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D근로자들의 교육 및 복리후생 증진, 권익신장에 필요한 제반 사업 지원을 목적으로 2013. 1. 24.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는 그 조합원인 D운송사업자의 친목과 단결을 통하여 조합원들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3. 5. 23. 피고와의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A의 건립 자금 중 5,300,000,000원(이하 '이 사건 출연금'이라 한다)을 출연하기로 하되 그 출연금은 2013. 6. 30.부터 36개월간 매월 말일에 147,222,222원씩 분할 ·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약정에 의하면, 피고가 2회 이상 출연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원고가 미지급 금액을 청구할 수 있으며, 피고가 그 지급을 지연하는 경우 연 10%에 해당하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손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손해를 배상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다.
2013. 11. 25. 현재 이 사건 출연금 중 피고가 지급을 연체한 금액은 195,425,000원이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출연금 중 지급연체금액 195,42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3. 12.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의 대표자인 E은 F노동조합 G본부(이하 'G본부'라 한다)의 대표자로서 D근로자들을 대리하여 피고 및 피고 소속 조합원들과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에 관한 교섭 · 체결권을 가지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약정 체결에 관한 권한을 피고에게 위임하지 않으면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체결을 위한 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피고 소속 조합원들은 부득이 이 사건 약정 체결에 관한 권한을 피고에게 위임하여 피고와 원고를 대표한 E과의 사이에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은 2013년도 단체협약에 결부되어 체결된 사실상의 단체협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노동조합 산하기구와 다름없다. 그런데이 사건 약정은 노동조합 산하기구의 설립 자금을 사용자인 피고 소속 조합원들이 지원하는 것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출연금은 사실상 D근로자들이 최종적인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사실상 D근로자들로부터 일종의 원천세를 징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G본부의 대표자 E이 그와 같은 사실을 숨기고 피고의 대표자 H과 불법 · 부당하게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은 실질적으로는 계약당사자가 아닌 D근로자들로 하여금 강제로 출연금납부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그 소속 조합원들을 대리하여 원고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은 형식적으로는 피고가 당사자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피고 소속 조합원들이 당사자이다. 그래서 원고는 이 사건 약정과 관련해서 피고 소속 조합원들을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에게 이 사건 출연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없다.
판단
이 사건 약정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자 E은 G본부장으로서 D근로자들을 대표하여 피고 및 피고 소속 조합원들과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실, E은 그 교섭 과정에서 피고 소속 조합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 체결에 관한 권한을 피고에게 위임할 것을 요청한 사실, 이에 피고 소속 조합원들은 이사 · 감사 회의 및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위 요청을 수용하기로 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관한 위임장을 제출한 사실, G본부는 이 사건 약정 당일 피고와의 사이에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소정의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거나 사실상 그와 동일한 단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피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위 법조 소정의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보고 이를 금지하는 것은 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출연금은 근로자의 복지시설 건립비용으로서 노동조합의 전임자의 급여, 운영비 등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출연금 지원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거의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피고의 출연금지원은 위 법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5. 28.선고 90누6392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약정이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을 제6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자 H이 2013. 3. 30. 개최된 피고의 임시총회에서 "운송수입금 인상분 7,000원 중 6,000원은 사업자 손실 부분을 보존해주고, 그 중 1,000원은 근로자 몫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H의 발언만으로 원고의 대표자 E이 D근로자들을 기망하여 근로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출연금을 강제로 부담하도록 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약정의 실질적 당사자는 피고가 아닌 그 조합원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D운송사업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비영리사단법인인데, 조합원들이 매월 납부하는 조합비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 피고는 그 소속 조합원들의 위임을 받아 원고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고, 결국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출연금도 피고 소속 조합원들인 개별 택시운송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사실, 원고는 피고 소속 조합원들을 상대로 직접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출연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10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그 소속 조합원들의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로서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사실, 피고 소속 조합원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출연금액, 약정기간, 지급방법 등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약정 내용에 대하여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약정의 실질적 당사자를 피고가 아닌 피고 소속 조합원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광(재판장) 김상윤 우성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