지의 필요성, 피고의 경제적 상황 및 이른바 IMF 사태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급여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유효하다.
이 사건 급여규정의 개정 당시 상임의원회의 의결 등 피고의 정관에 규정된 절차를 모두 거쳤으며, 설령 피고가 내부적으로 정관에서 정한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는 이 사건 급여규정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급여규정은 유효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급여규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이 사건 급여 규정의 효력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자들의 동의는 묵시적 동의 또는 사후 추인도 가능하다고 볼 것이나, 근로자들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상당기간 동안 이의를 하지 않았다거나, 일부 퇴직한 직원들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거나,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후 노동조합이 사후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그 개정된 취업규칙이 그대로 시행되어온 사정만으로는 근로자들의 묵시적 동의 또는 사후 추인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47764 판결, 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49324 판결, 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의 급여규정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위 급여규정에서 '퇴직금 누진제'를 '퇴직금 법정제'로 변경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임이 명백하므로 위 규정을 개정하려면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바, 노동조합이 없는 피고의 경우 원칙적으로 회의 방식(의견 취합 방식 포함)에 의한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묵시적 동의 또는 사후 추인 포함)가 있어야 한다.
위에서 인용한 증거들 및 을 제7, 15, 16, 21, 22, 27, 28호증의 각 기재, 을 제18, 19, 23호증의 각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D, 당심 증인 J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997년경부터 경영 악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실, 피고의 직원들은 1999. 1. 15. 피고에게 그 당시까지 퇴직금의 20%의 삭감과 미수령 임금 전액을 반납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 피고의 직원들이 1999. 1. 20. '직원 일동'의 명의로 "…직원들 스스로는 우리가 주인이다 라고 결정을 내리고 책임 소재를 묻는다면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등…"라는 내용이 담긴 건의문을 작성하여 피고의 회장에게 제출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직원들과 협의할 것을 요구한 사실, 위 건의문에는 당시 피고의 직원 11명 중 사무국장 E, 총무과장 J을 제외한 9명이 서명한 사실, 이 사건 급여규정의 개정을 전후하여 1998년경부터 1999. 3. 11.까지 피고의 정기의원총회 및 상임의원회에서 구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금 누진제에 대한 문제 제기 및 퇴직금 적립액 및 퇴직금 절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사실, 피고의 직원들이 대부분 참석한 1999. 3. 11. 정기의원총회에서 당시 피고의 회장이던 D는 "인원 감축, 상여금 반납, 퇴직금 삭감, 누진제 폐지 등 사무국 직원들의 눈물겨운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만큼 심심한 위로와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 1999년말경 퇴직급여 충당금이 약 2억 3,000만원으로 1998년경 약 4억 4,000만 원보다 감소한 사실, 원고는 2003. 7. 5.부터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재직하였는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피고의 예결산 서류가 첨부된 내부공문에 원고의 날인이 있는 사실, 1999. 3. 11. 이전부터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그 이후 퇴직한 E, F, G은 이 사건 급여 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에서 인용한 증거들 및 갑 제3, 4, 12호증, 을 제28, 31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 당심 증인 K, H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1999년도 사업보고서에는 퇴직금 누진제 폐지 관련 사항이 전혀 수록되지 않은 사실, 피고 직원들이 1999. 1. 15. 제출한 서약서에는 퇴직금 삭감 및 미지급 임금 반납에 관하여는 명시적, 구체적으로 기재가 되어 있는 반면, 퇴직금 누진제에 관하여는 아무런 내용이 없고, 당시 피고의 직원들 11명 중 9명이 서명한 위 건의문에도 퇴직금 누진제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사실, 피고의 퇴직급여 충당금은 피고의 재정상황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적립되고 있었던 사실, 1999. 3. 11. 정기의원총회 당시 상정된 안건에도 '퇴직금 누진제 폐지'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 1999. 3. 11. 이전부터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그 이후 퇴직한 H에게 구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금이 지급된 사실, 이 사건 급여규정 개정 당시 근무했던 피고 직원들 중 당시 피고의 사무국장인 E와 현재 피고의 사무국장인 J을 제외하고 H, C, I, G, K는 당시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대해 논의조차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 등도 인정된다.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위 (3)항에서 인정한 사실들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2)항에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의 직원들이 정기의원총회에 참석하여 누진제 폐지에 대한 피고의 회장 D의 발언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피고가 1999년 이후 퇴직한 직원들에게 이 사건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한 경우가 있는 점, 원고가 사무국장으로 재직시 퇴직금 피고의 예·결산서 서류가 첨부된 내부 공문에 결제를 하여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숙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급여 규정의 개정에 관하여 피고의 직원들의 구체적, 명시적 동의가 있었다거나, 피고의 직원들의 묵시적 동의 또는 사후 추인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 여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배제하는 것이므로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을 제5, 6, 8, 30, 33호증의 각 기재, 을 제18, 23호증의 각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997. 12. 31.경 대출금 1,118,749,977원 상당의 부채가 있었고 피고의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급여충당금 약 4억 6,000만 원 상당이 적립되어 있지 않았던 사실, 1998. 8. 4.경 국민연금관리공단에 국민연금 보험료 4,341,500원이 체납되어 납부독촉 및 재산압류 예고가 있었던 사실, 1998. 9. 21.경 미지급 대출금 이자가 약 9,200만 원에 이르는 사실, 1998년 말경까지 미지급 임금 등의 체불액이 약 3,500만 원인 사실, 1998. 12. 31. 당시 피고의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총액은 2억 6,000만 원에 이르는 사실, 피고가 위와 같은 재정 악화를 피하고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고 구 급여규정을 이 사건 급여규정으로 개정한 사실, 영천 및 경산 상공회의소가 퇴직금 법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지만, 한편 피고의 직원들은 이미 1999. 1. 15. 피고에게 그 당시까지의 퇴직금 총액의 20%를 삭감하고 미지급 임금 총액의 100%를 반납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6,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급여규정 개정일인 1999. 3. 11. 열린 정기의원총회에서 회원들의 회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하여 회비부과율을 부가가치세법에 정한 매출세액의 1,000분의 3.5에서 1,000분의 3.4로 인하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의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의 회원들에 대한 회비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하면서도 이미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 등을 포기한 피고의 직원들에게 별다른 대상조치를 마련하지도 아니한 채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불이익까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피고 소유의 건물 신축 등으로 유발된 경제적 어려움을 피고의 직원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으로서 1999년경 당시 피고의 경제적 여건 및 이른바 IMF 사태라는 특수한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보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급여규정의 개정에 피고의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정관상 급여규정의 개정절차를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급여 규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구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의 액수
퇴직금 사전 포기의 유효 여부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그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계속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되는 것인바,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1999. 1. 15. 피고에게 그 당시까지의 퇴직금 중 20%(8,355,402원)를 포기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였고, 그 후 원고는 2009. 3. 28. 퇴직을 하였는바, 그렇다면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은 원고가 실제로 퇴직한 2009. 3. 28.에야 비로소 발생하였다고 볼 것이고, 비록 원고가 재직 중에 피고에게 위와 같은 서약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청구권의 사전 포기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서약서에 기재된 퇴직금 20%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따라서 미지급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위 해당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월평균임금
갑 제10호증, 을 제5,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퇴직할 당시의 월 평균임금은 아래 표와 같이 3,679,63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매년 50만 원씩 지급되는 하계휴가비도 평균임금에 산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당심 증인 H의 증언만으로는 하계휴가비가 '근로의 대가로서 피고 직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급여규정, 근로계약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연차수당은 8할 이상을 출근한 1년간의 근로를 마침으로써 확정되는 것으로, 1년간의 계속근로는 원칙적으로 그 근로자가 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하고(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10806 판결 등 참조), 연차유급휴가를 받게 된 원인이 된 '퇴직하기 전해 1년간'의 일부가 평균임금의 산정기간인 퇴직한 날 이전 3월간 내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한 그 연차수당은 퇴직금의 산출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1482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1년간의 계속근로는 원고가 근로를 개시한 1988. 3. 1.부터 기산하여야 하므로 매년 3. 1. 연차수당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고('원고의 경우에 매년 1. 1.에 연차수당이 발생한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퇴직일은 2009. 3. 28., 연차수당 발생 시점은 2009. 3. 1.이므로 평균임금에 산입되는 일수는 2008. 12. 28.부터 2009. 2. 28.까지 63일이다. 따라서 원고의 평균임금 계산에 포함되어야 하는 연차수당은 384,452원[= 2,227,385원(총 연차수당. 원고는 총 연차수당을 2,304,192원으로 계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63일 / 365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고, 이를 기준으로 월 평균임금에 산입될 연차수당액수를 산정하면 128,150원(= 384,452원 × 30일 / 90일)이다.
퇴직금의 계산
원고의 입사일인 1988. 3. 1.부터 퇴직일인 2009. 3. 28. 까지 근속년수 21년 27일에 대한 구 급여규정을 적용한 퇴직금은 154,544,460원(= 월 평균임금 3,679,630원 × 구 급여규정에 따른 누진율 42)이다. 여기에 피고가 기지급한 퇴직금 71,588,133원(= 68,989,343원 + 2,598,790원)을 공제하면 피고가 미지급한 퇴직금은 82,956,327원(= 154,544,460원 - 71,588,133원)이다.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의 적용 여부
원고는 피고가 미지급한 퇴직금에 대하여 2009. 4. 12.부터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의하면,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자의 이율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의 경우 피고로서는 당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지급이 지연된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당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위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자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미지급된 퇴직금에 대하여 당심 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지연손해금은 인정되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009. 4. 28.에 68,989,343원, 2010. 2. 8.에 2,598,79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2011. 2. 8.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계산하면 그 금액은 다음과 같다.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인 2009. 4. 12.부터 68,989,343원이 지급된 2009. 4. 28.까지(17일) 154,544,46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154,544,460원 × 5% × 17일/365일 = 359,898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2009. 4. 29.부터 2,598,790원이 지급된 2010. 2. 8.까지(286일) 85,555,117원(= 154,544,460원 - 68,989,343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85,555,117원 × 5% × 286일/365일 = 3,351,885원
2010. 2. 9.부터 원고가 구하는 2011. 2. 8.까지(1년) 82,956,327원(= 85,555,117원 - 2,598,79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82,956,327원 × 5% × 365일/365일 = 4,147,816원
합계
359,898원 + 3,351,885원 + 4,147,816원 = 7,859,599원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82,956,32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1. 2. 8.까지의 민법상 지연손해금 7,859,599원의 합계 90,815,926원과 그 중 위 퇴직금 82,956,327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1. 2. 26.부터 피고가 지급이 지연된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13. 4.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원고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는 근로기준법이 아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의 적용을 주장한다)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1999. 1.경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그 때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포기하도록 강요하여 1999. 1. 15. 원고로부터 미지급 임금 9,241,780원을 반납한다는 서약서를 제출받고 이를 지급하지 않았는바,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4조 및 제15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9,241,78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민법 제110조 제2항에 의하여 취소할 수 있는데,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재직한 기간 동안은 피고의 강박이 지속되어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의 강박상태에서 벗어난 원고의 퇴직시점부터 위 취소권의 제척기간이 진행되고, 원고는 퇴직일인 2009. 3. 27.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소를 통하여 취소권을 행사하여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취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원고가 퇴직할 때까지 피고의 강박이 지속되어 위 미지급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므로, 위 미지급 임금채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원고와 피고가 근로관계를 종료한 퇴직시점이다.
피고의 주장
위 서약서는 피고 직원들이 당시 피고의 경제적 어려움에 동참하겠다는 의미에서 제출한 것으로서 원고의 자유의사에 기한 것이므로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는 유효하고, 또한, 원고가 청구하는 위 미지급 임금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판단
원고를 포함한 피고 직원들이 1999. 1. 15. 피고에게 그 당시까지의 미지급 임금 총액의 100%를 반납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한 사실 및 당시 원고의 미지급 임금은 9,241,780원인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갑 제4, 12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C, 당심 증인 H의 각 증언만으로는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가 피고의 강요 또는 강박에 의한 것이라거나, 원고의 재직 기간 동안 원고가 의사표시의 취소나 미지급 임금채권의 청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고의 강요 또는 강박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위 의사표시에 의하여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채권은 이미 소멸하였다.
설령 위 미지급 임금 반납의 의사표시가 효력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기간은 3년이므로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채권은 늦어도 1999. 1. 15.경 이미 이행기가 도래하였는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이후인 2011. 2. 22.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재직 기간 동안 피고의 강박이 계속되어 원고가 위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이미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승준(재판장) 곽병수 손병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